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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콘텐츠를 서비스하다
㈜엔씽

㈜엔씽의 김혜연 대표는 스마트팜을 통해 모든 사람이 농부가 되는 세상을 꿈꾼다.
스마트팜은 농사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농장으로,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온도 및 습도, 빛의 양, 이산화탄소, 토양 등을 철저히 제어하는 게 핵심이다.
그런데 김혜연 대표는 뜻밖에 자사의 정체성을 ‘미디어 회사’라고 정의했다.
이유가 뭘까?

스마트화분에서 스마트팜까지, 농업에 IoT 적용
지난해 국내 최초로 IoT 기반의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플랜티 큐브(Planty Cube)’가 덴마크로 수출되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농작물 생장에 필요한 모든 환경을 컨트롤할 수 있는 이 팜은 지역에 상관없이 어디에서나 무농약 농법으로 신선한 채소를 연중 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재배 시스템이다. 설치, 재배가 간소하고 기존 농장에 비해 같은 규모에서 40배 이상의 신선채소와 특수채소를 생산할 수 있어 더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이 제품을 개발한 주인공이 ㈜엔씽(대표 김혜연)이다.
엔씽은 한양대 교내 창업동아리에서 출발했다. 대학 휴학 중에 농자재 회사에서 일하며 농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김혜연 대표는 전자통신 및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던 학교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농업에 IT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IT 관점에서 농업을 바라보고 지속가능한 농업, 그리고 모든 사람이 농부가 될 수 있는 에코시스템 개발에 도전한 것이다. 다행히 출발이 좋았다. 2013년 프로토타입으로 선보인 IoT 스마트화분 ‘플랜티’가 당시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주관한 글로벌-K 스타트업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 김 대표는 이듬해에 곧바로 엔씽을 설립하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엔씽의 첫 작품은 ‘재배일지’ 애플리케이션이었다. 날씨와 온도, 수분 등 작물의 재배조건을 세밀하게 기록하는 이 애플리케이션은 전 세계 3만여 명이 다운받아 활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엔씽은 이를 통해 모바일 서비스와 농업을 접목하는 데 성공하며 스마트농업을 향한 행보를 본격화했다.
2015년에는 창업동아리 시절에 개발한 플랜티를 제대로 제품화해 출시하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플랜티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식물의 생장환경을 모니터링하며 재배할 수 있는 가장 간편한 홈가드닝 제품이다. 엔씽은 이 제품으로 킥스타터에서 한 달 만에 1만 3,000달러 규모의 펀딩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플랜티가 스마트화분 자체로 중요하다기보다는 다양한 작물의 생장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하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제품은 이듬해에 엔씽이 경기도 시흥에 자체적으로 농장을 인수하고 IoT 기반의 센서 모니터링 기술로 딸기 재배를 원격으로 관리·운영하는 스마트팜 기술의 시발점이 됐다.

확대보기엔씽의 농업콘텐츠 사진엔씽은 젊은 패기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양질의 농업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확대보기엔씽의 스마트팜 사진과 사무실 전경(좌) IoT 기반의 컨테이너형 스마트팜 플랜티 큐브. 농작물 생장에 필요한 모든 환경을 컨트롤한다.
(우) 서울 신사역에 위치한 ㈜엔씽의 사무 공간

배송받은 농장에서 푸드를 큐레이션하는 농업을 꿈꾸며
엔씽은 시작부터 될성부른 나무로 인정받았다. 2014년에는 스파크랩 액셀러레이터 4기에 선정되며 아시아 top10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고, 2015년에는 K-글로벌300 기업에, 이듬해에는 퍼스트펭귄형 창업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식물의 재배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다양한 IoT 센서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한 데다, 식물 생장에 적합한 파장의 저전력·고효율 LED를 직접 설계하고 최적의 작물재배 레시피 개발의 노하우를 확보했다는 점 등이 주효했다.
엔씽의 이런 기술이 집약돼 있는 것이 바로 플랜티 큐브다. 플랜티 큐브는 인공토양과 씨앗을 담아 캡슐화된 식물포트 ‘픽셀(Pickcell)’을 만들고, 이 픽셀을 4개씩 묶어 모듈형 수경재배 키트 ‘플랜티 스퀘어(Planty Square)’를 만든 다음, 다시 플랜티 스퀘어 400개를 묶어 컨테이너형 농장으로 확장한 것이다.
“연중 균일한 가격과 균일한 수량, 균일한 품질의 작물을 상시 공급받고 싶은 것은 모든 푸드 기업의 꿈입니다. 그런데 기존 스마트팜은 가격이 비싸고 재배작물도 한정돼 있어 수익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죠. 플랜티 큐브는 IoT 센서를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재배 데이터에 의한 완벽한 컨트롤로 높은 품질의 신선채소를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연중 균일하게 생산해 이런 문제를 해결합니다.”
김 대표는 기존의 스마트팜과 차별화된 플랜티 큐브를 올해 100동 규모로 확장하고, 내년부터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재 엔씽은 크게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중이다. Farm as a product, Farm as s service로, 전자는 플랜티 스퀘어와 큐브 등 스마트팜을 제품으로 판매하는 것이고 후자는 식재료가 필요한 F&B 기업이 먼저 주문하면 이에 따라 신선채소를 재배해 서비스하는 개념이다. 김 대표는 농장을 마치 제품처럼 만들어 공급함으로써 개인이 원하는 다품종 소량 재배 농업문화를 정착시키고, 이를 통해 모든 사람이 농부가 되는 세상을 꿈꾼다.
이쯤에서 다시 고개를 드는 궁금증 한 가지. 김 대표는 왜 자사의 정체성을 미디어 회사라고 했을까?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명료했다.
“미디어를 데이터 및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툴이라고 정의할 때, 엔씽은 작물과 푸드라는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데이터와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유통할 수 있는 채널을 고민합니다. 농부는 콘텐츠 큐레이터나 다름없고요. 이런 틀에서 보면 엔씽은 농업분야에서 농작물과 관련된 양질의 콘텐츠를 양산해 다양하게 서비스하는 미디어 회사입니다.”
젊은 패기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똘똘 뭉친 엔씽이 농업이라는 장르에서 어떤 양질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선보일지 벌써 궁금해진다.

확대보기김혜연 대표 사진 6차산업 이래야 성공한다!
김혜연 대표

유연한 시각으로 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라

6차산업은 말 그대로 다양한 산업을 융합하는 분야다. 해당 산업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다양한 산업,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유연한 시각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또 기술과 사회가 빠르게 변화, 발전함에 따라 기존 방식을 고수하기보다 시장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이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나타나면 기존 시장은 완전히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엔씽은 농업을 IT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때로는 미디어 산업이나 패션 산업의 장점을 적용해 기존과 차별화된 길을 걸으려 노력한다.

이은정 전문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4,033기사작성일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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