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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장인정신으로 3대를 이어 73년 역사를 만들다
준비된 가업승계 매일식품㈜

장수기업 중에서도 대를 잇는 가족기업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가족기업의 장수비결을 연구한 다수의 경영학자들은 그 핵심으로 주력 제품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업그레이드해 신규 고객을 창출한 점과 승계 과정에서의 객관성을 높여 경영권 분쟁을 최소화한 것, 그리고 설립 초기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성장, 이 세 가지를 꼽는다. 올해로 창업 73년을 맞이한 매일식품㈜은 이에 잘 부응한 장수기업 중 하나이자 중소기업의 대표적인 가업승계 롤모델이다.

확대보기오무 회장에 이어 2016년 3대 경영자로 가업을 승계받은 오상호 대표는 잘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장인정신이자 장수기업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한다.

정통성과 가업철학으로 100년 눈앞에 둔 장류 전문회사
확대보기 올해로 창업 73년을 맞이한 매일식품㈜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명문장수기업’으로 확인받은 가업승계의 롤모델이다. 고추장, 된장, 간장 등의 장류, 한식 소스류, 식품 소재를 제조하는 매일식품㈜은 고(故) 김방 여사가 1945년에 창업한 ‘순천 1호 기업’이자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명문장수기업’으로 확인받은 중소기업이다. 호남에서는 물론이고 국내를 통틀어 100년을 내다보는 몇 안 되는 중소기업으로, 현재 3대인 오상호 대표가 경영 일선에서 뛰고 있다.
매일식품의 탄생은 창업자의 인정주의에서 시작됐다. 8·15광복과 함께 일제강점기를 벗어나는 시기였지만, 서민들의 삶은 궁핍했다. 당시 순천지역에서 잡곡을 재배하면서 이웃에게 장으로 정을 나누던 김방 여사는 더 많은 지역민들에게 장류 공급을 확대하고자 ‘김방장유양조장’을 창업했다. 장류를 비롯해 김치와 같은 반찬도 넉넉하게 퍼주는 장사였다. 사업이라고 하기보다는 인정 나눔에 가까운 일이었다. 사업이 확대되면서 1955년 ‘순천 1호 기업’으로 지정을 받았고, 2대 경영인인 장남 오무 회장이 자연스럽게 청년시절부터 모친의 사업을 거들었다.
1979년 오무 회장의 가업승계와 함께 회사는 매일식품공업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1982년에는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호남을 대표하는 우량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IMF로 인해 경영위기가 불어닥쳤고, 이때 오 회장의 장남으로 대학을 갓 졸업한 오상호 대표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앞뒤 가릴 것 없이 회사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지난 20여 년간 오 대표는 구매, 재고관리, 영업,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부서를 오가면서 전천후 일꾼으로 움직이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이로 인해 지난 2016년 3대 경영자로 가업을 승계받았다.
매일식품의 가업승계는 자녀를 후세 경영자로 키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경영수업을 시키고 가업을 넘겨주는 방식과는 달랐다. 2대 오무 회장도 3대 오상호 대표도 장인정신으로 가업을 이어간다는 가업철학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각각 30년, 20년씩 회사를 돌보고 지키는 파수꾼으로 묵묵히 일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경영에 녹여냈다.
이 때문일까? 이 회사가 지난 73년 동안 걸어온 길을 보면 두 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규모의 확대보다는 내실경영을 중시한 지속성장을 일구어온 점, 문어발식 사업다각화는 자제하고 창업 당시의 제품을 고집하면서 꾸준히 제품을 업그레이드해 시장을 개척해왔다는 점이다. ‘창업 당시의 오리지널 상품을 여전히 판매하고, 품질에 변함이 없으며, 발전을 통해 업그레이드를 고집한다’는 해외 장수기업들의 공통된 특징과 일맥상통한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이 회사의 전 직원 수는 68명, 연간 매출은 313억 원이다. 미주지역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등 16개국에 수출 중이며, 곧 ‘5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달성할 예정이다. 1대가 ‘나눔 경영’을 통해 고객만족을 실현했다면, 2대는 ‘장인정신’과 ‘정도 경영’을 실천하며 장류의 B2B 전문화를 일구었다. 3대는 ‘상품의 다각화와 글로벌 경영’을 적극 추진 중이다. 규모는 크지 않아도 장인정신을 지닌 중소기업이 장수기업으로 가는 정통성을 고집해온 성공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을 소스로 글로벌 시장 공략 중
장수기업을 꿈꾸는 모든 기업들이 피해갈 수 없는 똑같은 난제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처다. 제조업일수록 전통의 현대화를 위해 첨단 생산기법을 도입하고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필수다. 게다가 전통장류의 경우 최근 들어 내수시장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가격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신제품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주력하지 않으면 역사와 전통이 무너지는 것도 한순간이라고 오 대표는 설명한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3세 경영인이 아니고, 장기간 동안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고 직원들과 동고동락해왔기에 가업승계과정은 잡음 없이 순조로웠습니다. 다만 최근의 사업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미 장수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기업을 이끈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오 대표는 시장 변화에 맞게 2012년 즈음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체 브랜드 신제품 개발에 주력했고, 이러한 전략은 주효했다.
OEM을 통한 수출에 주력했던 매일식품은 2010년대 들어 미주지역을 주축으로 중국, 아시아, 영국 등을 직접 개척하기 시작했다. 오 대표는 다리품을 팔며 각국을 돌아다녔다. 초기에는 한인 마켓이 주 거래선이었지만, 지금은 한인은 물론이고 현지인까지 타깃으로 삼고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전통장류 제품은 그대로 이어가되, 이를 이용한 양념장과 각종 소스류 개발에 주력했다. 자체 브랜드 ‘아줌마 리퍼블릭(Ajumma Republic)’ 시리즈는 된장찌개양념, 소불고기양념, 김치겉절이양념, 떡볶이양념 등 14종에 달하는 간편요리 양념으로, 외국인들도 주재료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요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2017년 전체 매출 중 19%가 자체 브랜드 직수출 시장에서 발생한 것은 지난 7년간 시장을 개척한 결과였다. 또 직원 중 10%를 연구개발 인력으로 채우고, 지금까지 기술특허 9건을 비롯해 107건에 달하는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것도 그 원동력이 됐다.
오 대표는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장류에서 한식의 맛으로 확대시켜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남의 큰 떡에 욕심내지 않고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장인정신이자 장수기업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1600년에 설립된 일본의 화과자 전문점 ‘도라야’는 이미 1980년에 파리에서 화과자와 함께 차를 파는 찻집을 열었고, 유럽인의 입맛에 맞게 변화시키는 실험을 무려 15년 이상 반복한 결과 고객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매일식품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외국인들에게 한식의 맛을 길들이는 한류 전도사임을 자청한다. 또 창업 당시와 변함없이 지금도 전남 순천에서 터를 내리고 거동이 불편한 소외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화장실을 리모델링해주고, 연말에는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를 하는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중소기업이지만 장수기업답게, 장인정신이 뿌리 내린 기업답게 국내외에서 제 역할을 수행하는 중이다.

박창수 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097기사작성일 : 2018-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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