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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 노하우에 전문경영인의 신선한 감각을 입히다
전문경영인 영입 ㈜동방B&H

기업의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중소기업에서 이를 주도할 사람은 사장뿐이다. 역사는 오래됐지만 성장이 멈추거나 추락하는 기업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장이 기존의 경영방식만 고수하고 새로운 변화와 도전은 이끌어내지 못한 경우다. 한 가지 묘안은 있다. 창업자인 내가 못한다면 말 그대로 유능한 전문경영인(CEO)을 앉혀놓으면 된다. ㈜동방B&H는 지난해 1월 이상업 대표를 CEO로 영입하고 경영의 지휘봉을 쥐어줬다. 드디어 제2의 도약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확대보기이상업 대표(왼쪽)와 김태희 회장(오른쪽)은 매일 아침 7시에 미팅을 하면서 서로의 장점들을 경영에 접목시킨다.

32년 비누장인, 다양한 경영능력 갖춘 전문경영인 영입
㈜동방B&H는 미용비누, 액상세제, 화장품류 등 토털케어 제품 제조업체로, 32년 역사를 지닌 회사이다. OEM, ODM 전문업체로 그간 아모레퍼시픽, 보령메디앙스, 유한양행, 제로투세븐 등 굵직한 업체들은 물론이고, 중국의 HMG 등을 포함해 국내외 30여 곳에 100여 종의 제품을 납품해왔다. 전문업체로서의 생산 품질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매출은 10여 년간 70억 원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게 문제였다.
1973년 한국화장품 입사를 시작으로 동방B&H를 창업하면서 32년 동안 한 우물만 파온 ‘비누장인’으로 알려진 김태희 회장은 과감하게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경영자로서 일흔의 나이에 갖는 경영 활력의 한계를 나 스스로 인정했고, 향후 해외 마케팅과 미래 전략을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을 불러오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규모가 크지도 않은 중소기업의 창업자가 수십 년간 키워온 회사를 자식도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맡기는 일은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니다. 더욱이 이 회사에는 30대 중반인 김 회장의 아들이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럼에도 전문경영인을 끌어들인 데는 ‘능력이 되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경영을 맡길 수 없다’는 그만의 깐깐한 경영원칙 때문이다.
동방B&H는 2017년 들어 먼저 사명(社名)을 ‘동방산업’에서 동방B&H(Beauty&Health)로 바꿨다. 이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 마케팅, 영업, M&A, 생산을 포함한 총괄경영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이상업 대표를 영입했다. 이 대표는 규모가 더 큰 전 직장의 안정된 임원자리를 내려놓고 전문경영인의 길로 들어서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김 회장님을 예전부터 가까이 알고 있던 터라서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더 조심스러웠습니다. 다만, 회장님이 저와 20년 이상 나이 차이가 나는데도 R&D와 마케팅에 대한 사고가 열려 있는 분이라서 소통이 잘될 거라는 믿음이 있었죠.”
이 회사가 선택한 변화의 결과는 일단 희망적이다. 70억 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지난해 100억 원대로 증가했다. 친환경제품과 화장품류의 수출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올해는 150억 원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성장의 조짐이 매출에서만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경영인제도를 도입한 지 1년 반이 채 안 됐지만, 신선한 변화는 사내외 곳곳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

확대보기올해부터 수출 다변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동방B&H는 해외시장에서만큼은 자체 브랜드의 인지도와 파워를 만들어간는다 각오다.

자체 브랜드 강화해 ‘동방신기(東方新氣)’ 만든다
회사가 2017년 사명을 동방B&H로 바꾼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금도 비누와 액상세제가 주력 제품인 것은 사실이지만, 샴푸와 린스를 포함해 종합생활용품 업체로의 이미지 변신과 친환경세제 R&D 강화를 통한 자사 브랜드의 해외시장 진출 강화가 그 목적이었다.
전문경영인은 사실 마음이 마냥 편치만은 않은 자리다. 특히 성장하는 중소기업에 당장 결과가 눈으로 보이지 않으면 경영전문가로서 입장이 난처할 수밖에 없다. CEO 취임 후 지난 1년간 매출을 비롯한 모든 경영에서 투명경영과 수치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이 대표가 우선 주목한 것은 기업의 체질 바꾸기와 시스템화였다.
기업 체질 변화는 R&D와 마케팅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전직원 30명 중 5명을 R&D에 집중시키면서 친환경제품 개발과 디자인의 고급화를 추진했다.
마케팅에서는 기존의 주문자 고객 상담 및 견적서 작성식 단순 대응의 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먼저 주문 시 고객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후 이를 분석하고, R&D와 마케팅까지 포함한 솔루션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안한다. 이어서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납품 후엔 서비스로 교육까지 제공하는 방식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의 일반적인 OEM이나 ODM보다는 업그레이드된 고부가가치 아웃소싱이다 보니 선호할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한 해만도 10여 개의 신규 브랜드가 이 방식을 거쳐 신제품을 출시했다. ERP와 품질관리 시스템도 도입했다. ISO 22716(CGMP) 인증 획득에 이어 지난해엔 유연제 품목과 세제 품목도 LOHAS 인증을 받았고, CGMP에 맞춘 새로운 설비도 도입했다. 해외시장을 자체 브랜드로 공략할 수 있는 준비를 한 셈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한다.
“창업자가 다년간 이끌어오고 있는 기존 중소 제조업체들의 경우, 설비나 경영자원 시스템화에 대한 투자에 인색한 편입니다. 하지만 김 회장님은 적극적인 편이라서 저의 계획을 추진하는 데 힘이 생기죠. 매일 아침 7시, 회장님과 둘이서 30여 분 티타임을 가진 후 일을 시작합니다. 대화의 70%를 회장님이 들어주는 식이어서 소통이 잘 이루어지니 추진하는 일들도 막힘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 회사는 대외적으로도 70대 회장의 노하우와 50대 대표의 젊은 감각이 잘 버무러져 제2의 도약을 꿈꾸는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방B&H는 올해부터 수출 다변화 전략을 통해 기존의 중국 수출시장은 물론이고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시장과 CIS 국가를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특히 틈새시장으로 개척한 CIS 국가에는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간 제 몫을 다하지 못했던 자체 브랜드인 ‘루솝(Lu’sob)’과 ‘바즐(Bazzle)’을 수출시장 전면에 새롭게 부각시키는 중이다. 강하고 알찬 회사를 지향하는 이 대표는 3년 후에 매출을 300억 원대로 올려놓는 동시에, 국내외 시장에서 동시 성장을 이끌면서 신입 직원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수준의 복리 후생을 반드시 마련해놓겠다는 각오다. 이 회사의 벽 한편에는 ‘동방신기(東方新氣)’라는 슬로건이 붙어 있다. 그가 취임한 후 새로운 기세로 도약하는 강한 기업 ‘동방B&H’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상징한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906기사작성일 :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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