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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 통관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얹다
마크애니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하고 수많은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을 ‘블록체인(blockchain)’이라고 한다. 일명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르는 이 기술은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거래 내역을 보내주며,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기 때문에 데이터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하다. 그간 가상화폐에 주로 적용해오던 이 기술이 수출입에도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정보보안 솔루션 업계의 리더로 성장해온 마크애니(대표 최종욱)가 그 주역으로 나섰다.

확대보기마크애니 서버실마크애니는 직원 150여 명 중 80%가 연구개발 전문 인력으로, 최근엔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맞춰 블록체인, AI, IoT 등과 관련된 신기술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블록체인 원산지증명서, 보안은 높이고 비용·시간은 줄이고
무역에서 가장 까다롭고 불편한 통관절차 중 하나가 원산지증명서 제출이다. 수출업자는 관세청에 원산지증명서를 신청해 발급받은 후 이를 해외 수입업자에게 우편으로 전달해줘야 한다. 수입업자가 수입 신고를 위해 이 증명서를 자국의 관세청에 제출하면 해당 관세청은 수출하는 상대 국가의 관세청에 특허관세 적용 내역을 알리고, 자국의 수입업자에게도 원산지증명서 확인 및 특허관세 적용 사실을 알려야 한다. 이 같은 복잡한 수출입 통관 프로세스에서 지금까지는 종이 서류 교환이 일반적이었다. 국가별 처리 시스템이 제각각이다 보니 업무처리 과정이나 시간, 보안 등의 애로사항이 뒤따랐다. 특히 종이 서류가 오가다 보니 통관 절차를 마치려면 빨라도 2주, 길게는 한 달이 걸렸다.
마크애니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원산지증명서(e-C/O) 발급·교환’ 솔루션은 통관 절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전 세계 어느 국가이든, 무역을 거래하면서 실시간으로 통관 절차 프로세스를 진행시킨다. 문서의 위·변조가 불가능한 것은 기본이고, 시간과 인력 낭비를 파격적으로 줄였다. 또 수출입 통관 절차에서 애물단지로 통하는 물류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가상화폐 시스템에 적용되던 블록체인을 원산지증명서 발급 및 교환에 접목시키는 과정에서 마크애니는 자체 개발한 분산원장 기술과 무결성 검증 기술을 핵심 기술로 활용했다.
올 들어 관세청은 기존의 통관 시스템에서 발생했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증명서 전자화를 통해 문서 분실 방지 및 발급 편리성 강화, 수출입국 간의 실시간 공유·처리 프로세스, 무결성 등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 6월부터 마크애니가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의 원산지증명서 발급·교환 서비스 기술이 관세청 시범사업에 선정되어 한국, 베트남, 싱가포르 3개국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블록체인을 원산지증명서에 적용한 사례는 전 세계 어디서도 전례가 없다. 관세청과 마크애니가 손잡은 이번 시범사업이 최초다. 다만, 한국과 중국 관세청에서 추진한 한·중 원산지 자료교환 시스템(CO-PASS)이 있었을 뿐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원산지증명서 발급·교환 솔루션은 실시간 정보 공유 및 확인 시스템으로, 별도의 장비를 활용한 검증과정 없이 위·변조 방지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데다 시간과 비용 절감까지 더해지면서 그 활용 범위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마크애니는 다양한 분야의 증명서 및 자료 교환 프로세스를 블록체인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특허 250여 건 보유한 보안 소프트웨어 강자
확대보기김현철 사장 전문 경영인으로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현철 사장은 남들보다 한발 먼저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마크애니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원산지증명서 발급·교환 솔루션을 개발한 마크애니는 국내외 특허가 250여 건에 달한다. 마크애니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 및 정보보안 솔루션 기술 분야의 국내외 시장 개척을 내걸고 지난 1999년에 출발한 회사다. 설립 당시부터 국가지정연구 및 국가신기술선정 회사로 기업 문서 유출 방지, 출력물과 전자문서 위·변조 방지, 콘텐츠 보안, 이 세 가지를 사업의 핵심 틀로 이끌어왔다. IT 보안 솔루션 제품 개발이 주력업인 만큼 정부를 비롯한 전문기관이나 대기업이 주 고객인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규모 200억 원으로, 업계에서는 잘 알려진 기술 선도 업체다.
국세청과 대법원, 경찰청 등도 마크애니의 고객사다. 각 기관이 발행하는 공문서의 무결성과 보안 강화를 위해 이 회사의 위·변조 방지 제품을 사용한다. 현대중공업도 중요 문서 보안을 위해 마크애니 제품을 도입했으며, SK하이닉스는 지난 20여 년간 기술문서 등 기밀문서 보안을 위해 국내 계열사와 유럽, 미국, 중국 등 지사까지 마크애니의 제품만을 고집한다. 전국 지자체의 CCTV관제센터 중 70% 정도가 마크애니의 영상보안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2008년 세계일류상품 지정에 이어 2012년에는 세계 최초의 오픈웹 지원 위·변조장치 개발 성과도 낳았다. 특히 2010년대 들어서는 두바이와 카타르 정부의 솔루션 구축과 인도네시아 ITB ODA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해외 보안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베트남의 현대-비나신조선소에서도 현재 마크애니 제품을 사용 중이며, 미국 유니버설뮤직, 소니뮤직, 폭스뮤직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마크애니가 정부기관, 대기업, 은행 등에 위·변조 방지 제품을 20여 년간 납품해오면서 국내 위·변조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기까지는 R&D에 대한 집중이 무기가 됐다. 국내외에서 특허 250여 건을 등록했고, 직원 150여 명 중 80%가 개발 전문인력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보안 솔루션 기술 선도
현재의 핵심 사업분야 못지않게 차세대 IT 보안 환경을 위한 연구개발로 한발 먼저 시장을 개척하는 게 이 회사의 강점이기도 하다. 관세청의 원산지증명서 발급·교환 서비스 시범사업에 선정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김현철 사장은 “우리는 이미 2013년부터 블록체인 기반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면서 다수의 블록체인 플랫폼 과제를 수주해왔다”며, “이번 관세청 시범사업자 선정은 우리가 블록체인 선도기업이라는 것을 입증해준 셈”이라고 말한다. 다만, “그간 성장해오는 과정에서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와 고객 니즈에 맞춰 좋은 인재가 필요한데 중소기업이라는 한계로 인해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최근엔 실력 있는 개발자 영입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제시하고, 회사 내부 인력에게는 지속적으로 신기술 세미나, 교육 등의 지원에 힘쓰고 있다.
마크애니는 블록체인 기반의 원산지증명서 발급·교환 시범사업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을 확신하고, 앞으로 이것이 각 분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 4차 산업혁명의 트렌드에 맞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과 관련된 신기술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엔 영상물 콘텐츠 관련 AI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면서 지자체와 관련 시범사업도 진행 중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최고의 보안 솔루션 기술을 선도하면서 해외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시키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

글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박명래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348기사작성일 :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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