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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만화방 아들, 웹툰시장 이끄는 CTO로 돌아오다
㈜레진엔터테인먼트 권정혁 CTO

 

만화로 한글 깨치며 덕질 시작
거대 포털사이트가 쌍끌이 하던 만화시장에 균열을 내며 혜성처럼 등장한 레진코믹스(www.lezhin.com). ㈜레진엔터테인먼트(대표 한희성, 이하 레진)가 운영하는 웹툰 플랫폼으로, 2013년 웹툰 41편으로 시작해 2016년 현재 국내에만 웹툰과 출판만화 2,000여 편을 서비스 중이다. 더욱이 국내 최초로 부분 유료 서비스를 도입하며 불과 3년여 만에 국내 1위 웹툰 전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레진코믹스가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일등 공신으로 권정혁 CTO(최고기술경영자)를 빼놓을 수 없다. 현재 레진을 이끌고 있는 한희성 대표가 웹툰 사이트를 만들겠다며 개발자를 소개해달라고 권 CTO를 찾아온 것이 레진코믹스의 시작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대표는 ‘만화를 좋아하는 개발자’를 원했고, 당시 17년 경력을 자랑하며 인터넷에서 이름 날리던 개발자였던 권 CTO는 자신이야말로 적임자라고 생각했던 것. 실제로 그는 만화로 한글을 깨칠 정도로 초등학생 때부터 이른바 덕질을 시작한 만화 덕후였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만화방 한 귀퉁이에서 종일 만화책을 쌓아두고 봤다. 오죽하면 만화에만 빠져 사는 아들을 걱정해 어머니가 만화방을 접었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손에서 만화를 놓은 적이 없었다.

만화 덕력 십분 발휘해 레진코믹스 기술 구현
권 CTO는 소프트웨어 개발 실력을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에 십분 발휘했다.
“요즘 세대들은 대부분 만화를 웹툰으로 접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어두침침하고 담배연기 자욱한 음지의 만화방을 양지로 끌어내는 데 웹툰이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때문에 저는 온라인에서 어떻게 하면 웹툰을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손쉽게 볼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했어요. 그게 개발자의 역할이죠.”
가령, 만화를 새로 업데이트하면 알림을 보내거나, 독자가 좋아하는 만화 장르에서 또 다른 만화를 추천한다. 또, 이 웹툰을 보다가 다른 웹툰을 보고 싶다면 바로 찾아 옮길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는 식이다. 예전에 만화방 주인이 하던 역할을 레진코믹스에서는 기술로 구현해낸다는 얘기다. 특히 좋은 작품을 간편하게 결제하고 바로 볼 수 있도록 한 레진코믹스의 ‘가상화폐’ 결제 시스템은 현재 콘텐츠업계의 표준이 됐다.
“만화를 즐겨 봐야 만화를 볼 때 뭐가 불편한지,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하게 볼 수 있는지를 알죠. 좋은 작품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서 결국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건 기술적인 부분이에요. 저희는 콘텐츠와 기술을 함께 녹여낼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비스를 빠르게 안정시켰다고 봅니다.”
실제로 권 CTO를 비롯해 레진 직원들은 만화 덕후라는 공통점으로 모인 각 분야 평균경력 10년 차의 외인구단으로 통한다. ‘만화를 좋아하느냐’라는 까다로운(?) 입사조건을 충족시킨 더할 나위 없는 인재들인 것. 때문에 레진코믹스는 오로지 만화의, 만화에 의한, 만화를 위한 플랫폼을 표방한다. 댓글 달기가 없는 것도 작가가 다른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작품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광고가 없는 것도 독자가 만화만 집중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레진코믹스는 이현세, 문정후, 신일숙, 박인권 같은 거장의 작품부터 햇병아리 신인작가 작품까지 아우르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과거와 현재를 묶는 콘텐츠로 정평이 났다. 또, 일상만화나 학원물뿐만 아니라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까지 발굴하며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울타리로 제 몫을 톡톡히 한다. 이곳의 작가 규모는 450여 명. 이 중 레진코믹스를 통해 등단한 신인작가만 270여 명에 달한다. 2013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콘텐츠진흥원장상을 수상한 「신기록」(작가 리율), 2014년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먹는 존재」(작가 들개이빨), 지난해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마당 씨의 식탁」(작가 홍연식)이 모두 이곳 작품들이다. 「파동」(작가 최해웅, 박성우)은 지난해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글로벌 웹툰 전문 플랫폼을 향하여
올해 국내 만화시장은 9,000억 원 규모로 추정되며, 세계적으로 따지면 7, 8위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 만화시장이 있는 나라가 손에 꼽을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대학에 만화학과가 생기고 만화가들도 점점 느는 추세다. 권 CTO가 레진에 처음 합류할 때 주위에서 ‘망할 아이템’이라며 만류하는 것에 흔들리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 최초로 만화 연재가 시작된 것이 1924년입니다. 만화강국인 일본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뒤였어요. 이후로 90년 동안 만화산업이 이어졌습니다.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만 놓고 본다면 이보다 확실한 분야가 또 있을까요? 만화를 접하는 매체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뀌었을 뿐, 만화는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콘텐츠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웹툰시장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 있습니다.”
현재 레진코믹스는 글로벌 웹툰 전문 플랫폼을 향해 거대한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해 7월에 일본 시장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고, 12월 말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레진코믹스는 한 플랫폼에 다국어 버전으로 웹툰을 볼 수 있도록 운영 중이다.
권 CTO는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해”라며 “세계 어느 곳에서도 콘텐츠 소비를 가장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올해 6월로 레진코믹스가 서비스를 시작한 지 3주년을 맞습니다. 앞으로 레진코믹스를 한국판 마블로 키우고 싶어요. 웹툰을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해 글로벌 시장에서 정면승부하고 싶습니다. 좋은 콘텐츠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만화 덕후들이 모여 있으니 그 자체로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요?”

이은정 전문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4,766기사작성일 :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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