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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인테리어와 가상현실이 만나면
어반베이스

건축가의 역할은 건축주의 건물을 설계하는 일이다. 설계의 중간 과정을 설명하려면 도면을 패널에 붙여 설명하거나 건물 모형을 만들어 일일이 설명하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이를 위해 모형을 만드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클라이언트와 미팅 후에는 피드백이 반드시 발생하기 때문에 다음 미팅에는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문제다.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가로 일했던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엄청난 비효율이 발생하는 것을 보고 건축 설계나 인테리어를 컴퓨터 게임처럼 시뮬레이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는 AR, VR을 접목해 건축 설계와 인테리어를 빠른 속도로 시뮬레이션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한 어반베이스의 가상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서비스는 인테리어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확대보기인테리어 모형

인테리어의 시공간 제약을 없애다

3D 공간 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는 2D를 3D로 자동 변환하는 모델링 기술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영역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어반베이스가 공간을 디지털 정보로 전환하는 핵심 기술은 ‘오토스케치’와 ‘렌더샷’이다. 기존의 인테리어 시뮬레이션 서비스는 사용자가 일일이 도면을 그려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어반베이스에는 AI가 2D 도면을 3D 도면으로 자동 변환해주는 오토스케치(Autosketch)라는 막강한 기능이 있어 사용자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오토스케치 기술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어반베이스만이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다. 도면이 그려진 2D 파일을 얹어놓으면 프로그램이 미리 입력된 건축 법규와 머신러닝 기술로 학습한 건축도면 정보에 따라 3D 입체도로 복원하는 구조다. 현재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글로벌 특허도 보유하고 있는 이 기술을 통해 전국 아파트 95%의 3D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사실 2000년대에도 인테리어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이 있었다. 하지만 품질이 떨어져 실제와 큰 차이가 났다. 어반베이스는 시뮬레이션의 품질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그 핵심 역할을 하는 기능이 바로 ‘렌더샷(Render Shot)’이다. 3D로 변환한 도면을 실사처럼 보고 싶을 때 ‘렌더샷’ 버튼을 누르면 그 장면을 생생하게 나타낸다. 어반베이스의 오토스케치와 렌더샷 기술로 실제 집 구조와 똑같은 가상공간에서 마우스 클릭 몇 번만으로 원하는 인테리어를 구현할 수 있다. 이 외에도 7,000여 개의 모델링 제품을 활용해 가구, 가전 등 인테리어 업계에 최적화된 3D 홈 디자인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통해 현재 살고 있거나 앞으로 살고 싶은 아파트를 가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가구와 가전은 물론 생활용품, 마루와 벽지, 창호 등 실제 주거공간에 맞게 배치하고 인테리어를 해볼 수 있다.

확대보기디지털 속으로 들어간 홈 인테리어디지털 속으로 들어간 홈 인테리어

확대보기실사를 보는 듯한 렌더샷 기능으로 구현된 이미지실사를 보는 듯한 렌더샷 기능으로 구현된 이미지

일반 소비자부터 기업의 온·오프라인 매장까지

어반베이스는 2016년 일반 소비자(B2C)를 위한 올인원 인테리어 플랫폼 ‘어반베이스’를 처음 선보인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다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0년에는 2019년 대비 약 5배의 성장률을 보였고, 현재 월 순이용자 수는 평균 10만 명이 넘었다. 이 중 이용자의 90%가 6개월 이내에 인테리어를 하거나 이사 계획이 있는 잠재고객이다. 어반베이스는 유저에게 서비스 자체는 무료로 개방하지만, 인테리어 시공을 원하는 경우 인테리어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사내 인테리어팀이 직접 시공까지 진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로 제공하는 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기업용 버전도 승승장구 중이다. 대표적으로 LG전자, 일룸, 롯데하이마트, 에이스침대, 까사미아 등 대부분의 유명 홈퍼니싱 회사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어반베이스의 맞춤형 3D 인테리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인테리어 회사에 도입된 VR, AR 사례는 대부분 어반베이스의 서비스나 기술을 이용한다고 보면 된다.
일례로 CV(Computer Vision)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 기반의 공간을 분석하고 100여 종의 사물을 인식, 취향을 분석해 상품까지 추천해주는 ‘Space AI’는 현재 SK그룹의 주요 ICT 관계사가 참여하는 ‘SK 오픈 API 포털’에 외부 업체 최초로 등록돼 있으며, 국내 특허출원을 마쳤다. 생활가구 브랜드 일룸도 어반베이스를 이용하고 있다. 일룸 고객들은 구매 전 일룸 제품이 놓인 공간을 가상의 3D 공간으로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어 공간의 크기를 미리 파악할 수 있다. LG전자의 전국 600여 개 베스트샵 매장에서도 어반베이스의 ‘생활맞춤 VR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자사의 가전제품을 AR로 미리 배치해보고 구매할 수 있는 ‘AR 가상 배치 체험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역시 어반베이스의 AR 뷰어를 활용해 사용자 경험을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확대보기LG전자 베스트샵에서 사용 중인 맞춤형 서비스LG전자 베스트샵에서 사용 중인 맞춤형 서비스

확대보기일본 홈퍼니싱 분야 1위 기업인 니토리의 어반베이스 활용 사례일본 홈퍼니싱 분야 1위 기업인 니토리의 어반베이스 활용 사례

B2B에서 B2C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어반베이스는 해외 시장에도 진출했다. 일찍이 2019년 일본에 법인을 설립해 진출했고, 현재 일본 홈퍼니싱 분야 1위 기업인 니토리(Nitori)에서 어반베이스의 기술과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쓰비시부동산, 덴츠, 소프트뱅크 등이 일본 법인의 고객사다.
“올해는 일본에서의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동시에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현재 동남아 지역을 타깃으로 확장을 준비 중인데, 이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올해의 미션입니다.”
하진우 대표는 국내 시장의 경우 올해는 코로나가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만큼 오프라인에서의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까지 확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을 작년부터 많이 고민해왔기에, 올해는 오프라인에 도전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B2C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투자를 해왔기에 중장기적으로 B2B 비즈니스 모델에서 B2C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올해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서 상장은 목표나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관문을 통과하는 절차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는 연구개발과 사업 가능성의 검증을 받는 과정이었다면, 상장 이후의 어반베이스는 또 하나의 산업의 축을 만드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미리 보고 구매하듯이 인테리어나 가구 같은 고관여 상품도 미리 보는 시대를 만들어 인테리어의 디지털 전환에 한발 앞서나가고 있는 어반베이스의 하 대표는 비대면과 대면, 가상과 현실의 경계 없이 소통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확대보기하진우 대표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하진우 대표

아이러니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회사가 가장 집중해왔던 부분은 기업문화다. 어반베이스는 기술기반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고, 그 핵심 자산인 기술을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이 때문에 구성원 개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특정 영웅적인 캐릭터가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으면서 성장하는 구조가 아니라 모든 직원이 발전하며 창의적으로 즐기면서 일하는 기업이 되어야만 빠르게 변화하는 IT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문화, 실패를 질책하지 않고 배움으로 정리하는 문화, 서로 협업하는 기업문화를 유지할 때 지속가능한 기업의 건전성이 확보될 것이고,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성은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최진희 | 사진 김윤해·어반베이스 제공

조회수 : 2,639기사작성일 : 2022-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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