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Special
70권의 연구일지는 가장 소중한 자산
㈜에이피테크놀로지 연구일지

R&D 전문기업의 연구일지는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자 곧 돈이다. 제조공정은 물론이고 사업성 평가, 기술이전, 특허 및 인증, 투자확보 시 없어서는 안 될 증빙자료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16년 역사를 가진 ㈜에이피테크놀로지는 연구일지를 70여 권 보관 중이다. 연구원들의 철저한 일지 기록과 자료 보관은 그간 수차례에 걸친 연구용역 수출과 10여 건의 특허 확보에 큰 몫을 담당했고, 최근 단백질 신제품 2-FL의 사업화를 위해 추진한 투자유치에서도 기술력을 신뢰받는 담보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확대보기2006년부터 엄격한 자체규정과 완벽한 형식을 갖춘 연구일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70여 권의 연구일지가 철저한 보안 하에 관리되고 있다.

연구원 출신 CEO의 깐깐한 연구일지 관리
㈜에이피테크놀로지(대표 신철수)는 생물화학공학 전공자로서 바이오 연구원 출신인 신철수 대표가 지난 2001년 동료 및 후배 연구 인력들과 함께 창업한 바이오벤처. 이 회사는 초창기부터 국내외 신약개발 업체를 타깃으로 단백질공정개발 연구용역 전문업체를 표방한 R&D 전문기업이다. 연구용 단백질 주문생산과 일본 기업의 단백질 공정개발 연구용역 사업으로 기반을 다져온 만큼 연구일지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눈을 뜬 경우다.
신 대표는 “연구원들의 연구일지는 제품제조 공정 시는 물론이고 기술이전 시 없어서는 안 될 자료로, 돈이나 다름없는 가장 큰 노하우의 집합체”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인정받는 자료이니 당연히 신중하게 작성하고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부터 연구일지는 존재했다. 다만, 더욱 엄격한 자체 규정과 완벽한 형식을 갖춘 연구일지 작성은 해외 연구용역 사업이 활발해진 2006년부터다. 이때만 해도 연구원 수가 소수인데다 공동작업이 많아서 연구일지는 프로젝트마다 한 권에 함께 기록하는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소재 단백질 개발 종류가 다양해지고 연구 인력이 늘어남에 따라 연구일지는 연구원 1인 1권 체계를 갖췄다.
이 회사의 연구소 전문 인력은 전 직원 28명 중 71%를 차지하는 20명에 달한다. 연구원들은 균주개발팀, 발효연구팀, 정제연구팀, 분석팀 등 4개 팀으로 나뉘어 연구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매일같이 각자의 연구일지에 연구진행 결과를 실시간 수기로 직접 작성한다. 일지는 총 300페이지로 일련번호가 적혀 있다. 페이지를 찢거나 건너뛸 수 없으며, 수정 시에는 수정액 사용이 금지된다. 도표나 그림 같은 분석자료를 첨부해야 할 때는 해당 페이지에 직접 붙이되, 책임과 신뢰 확보를 위해 담당자 사인까지 해야 한다. 연구원들이 작성한 일지는 팀장들의 결재를 거쳐 연구소장의 사인까지 받아야 한다. 또 연구일지는 ‘AP’ 로고가 들어간, 자체 제작한 노트(Laboratory Notebook)로, 담당이사의 결재를 거쳐야만 지급되며 회사 밖으로 들고 나갈 수 없다. 작성과 보안에 철저한 관리 시스템을 적용한다. 한마디로 깐깐하다.

신제품 특허출원 및 생산에 결정적 역할 기대
에이피테크놀로지의 연구일지 작성과 관리는 R&D 현장의 연구원들 입장에서 볼 때 업무만큼이나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다. 신규인력의 경우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움도 적지 않을 거라는 선입견이 든다. 더욱이 모든 게 컴퓨터로 전산화된 시스템에서 손으로 직접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다.
윤종원 연구소장(부사장)은 “2016년 연구소장으로 부임할 당시 연구일지를 보면서 중소기업이지만 자료를 확실하게 잘 관리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2년 전부터는 인력도 더 늘어났고 연구일지 작성 업무도 많아졌지만, 연구원들이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다수가 석사급 이상 출신으로 이미 연구일지의 중요성과 작성법을 잘 알고 있는 데다, 수시로 교육과 점검을 하고 있단다.
최근 들어 연구소 인력들의 일지 작성 및 관리는 바짝 더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회사로서는 매우 중요한 과제를 실행 중이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반도체 대기업에 난분해성 물질 생물 전환 소재를 납품하며 다양한 의약공정용 소재 단백질 공급을 확대해온 이 회사는 2년 전부터 인체에만 존재하는 모유올리고당 ‘2-FL(Fucosyllactose)’의 해외 특허 출원과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시제품 생산과 함께 기능성과 응용기술에 대한 해외 특허 출원 준비에 들어간다. ‘2-FL’ 제조기술은 글로벌 바이오 기업인 A사와 N사에 이어 에이피테크놀로지가 세 번째로 확보한 단백질 분야의 획기적인 소재다. ‘2-FL’은 모유올리고당 중에서도 최대 함량을 지닌 성분으로, 유아의 성장 및 면역체계 발달에 중요한 분유를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 소재다. 이 소재는 향후 식품은 물론이고 화장품, 생활용품 등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제품 상용화 준비를 마무리하는 시점인 만큼 20명의 연구원이 기록한 연구일지의 위력 또한 크지 않을 수 없다.
미생물에서 좋은 물질을 뽑아내는 ‘미생물공장’으로 성장하면서 바이오공학 분야의 글로벌 기업을 지향하는 에이피테크놀로지의 올 매출 목표는 40억 원이다. 하지만 2~3년 내에 식품, 화장품, 의약품 제조기업으로의 공급량 확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어 2020년에는 네 자릿수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바이오분야 R&D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AP 연구일지는 바로 이런 에이피테크놀로지의 매출에 홈런을 날릴 4번 주자 ‘클린업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만의 기록 노하우

확대보기 신철수 대표(가운데)는 연구원 출신이기에 창업 당시부터 연구일지를 중요시 여겼다. R&D 전문기업의 연구일지는 곧 핵심 자산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첨부자료 붙일 때도, 수정할 때도 사인 필수!
연구일지에 첨부자료인 사진이나 도표를 붙일 경우, 반드시 일지의 지면과 겹쳐서 사인을 하도록 한다. 기록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중요한 계약서 작성 시 양자의 계약서를 겹쳐서 사인을 하는 방식과 동일하다. 수정사항이 있을 경우, 수정액으로 수정하는 것을 금지한다. 수정이 필요한 부분에 두 줄을 긋고, 그 위에 사인을 한 후 수정사항을 기록해야만 다른 사람의 수정이나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 보관 시에는 대외비로서 보안과 안전을 위해 별도의 캐비닛에 보관하되, 이사진 중 한 사람인 담당자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한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302기사작성일 : 2018-02-08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5점 / 2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