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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지는 재생에너지 제로의 시대로
식스티헤르츠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기왕이면 더 빨리 해야 한다. 더 이상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재생에너지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일. 그래서 햇빛바람지도를 만들고 가상발전소를 세우는 이 기업의 출현이 고맙다. 전력의 공급과 수요가 일치할 때 우리나라 전력망은 60Hz 주파수를 유지한다고 한다. 가상발전소를 만들어 버려지는 재생에너지 제로의 시대를 이끌겠다는 소셜벤처 식스티헤르츠가 전력망의 안정성을 상징하는 ‘60Hz’를 회사명으로 택한 이유다.

확대보기식스티헤르츠 임직원들

기후위기 고민하다 가상발전소 고안

재생에너지만큼 이상적인 에너지는 없다. 하지만 날씨에 따른 발전량의 불안전성은 늘 한계로 지적되어왔다. 그렇다면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고민이 컸던 청년이 식스티헤르츠를 창업한 김종규 대표다. 대학 시절부터 소셜벤처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19년까지 태양광 발전량 예측을 하는 벤처기업의 기술개발책임자(CTO)로 일했다. 이때 전국의 태양광 발전량을 예측하기 위해 햇빛지도를 만들었지만, 못내 아쉬운 또 하나의 재생에너지 분야가 풍력이었다. 기왕이면 날씨에 따라 남거나 모자란 태양광, 풍력, 전기차충전소 같은 재생에너지 소규모 분산 전원을 통합·관리할 수 있는 기술로까지 발전시켜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일을 누군가 해야 한다면 창업해서 스스로 해보고 싶었다.
“지난 2020년 제주도에서는 풍력발전이 77회나 멈췄어요. 제주도는 햇빛이 쨍쨍하고, 바람이 잘 불 때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50%까지 올라갑니다. 당연히 재생에너지 발전이 많은 시간대에 화석연료 발전소 가동을 줄이면 사회적,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고 지구를 위해서도 올바른 방법이죠. 그런데 정반대 상황이 일어난 겁니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량을 예측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보니 오히려 전력망 안정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소 가동을 멈춰버린 거죠.”
벤처기업의 CTO로 재직할 당시 그는 전력거래소에서 주최한 발전량 예측 대회에 참가하면서 풍력 발전량 예측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지만 풍력 발전량 예측은 태양광 발전량 예측보다 어려워서 그때나 지금이나 산업계에서는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솔루션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태양광 발전소 못지않게 풍력발전소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었다. 게다가 해상풍력이 국가적인 프로젝트로 대두되면서 풍력 발전량 예측 기술이 더욱 필요해지고 있었다. 김 대표가 식스티헤르츠를 창업하고 첫 사업 모델로 기존에 만들었던 햇빛지도에 더해 바람지도까지 만들게 된 이유다.
그렇게 식스티헤르츠를 창업하고 4개월 만에 개발한 햇빛바람지도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소규모 재생에너지를 클라우드 기반의 AI를 이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관리하는 가상발전소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가상발전소는 IT 기술로 소규모 분산전원을 연결해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태양광발전소만 해도 10만 개에 이르는데, 이렇게 계속 늘고 있는 재생에너지를 전문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죠. 더 나아가 재생에너지 전력중개사업을 우리가 해보겠다는 의미에서 가상발전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확대보기가상발전소 햇빛바람지도식스티헤르츠에서 제공하는 가상발전소 햇빛바람지도

확대보기소규모 재생에너지를 클라우드 기반의 AI를 이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관리하는 가상발전소햇빛바람지도는 태양광, 풍력과 같은 소규모 재생에너지를 클라우드 기반의 AI를 이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통합·관리하는 가상발전소다.

사회적 가치, 경제적 수익 모두 잡다

식스티헤르츠는 현재 햇빛바람지도를 통해 전국에서 가동 중인 태양광과 풍력 재생에너지 발전소 8만 개의 발전량을 예측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건설 예정인 5만 개까지 포함해 총 13만 개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공개할 예정이다. 햇빛바람지도는 ‘무료’라는 점 외에도, 처음부터 기상을 비롯한 정부와 공기업에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정보를 구축하고 이를 누구나 보기 좋게 시각적으로 데이터화했다는 두 가지 측면에서 공익성이 높다.
“전력망 안정과 과잉 공급을 막기 위해서는 하루 전 발전량 예측이 무척 중요합니다. 실제로 햇빛바람지도에는 하루 전날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발전량 예측이 게시되는데, 오차가 3% 이하로 나옵니다. 예측을 정확하게 하면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멈추지 않더라도 다양한 대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시간대에 전기가 남을 것 같다’라고 예측되면 그 시간대에 할인된 가격으로 전기차 충전을 할 수 있죠. 또 이런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게 되면 재생에너지가 지속가능한 에너지가 되고, 더 나아가 지속가능한 도시,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탄소중립 시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2050년 탄소중립은 전 지구적 과제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면서 에너지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OECD 가입국 중 최하위인 6% 수준이다. 전국에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구축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식스티헤르츠의 존재감이 커지는 이유다.
“기후위기는 인간의 욕심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IT 분야 스타트업이라면 흔히 유니콘 기업을 목표로 하지 않느냐고 하지만, 저는 유니콘을 향해 달려가는 그 모습이 식스티헤르츠가 지향하는 기후위기 대응과 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사회적 가치를 하나의 축으로 하여 성장 일변도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지속가능한 조직 구성부터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죠. 회사의 미션과 정관도 그에 맞춰 만들었습니다.”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며 그 사이에서의 균형을 맞추는 일은 소셜벤처 식스티헤르츠가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그런데 현재까지 식스티헤르츠는 이 미션을 잘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의 각종 수상과 투자유치가 이를 잘 보여준다. 지난 2020년 12월 창업 이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회적기업 모델로 성장시키는 ‘2021 소셜벤처 경연대회’ 일반 분야에서 대상을 차지했고, 산업통상자원부 공공데이터 활용 비즈니스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투자인 TIPS에도 선정됐고, 현대자동차그룹과 SKT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 최대 스마트그리드 수요관리 사업자인 그리즈위드와 6개 도시가스사가 연합한 ‘가스얼라이언스’의 종합에너지 플랫폼인 인업스와도 사업 협력을 맺으며 식스티헤르츠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임을 당차게 입증했다.

확대보기김종규 대표김종규 대표는 올해 안에 재생에너지 전력공급인증 유통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GW 가상발전소로 전력중개사업 도전

더 반가운 소식은 가상발전소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제도가 지난해 10월부터 생겨나면서 또 다른 수익 모델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 시행으로 소규모 재생에너지발전소 운영자들이 다음날 발전량이 얼마나 될지 시간별로 예측해 신고하고, 이 예측이 정확하면 정산금을 받을 수 있는 민간의 전력중개사업이 공식적으로 가능해졌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제도로 기존의 재생에너지발전소 소유자들이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 생겼어요. 하지만 실제 현장의 재생에너지발전소 소유자들은 IT 조직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가 이에 맞게 개발한 가상발전소 소트프웨어를 제공해 전력을 거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합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구축한 기술을 토대로 발전소의 총량 합계를 현재 6㎽에서 올해 안에 1GW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원자력발전소 1기 용량이 1GW로, 이 수치를 달성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기념비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은 연료비도 들지 않고 온실가스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한번 설치하면 족히 20~30년은 가동되고, 그 이후로도 효율이 조금 떨어지지만 사용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무엇보다 핵폐기물이라는 무거운 짐을 미래 세대에게 전가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게 될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더 큰 부채를 남기는 일은 없게 해야죠.”
이를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구축되고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는 김 대표. 그의 바람처럼 화석연료 발전소보다 먼저 버려지는 재생에너지가 없도록 식스티헤르츠의 미래에도 더 큰 지지와 격려가 따르기를 기원해본다.

확대보기트로피식스티헤르츠는 국내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소셜벤처 경연대회 일반 분야 대상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SKT, 임팩트 투자자 등의 투자와 지원을 받고 있다.

박은주 | 사진 손철희

조회수 : 842기사작성일 :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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