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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패션에 스며든 디지털 전환
컨트롤클로더

패션에 AI, IoT, AR, VR 등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패션 테크는 생산, 유통관리, 마케팅, 판매에 이르기까지 패션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며 디지털 전환을 진행 중이다. 맞춤형 커머스 분야나 새로운 고객 경험을 주는 서비스 분야는 디지털 전환이 어느 정도 되고 있지만, 전통적이고 폐쇄적인 의류생산 분야는 디지털 전환이 늦어지고 있다. 30여 가지가 넘는 공정을 자동화하는 게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을 해내는 패션 테크 스타트업이 있다. 컨트롤클로더는 국내 최초 AI 의류생산 플랫폼 ‘파이(FAAI)’로 의류생산의 디지털 전환에 성공했다.

확대보기국내 최초 AI 의류생산 플랫폼 ‘파이(FAAI)’

복잡한 의류제작 과정 AI로 혁신

FAAI(FAsion+AI, 이하 파이)는 누구나 쉽게 원하는 의류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의 스마트 의류생산 플랫폼이다. 컨트롤클로더의 이지윤 대표는 디자이너로서 패션 에이전시를 10여 년 운영하던 중, 급변하는 패션 업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디지털 환경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기획에서 생산 출하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기존 의류생산 환경은 복잡하고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서 경력이 많은 디자이너조차도 매 시즌 제작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어요. 이러한 고민이 동기가 되어 의류생산 초보자든 경력자든 원하는 디자인을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게 된 거죠.”
파이는 기획, 샘플 작업, 생산 준비, 본 생산 등 30여 가지의 복잡하고 파편화된 의류생산 전 과정을 간단하고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은 간단하다. 파이 앱을 다운로드한 후 원하는 의류의 디자인과 수량만 등록하면 AI가 가장 적합한 공장을 매칭해 생산이 진행된다. 견적부터 샘플 제작, 최종 생산, 검수까지 모든 과정을 파이 앱 하나로 관리할 수 있다. 진행 상황은 앱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파이에는 3.5억 개의 디자인 템플릿을 조합해 원하는 옷을 표현할 수 있는 일명 ‘스티커 게임’이라는 디자인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은 인형 옷을 입히는 것처럼 쉬운 방법으로 원하는 디자인을 도출하는데, 디자인된 옷은 기획부터 제작까지 앱 내에서 리드타임 2주 만에 완성된다. 이는 봉제공장 4,000여 곳에서 얻은 수기(手記) 작업지시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여 컨트롤클로더가 자체 개발한 기능으로, 이 대표가 패션 에이전시로 활약하던 당시부터 다년간 쌓아온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확대보기파이로 시작하는 의류제작패션 관련 전문지식이 없어도 파이로 시작하면 누구나 의류제작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확대보기파이의 시간과 비용 절감 시스템복잡한 의류생산 과정을 파이에서는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할 수 있고,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시간과 비용 절감이 생산성 향상으로

요즘은 패션 인플루언서나 일반인 중에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쉽지 않다. 파이는 비전문가도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하나의 표준화된 작업지시서로 조합해 옷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한마디로 의류제작의 진입 장벽을 낮춘 셈이다.
이는 파이의 고객 후기만 봐도 알 수 있다. 스티커 게임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다. 디자이너나 작업지시서 없이도 템플릿이 네크, 몸판, 소매 등의 조합으로 생각지도 못한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게 놀랍다는 반응이다. 한 패션 전문 인플루언서는 파이를 통해 직접 만들어본 상품을 판매해보니 반응이 폭발적으로 좋고, 필요한 수량만큼만 주문할 수 있으니 재고 부담도 줄어 수익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패션 관련 소규모 신생 기업에게 파이는 열 생산팀 부럽지 않다. 파이는 단순히 공장만 매칭해주고 끝나는 게 아니다. 제작 상담부터 의류제작에 필요한 모든 단계를 원스톱으로 관리해줄 뿐만 아니라 세세한 용어 설명까지 해주니 큰 도움이 되었다는 디자이너들이 많다. 리오더율이 80%를 훌쩍 넘는 것만 봐도 파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의류제작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생산성을 높이고 그 시간을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파이의 가장 큰 매력이다. “파이에서 제작을 진행하며 놀랐던 것은, 이전에 공장에 직접 접촉하며 생산을 진행한 것과 금액 차이가 크지 않거나 오히려 파이가 더 저렴했다. 이 때문에 수익률이 더 좋아지고, 생산하면서 확인할 일이 적어져 그 시간에 브랜드 홍보 등 마케팅 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 입점 숍을 늘릴 수 있었다”, “옷을 만들 때 샘플은 샘플 업체 따로, 패턴은 패턴 따로, 생산공장도 따로 알아보고 의뢰를 해야 했는데 그런 것들을 한번에 해결해주니 적은 인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수많은 사용자 반응이야말로 불편했던 의류제작 과정을 디지털 전환으로 문제를 해결한 사례다.

확대보기파이의 서비스 화면작업지시서 없이도 템플릿이 네크, 몸판, 소매 등으로 조합해 디자인할 수 있는 스티커 게임 등 파이(FAAI)의 서비스 화면

의류생산 스마트센터 구축으로
완벽한 디지털 전환

파이가 처음부터 이처럼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모든 의류생산 과정을 플랫폼 안으로 가져왔던 건 아니었다. 컨트롤클로더는 4년 전 패션 에이전시에서 패션 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IT 플랫폼을 만들고자 개발자를 한두 명 영입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제작 의뢰를 받는 페이지만 있었는데, 그 후 직원의 절반 이상이 개발자들로 구성된 기술 중심 기업으로 서비스가 고도화되어 지금의 파이가 만들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언택트 시대가 됐고, MZ세대를 중심으로 나만의 옷을 찾으려는 소비자의 니즈가 다품종 소량화의 추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패션 플랫폼이 온라인 커머스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패션 셀러의 수도 크게 증가해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도매시장 등에서 매입한 상품에 라벨만 붙여 판매하는 방식은 더 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경쟁 셀러와 차별화된 옷을 선보이기 위해 생산 경험이 없던 셀러들도 ‘자체제작’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파이는 이러한 의류제작 환경을 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기술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직접 의류를 제조하는 방식으로 변화한 후기존 사입 방식보다 스타일별로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도 성장했다”는 셀러들의 반응이 이를 증명해준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옷을 제작하려는 사용자에게 중점을 두고 플랫폼을 업그레이드했다면, 앞으로는 낙후되고 노후화된 공장들을 연결해 플랫폼을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한국에 있는 봉제공장만 해도 2만여 곳이 넘어요. 10명 미만의 사업체가 90% 이상이고, 작업자의 연령대는 60대 이상이 70%에 달할 정도로 영세하고 고령화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작업 환경도 수기로 작업하던 방식이 지금까지 이어져왔기에 똑같은 작업지시서인데도 완성한 옷이 다 달라요. 데이터가 쌓이지 못해 표준화는 기대할 수 없었죠. 파이가 한국, 중국, 베트남의 봉제공장 4,000여 곳의 작업지시서를 모아 데이터화한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컨트롤클로더는 AI로 자동 견적 산출 등 제작과정을 자동화하고 빅데이터 기반 공장을 매칭해주는 의류생산 스마트센터 ‘오븐(OVNN)’을 설립했다. 오븐은 다양한 규모의 공장에서 확보한 의류 데이터들을 가공해 생산 노하우를 데이터베이스화한 후에 이를 제조 업체에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고도화해 의류 제조 시장에 혁신을 꾀하고 있다.
컨트롤클로더의 디지털 전환은 옷을 만들려는 초보 셀러나 1인 셀러, 소규모 브랜드는 물론이고 대형 패션 기업도 효율적으로 의류제작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또 기존 인력이 노후화되고 대체 인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의류제작 공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테크로 해결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확대보기이지윤 대표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이지윤 대표

최근 컨트롤클로더는 글로벌 3D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클로버추얼패션(이하 클로)으로부터 전략적 투자유치를 받았다. 클로는 3D 의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의상 디자인 소프트웨어부터 디지털 의상 관리 및 가상 피팅까지 의상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디지털 기술로 융·통합시키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다국적 IT 기업이다. 투자와 함께 그동안 클로가 구축해온 세계 최고 수준의 3D 디자인 기술이 파이 서비스를 통해 의류제작을 의뢰하는 고객의 제품 기획, 디자인, 제작 관리 전 과정의 고객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고도화시킬 계획이다. 다양한 IT 기업과의 협업이야말로 디지털 환경의 생존 전략이다.

최진희 | 사진 김윤해

조회수 : 360기사작성일 : 2022-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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