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취미 입문자
색멍에 빠져든다
백드롭 페인팅

불멍, 물멍, 숲멍에 이은 ‘색멍’을 아는가. 형태감은 없지만 색들의 조합만으로 캔버스를 가득 채운 백드롭 페인팅(backdrop painting)은 요즘 뜨는 ‘색멍’의 주인공이다. 손 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물감을 칠하는 동안 복잡한 생각은 절로 가라앉는다. 그림에 문외한이라도 누구나 도전해볼 수 있는 것 또한 백드롭 페인팅이 가진 매력이다.

확대보기백드롭 페인팅 배우기

색으로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

윈스턴 처칠의 취미가 그림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일상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마음을 돌려놓기 위해 그림을 그리며 우울증을 달랬다.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 박해룡 고려제약 회장 등도 그림을 취미로 즐긴다. 무엇이 그들을 그림의 세계로 이끌었을까.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내면에 숨겨두었던 감정을 자연스레 표출할 수 있다. 또 붓질에 집중하는 동안 저절로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런 이유로 화실을 찾는 직장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막상 붓을 들면 무엇을 그려야 할지 고민이라면 백드롭 페인팅을 권한다. 백드롭 페인팅은 아크릴 물감에 모델링 페이스트를 섞어 색감과 질감을 캔버스에 표현하는 미술 작업이다. 나이프나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채워나가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
“백드롭 페인팅은 원래 연극 무대나 스튜디오의 배경으로 사용되었어요. 그 형태를 차용한 트렌디한 미술이에요. 요즘 미술 시장은 단색화나 추상 작업이 유행이었는데, 백드롭 페인팅이 그 흐름에 딱 맞아떨어졌거든요. 누구나 쉽게 해볼 수 있다는 점도 인기를 끄는데 한몫했고요.”
‘봄날에 스케치’ 송신화 원장은 백드롭 페인팅을 소개하면서 “형식에 제약 없이 색채의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적합해 마음을 치유하는 미술로 자리 잡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음을 치유하는 미술이란 말에 미술 울렁증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확대보기완성작품

느낌 가는 대로, 붓 가는 대로

앞치마를 두르고 본격적으로 백드롭 페인팅에 입문하는 시간. 시작은 메인 컬러를 고르는 것부터였다. 가지런히 놓인 아크릴 물감 사이에서 푸른색 계열의 물감 3개를 골라 들었다. 팔레트에 고른 물감과 함께 흰색 물감을 짰다. 이제 흰색 물감을 적절히 섞어 빈 캔버스에 전체적으로 색을 입혔다. 송 원장은 본작업 전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밑색을 칠한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이라 어색하지만 이내 캔버스가 여러 푸른색의 조합으로 가득 찼다.
다음은 아크릴 물감에 모델링 페이스트를 섞어 질감을 표현해주는 본작업이 이어졌다. 아크릴 물감은 마르면서 수축하는 성질이 있어 보조제인 모델링 페이스트를 섞어야만 의도한 질감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다.
“모델링 페이스트를 섞은 물감을 캔버스에 올릴 때는 나이프를 이용해 작업해요. 물감을 넉넉하게 떠서 캔버스 위에 올린 다음 밀듯이 펴주면 돼요. 나이프 작업이 처음인 분들은 다소 어색할 수 있어요.”
송 원장의 시범 후 비로소 나만의 시간이 주어졌다. 순간, 빈 캔버스를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했다. 머뭇거리는 내게 송 원장은 “머리를 비우고 아이들처럼 해보세요. 느낌 가는 대로 해보세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심호흡을 하고 나이프를 집어 들었다. 물감과 모델링 페이스트 양을 조절하면서 채도가 다른 색을 만들어 차례로 캔버스에 펼쳐냈다. 이 물감과 저 물감을 섞어서 올려보기도 했다. 내가 조합하기에 따라 색은 연해졌다 진해졌다를 반복하며 다채롭게 바뀌었다. 이번엔 캔버스를 옆으로 돌려놓고 작업을 했다. 또 나이프가 지나는 방향에 따라 물감은 사방으로 펼쳐졌다. 물감 위에 물감을 쌓아보기도 했다. 어느 것 하나 같지 않았지만 전체가 조화로웠다. 작업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화면이 꽉 채워졌다. 시작할 때의 막막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색에 푹 빠져든 나만 남아 있었다.

확대보기색 칠하기바탕이 될 색을 선택해서 칠하는 중. 이때 흰색 물감을 섞어주는 것이 포인트다.

확대보기물감을 말리는 작업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물감을 말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확대보기물감 덧바르기작은 알갱이가 포함된 보조제와 물감을 섞어 덧바르면 질감을 훨씬 부각시킬 수 있다. 이때 포인트 색감을 더 추가해도 된다.

인테리어 소품이나 선물용으로 인기

앞서 칠한 물감을 살짝 말린 후 포인트 질감 작업을 이어나갔다. 물감에 돌가루가 섞인 보조제를 섞어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덧바르는 것이다. 이번엔 나이프나 붓이 아닌 손가락을 이용해보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물감에 보조제를 섞은 다음 캔버스에 올렸다. 오돌토돌한 알갱이의 촉감이 손끝으로 전해졌다. 손을 이용하니 제법 자신감이 붙었다. 내친 김에, 색감 외에 노란색, 주황색의 포인트 색을 추가해보았다. 화면이 한층 화사해졌다.
작업이 마무리될 즈음 송 원장은 작품에 사인을 남길지 물어왔다. 가만히 그림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런 규칙 없이 작업을 했지만 그림 속에서 이미지 하나가 떠올랐다. 밑까지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푸른 바다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색색의 산호가 어른거렸다. 어느 여름날 보았던 제주 바다의 잔상을 떠올리며 ‘제주 바다’란 이름을 짓고 사인을 남겼다.
“한번 체험한 뒤 백드롭 페인팅을 취미로도 계속 즐길 수 있어요. 시리즈 작업을 하거나 캔버스의 사이즈를 크게 해서 새로운 작품에 도전해보는 것을 추천해요. 완성된 작품은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주변에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많아요.”
송 원장의 이야기를 듣고 둘러보니 바닥에 무심하게 놓인 백드롭 페인팅 작품 몇이 눈에 띄었다. 색과 표현에 따라 풍기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이 또한 백드롭 페인팅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이틀 후, 나의 첫 백드롭 페인팅 작업물이 택배로 도착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인 듯 반가웠다. 벽에 걸어놓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는데, 손끝에 감각이 되살아났다. 물감을 개어 바르던 백드롭 페인팅의 여운은 꽤 강렬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백드롭 페인팅을 즐기는 것은 아닌지 싶었다.

확대보기송신화 원장과 작품을 들고 있는 수강생‘봄날에 스케치’ 송신화 원장(왼쪽)은 백드롭 페인팅의 매력에 대해 “색감과 표현에 집중하는 동안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TIP
백드롭 페인팅 강습 받아볼까?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화실 ‘봄날에 스케치’는 백드롭 페인팅을 비롯한 수채화, 핸드 드로잉, 오일 파스텔, 유화 등 다양한 취미 미술 수업을 진행한다. 원데이 클래스는 주로 네이버를 통해 예약할 수 있고, 정규 클래스나 자유 창작화 수업은 상담을 통해 수강할 수 있다. 모든 강습은 소규모로 진행되며, 성인 수업 외에 키즈 클래스도 별도로 운영한다. 기업 출강 수업은 사전에 문의해야 한다.

문의 0507-1419-7511, blog.naver.com/bomnal_e_sketch

강미숙 | 사진 김성헌 | 촬영 협조 봄날에 스케치

조회수 : 816기사작성일 : 2022-11-02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2.1점 / 52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