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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농산물에 디자인을 입히다
㈜디자인농부

㈜디자인농부의 김요섬 대표는 농부로서 성공하기 위해 남들과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언제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농부인 그가 ‘디자인’을 고민하는 것으로까지 이어졌다.
세상에 없는 특별한 제품이 아니라 세상 어디에나 있는 흔한 농산물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100% 국내산 농산물 중 80%를 도내 농산물로 만들고 있다는 디자인농부.
지역 안에서 생산, 가공된 제품을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선순환을 통해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6차산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정직한 농사, 부가가치는 없는 걸까?
흔히 농사는 땀을 흘린 만큼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정직한 것이 농사다. 그러나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시장 가격은 늘 부족하기만 하다. 더욱이 쌀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그마저도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여기에 ㈜디자인농부 김요섬 대표의 첫 번째 고민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취업 대신 농사를 짓기로 한 그는 2008년부터 후계농이 되어 농사를 지었다. 주위에서도 규모를 크게 하면 승산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12만 평 규모로 쌀과 잡곡 농사를 시작한 그가 ‘언제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것은 우연히 듣기 시작한 ‘교육 프로그램’이 계기가 되었다. 당시 지자체에서 귀농하는 젊은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으로, 기존의 ‘고품질 다수확’ 위주의 내용이 아니라 농부에게도 ‘경영’이 필요하다는 주제로 진행한 교육이었다. 그때 김 대표는 10년 또는 20년 후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고 한다. 생산비는 올라가는데 수익은 줄어드는 현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부가가치 창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
그가 찾은 첫 번째 해법은 ‘직거래’였다. 2011년 디자인농부라는 법인을 내고, 직접 생산한 쌀과 잡곡을 소포장해 오픈마켓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기존에 농협이나 정부수매로 판매했을 때의 수익을 ‘100’이라고 하면, 직거래 판매 수익이 120 정도로 높았다. 김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두 번째 해법은 ‘패키지’였다. 단품이 아닌 선물세트를 만들어 소비자의 구매력을 높였다. 주춤하던 판매가 늘었다. 그러나 그것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를 타개할 만한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했다.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고 판매해서는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돌파구가 농산물을 활용한 2차 가공이다. 2012년 첫 제품인 1회용 스틱 형태의 미숫가루가 출시됐다. 기존의 커피 스틱에서 아이디어를 착안한 이 제품은 마치 커피를 마시듯 미숫가루를 마신다는 콘셉트였다. 이 제품은 그동안 대용량으로 판매되어 구매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 것이다. 이후 검은콩가루, 팥볶음가루 등 소포장 가공제품과 팥차, 콩차, 통곡물 시리얼 등 후속 제품들을 출시했다.

확대보기원료 세척 사진㈜디자인농부는 지역 농가에서 공급받는 원료를 직접 세척해 가공하고 있다.

확대보기팥차와 콩차 티백, 쌀과 잡곡 소포장 사진다이어트에 좋은 팥차와 콩차를 티백으로 만들고, 쌀과 잡곡은 소포장해 판매하고 있다.

지역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농업기업이 될 것
디자인농부가 다른 농수산물 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바로 ‘디자인’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디자인에 대한 니즈는 변화하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1인가구의 증가와 쌀 소비의 감소로 쌀을 대체하는 식품의 필요성을 직감한 김 대표는 농산물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농산물에 디자인을 더하니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였다. 김 대표는 법인 설립 후 1년 만에 농사를 접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디자인은 물론 가공이나 제조 공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불안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노하우를 축적했습니다. 제품개발은 지역의 연구기관과 협업을 통해 가능했죠.”
현재 디자인농부는 쌀·잡곡류와 가공식품 등 약 47여 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가 중요한 이슈라는 판단에서 식사대용식과 다이어트식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식사대용이 가능한 1인용 스틱의 미숫가루를 시작으로, 다이어트에 좋다고 알려진 팥으로 만든 팥차(티백)와 팥음료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1회용 컵에 담겨진 간편 식사대용의 통곡물 레드빈 시리얼을 출시했다. 낱개 포장으로 되어 있어 휴대와 보관이 간편하고, 산화 방지와 정량 섭취가 가능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채워주고 있다.
“6차산업은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활동을 일컫는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생산에서 제조·가공 그리고 유통까지 새로운 그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그 근간에 ‘지역’이 있다고 말한다. 현재 100% 국내산 재료만으로 만드는 디자인농부 제품의 원재료 중 80%는 도내 30여 개의 농가와 협약을 맺어 공급받고 있다. 또한 협업 농가와의 공동작업, 다양한 농산물 재배를 위한 종자 제공 등을 통해 지역 경제의 선순환에 기여한다. 무엇보다 새로운 종자를 재배할 경우 농가에 발생하는 소득 리스크를 디자인농부에서 지원함으로써 농가들도 새로운 작물이나 농법을 시도할 수 있다.
2016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홍콩, 베트남, 태국 등 5개국에 제품 수출도 하고 있다. “‘비전 2020 국민농산물회사’를 목표로 해외에서도 K-food의 위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전주라는 작은 지역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직접 제품을 만들고 먹을 수 있는 체험공간도 운영할 계획이다.

확대보기김요섬 대표 사진 6차산업 이래야 성공한다!
김요섬 대표


나에게 필요한 멘토를 먼저 만나라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6차산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먼저 같은 분야 선배를 멘토로 정하고 만나보길 권한다. 현재 상황은 어떤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 사전조사를 해야 실패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생산’만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창업농의 시대다. 경영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무조건 많이 생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여러 사람들과 협업해 방법을 찾길 바란다.

하정희 객원기자 사진 박명래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3,787기사작성일 :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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