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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PB 도전은 한발 앞선 수출전략
㈜씨아이티 화장품

화장품 제조 중소기업에게 PB진출 약일까? 독일까?
유통업체 식품 위주로 뜨거웠던 PB열풍이 화장품에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자체 브랜드(PB)화장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자 대형 유통 채널을 확보한 업체들이 위탁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 실제로 작년 국내 화장품시장 규모는 9조 355억 원으로, 10년 사이 두 배로 커졌다. 이는 지난해 면세점시장 규모(9조 2,00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요우커(游客 : 유커라고도 함)와 대형 유통업체들의 화장품사업 확대 움직임이 PB가 성장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한다.
그러나 그동안 화장품 제조 중소기업 입장에서 PB 진출은 반가운 일만은 아니었다. 이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PB사업이 크게 성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도 확인된다. CJ올리브영은 2011년 화장품 PB 진출을 시작으로 확장을 지속했지만, 현재 7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수준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인터코스(이탈리아 화장품 ODM업체)와 합작법인을 통해 이제야 자체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다는 소식이다. 롯데백화점은 6월 ‘엘앤코스’라는 화장품 PB를 론칭하며 2017년 단독 매장 오픈 계획을 밝혔고, 이마트는 8월 ‘센텐스’라는 화장품 PB를 출시하면서 화장품 PB시장은 식품업계보다 다소 걸음이 느리다는 평가이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은 달라졌다. 대형 유통사들이 적극 화장품 PB상품의 론칭을 추진하면서 실제 수혜자가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ODM(제조사 개발생산)업체가 그 주인공. 대표적인 사례로, 이마트의 센텐스를 들 수 있다. 국내 ODM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공동작업으로 탄생한 경우다. 뿐만 아니라 롯데의 엘앤코스도 한국콜마가 제조했다.
이처럼 화장품 ODM의 장점은 성장 채널 변화 전략으로도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원브랜드숍에서부터 유통 PB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유통 채널에 맞추어 ODM업체의 고객군은 끊임없이 변화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화장품 ODM업체 입장에서는 PB상품 진출이 새로운 기회요소로 인식될 수 있다. 지난 2000년 기술연구소로 출발해, 국내외에 전방위적으로 ODM에 나선 ㈜씨아이티(대표 김재진)가 최근의 시장 동향에 바짝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CGMP 규격 갖춘 뒤 판로 다변화 위해 해외 PB 도전
씨아이티(Cosmetics Institute of Technology)는 단순 화장품 제조 회사가 아닌 화장품연구소로 출발해, 지난 2014년 9월 충남 당진에 CGMP(Current Good Manufacturing Process) 규격을 갖춘 전문적인 PL(Private Label) 전문사를 표방했다. 국내외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로 OEM(주문자상표제작), ODM을 비롯해 해외 유명 유통업체에 PB상품을 공급하고 있다. 연간 2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현재, 국내 매출이 다수를 차지하지만 향후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경주하고 있다고 김재진 대표는 밝혔다.
“우리 회사는 OEM, ODM, PB에 이르기까지 판로 다변화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국내 PB 진출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큰 이점이 없다고 판단해 나서지 않았죠. 저희가 제공하는 화장품 원가에서 내용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 않고 기술적인 실현이 녹록지 않기 때문에 PB로는 경제성이나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가령 유통업체에서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면서 촉촉함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기초화장품을 요구한다면, 제조업체는 이 같은 기준에 100% 부합하는 PB상품을 실현시키기 어렵다는 예를 들었다. 빠르게 흡수되는 화학성분과 촉촉한 보습 성분은 화학적으로 배치되는 성분으로, 두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제품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제조업체는 두 가지 요구를 절충하는 황금비율을 찾는 데 치중하게 되는데, 이는 매우 전문적이며 주관적인 기준이어서 PB를 요구하는 국내 유통사의 제품개발 요구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PB의 성공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어 수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PB를 활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궁극적으로 수출 주도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외 유명 브랜드에 PB상품을 공급하는 수출 마케팅 전략이다. 특히 2년 전에 획득한 현행 우수제조관리기준(CGMP)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PB를 통한 해외수출에 나서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으로 PB상품을 수출한다는 것은 해외 유통라인을 뚫었다는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현재 저희는 수입화장품전문 쇼핑몰인 세포라와 로레알 자회사인 NYX에 PB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해외 유통업체에 PB를 공급하는 과정 자체가 결코 녹록지 않았습니다. 국내보다 훨씬 엄격한 PB 관리 기준을 통과해야 하죠.”

 

아직 PB 비율은 낮지만 전략적 수출 마케팅 일환
그럼에도 씨아이티가 해외 PB에 도전한 이유는, 2년 전에 획득한 CGMP를 활용하기 위한 독자적인 비즈니스 전략이기도 하다. 대형 유통망 진입 장벽이 높은 국내 화장품시장에 비해 편견 없는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PB상품으로 먼저 품질을 인정받게 되면 역수출의 기회까지 엿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CGMP는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으로 미국 FDA가 인정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이며, 국내에서는 ‘선진GMP’로도 불리고 있다. 특히 미국 FDA 등 선진국의 규제기관들은 CGMP 등 GMP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의약품의 수입허가 시에 CGMP 또는 이에 준하는 규정(EU -GMP 등)에 따른 제조 및 관리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해외 유명 브랜드에 PB를 제공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전한 화장품을 만드는 우수업체임을 내세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아직 PB를 포함한 해외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5% 수준이지만, 그 의미는 크다고 김 대표가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해외 PB 진출은 곧 해외 유명 유통업체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공장 프로세스와 인적 관리 시스템을 잘 통과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죠. 특히 소비자들에게 PB상품은 제조원이 아니라 유통 브랜드를 믿고 가는 것이니까요. 그런 면에서 해외 PB 진출은 아직 미미하지만, 그 의미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수고스럽게 투자한 CGMP와 제품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궁극적으로 언젠가 우리 브랜드를 갖게 될 때 좋은 이력이 될 테니까요.”

박은주 전문기자 사진 박명래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3,376기사작성일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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