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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변조 방지기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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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위조 범죄 등장
위조의 역사는 매우 깊다. 위조와 관련된 범죄가 국내에서 최초로 등장한 것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2년 서대문경찰서는 ‘닭표 국수’의 상표를 위조해 팔아오던 위조범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에 수출용 홍삼의 포장을 위조해 유사 제품을 판매한 또 다른 위조범도 검거됐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아직 산업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위·변조 방지기술이라고 할 만한 것이 딱히 많이 개발되지는 못했다. 당시는 대부분 ‘갱신’이라는 방법을 활용했다. 여러 가지 증명서를 새로 갱신해서 발급함으로써 위·변조를 막으려고 했다. 예를 들면 지폐의 도안을 바꾸거나 여권을 새로 제작함으로써 위·변조된 과거의 오염된 증명서를 격리시키는 방법이다.
1970~80년대
지폐 위조 막는 워터마크, 프레스마크
1970~1980년대에는 대부분의 위조가 지폐나 수표에 한정됐다. 당시에는 화장품, 보석을 비롯한 명품의 개념 자체가 성립되어 있지 않을 시기였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하고 당장 필요한 돈에 대한 위조가 성행했다. 당시 언론에 등장하는 최초의 위·변조 방지기술은 1970년대 재무부가 마련한 수표 위조 방지 대책이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도안을 편재보다 더 복잡하고 정교하게 하고, 평판인쇄를 조폐공사의 凹(요)판으로 정밀인쇄하고, 수표용지는 ‘워터마크’, ‘프레스마크’나 특수 섬유를 혼입해서 제조한 특수용지로 하고, 조폐공사만이 하고 있는 특수 번호기와 자외선 잉크를 이용해서 잉크 색체만 봐도 곧바로 식별할 수 있도록 했다.
나름대로는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종합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적인 의미에서 유효한 당시의 위·변조 방지기술은 특수섬유와 자외선 잉크, 워터마크와 프레스마크 정도로 분류해볼 수 있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본격적인 관련 기술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간간이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 신기술이 나왔다고 전해지지만, 아직 국내에는 본격 수용되지 못했다.
1980년대부터는 국내 지폐에도 본격적인 위·변조 방지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장애인용 점자, 혹은 미세문자, 은선 등을 넣음으로써 복사를 통한 위폐 제조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민간에서 개발된 기술 역시 1980년대가 처음이다. 1983년 국내의 한 기업이 ‘라미네이터(신분증명서 포장기)’라는 것을 최초로 만들면서 관련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는 폴리에스터 필름을 활용해 각종 신분증, 출입증, 진찰권을 포장하고 여기에 전자식 회로를 채택한 특수 히터를 쪼이면 포장이 완성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여전히 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위·변조 방지기술의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
1990년대
홀로그램, 암호화기술
1990년대는 위·변조 방지기술의 ‘태동기’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홀로그램 기술을 비롯한 암호화 기술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이미 국내에 신용카드가 보급되기 시작할 때였다. 당시 비자카드, 마스터카드사에서는 홀로그램을 활용해 비둘기 모양이나 특정 영문 글자를 카드에 새겨 넣고 이를 통해서 위조 카드를 걸러내기 시작했다.
비자카드의 경우 이 홀로그램을 사용하기 이전인 1980년대에는 위·변조로 인한 손해가 약 1,100만 달러에 달했지만, 홀로그램을 도입한 이후 손해는 74만 달러로 떨어졌다. 당시로서는 매우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이 아닐 수 없었다.
이 기술은 국내 위조수표 판별에도 상당한 도움이 됐다. 당시에는 이미 컬러 복사기가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위·변조 수표가 꽤 많이 유통되고 있었다. 하지만 1995년부터 정부는 홀로그램 기술을 응용, 수표에 무궁화 무늬나 물음표 등을 새겨 넣고 이를 통해 위조된 수표들을 걸러내기 시작했다. 또한 1990년대부터는 적외선 및 자외선을 이용한 기술들도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적외선은 아주 작은 덧칠이라도 구별할 수 있으며, 자외선은 매우 특수한 화학물질까지 감별할 수 있기 때문에 지폐는 물론 각종 신분증명서 등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RFID, 나노기술, QR코드 등 최신 혁신기술
2000년에 들어 위·변조 기술 자체가 혁신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위·변조의 대상 자체가 확연하게 넓어졌다. 과거에는 지폐가 주요 위조의 대상이 됐지만, 이때부터는 화장품, 명품 등으로 위조의 대상이 확연하게 넓어졌다. 화장품의 경우에는 RFID를 활용해 용기의 진품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극소형 칩에 상품 정보를 저장하고 안테나를 달아서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제품에 부착된 태그는 생산부터 유통, 보관, 판매, 소비의 전 과정을 다 인식하고 있고, 이는 인공위성이나 이동통신망을 통해서도 전송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위조 제품을 판별해낼 수 있다.
특히 지폐 분야의 경우 최근에는 이른바 ‘나노인쇄’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 이는 지폐에 드러나는 인쇄문자나 문양을 기존의 1,000분의 1 크기까지 줄여서 새겨 넣음으로써 최고의 위조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비용이 그리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향후 위조지폐 방지를 위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는 DNA를 활용한 위조 방지기술도 활성화되고 있다. 미국 어플라이드DNA사이언스(APDN)사는 식물에서 추출한 특별한 DNA를 화장품 용기나 알약, 또는 음식에 발라 위조를 구분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만약 이 잉크를 대상물에 바르면 평상시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지만, 특정한 조명을 비추면 잉크를 바른 부분이 붉게 변하게 된다. 물론 이 DNA는 천연 물질이기 때문에 인체에 해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2000년부터는 본격적인 디지털 시대가 펼쳐짐에 따라서 모바일 앱을 통한 진품 여부 확인도 가능해지기 시작했다. 특정 앱을 내려받아 제품의 바코드나 QR코드 등에 3~4초 정보를 스캔하면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상위권 화장품 업체들도 서둘러서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이렇게 위·변조 방지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앞으로 위·변조 기술도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이러한 진품과 가짜 사이의 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남훈 전문기자

조회수 : 2,187기사작성일 : 2018-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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