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누리호에 항법장치 탑재, 우주시대 개막에 동참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누리호용 위성항법장치 2013년 우리나라가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를 쏘아 올리기까지는 160여 개 민간기업이 요소요소에서 제 몫을 단단히 했다. 넵코어스㈜(대표 윤상준)도 그중 하나다. 나로호에 탑재한 위성항법(GNSS : 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 수신기를 개발, 제작해 위성의 흔적을 땅에서 세세하고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막중한 역할로 우주시대 개막에 동참했다. 3개의 GNSS 안테나와 1개의 GNSS 수신기로 구성된 넵코어스의 위성발사체용 GNSS 항법 시스템은 나로호 2단 로켓에 설치돼 위성을 전방위적으로 모니터링했다.
위성발사체에 사용하는 위성항법수신기는 일반 위성항법수신기와 다르다. 초당 수㎞ 이상의 속도와 파이로 충격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고도 또한 수백㎞ 이상에 이르도록 안정적으로 동작해야 한다. 넵코어스는 자체 기술로 이처럼 열악한 환경을 극복한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나로우주센터에서 기술 실증을 목적으로 발사한 누리호 시험발사체에 탑재된 GNSS 항법장치 또한 넵코어스 작품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것으로, 4개의 안테나와 위성수신기로 이뤄져 있다. 누리호는 오는 2021년 첫 발사가 예정돼 있다.
넵코어스는 위성항법 솔루션을 바탕으로 업계를 이끌고 있는 항법 전문기업이다. 항법 관련 보유 특허만 23건에 달한다. 항법은 전파신호나 천문, 지질 정보를 이용해 배나 비행기의 위치 및 이동경로를 계획하거나 결정하는 방법을 의미한다. 즉, 현재 내가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지를 알려주는 기술이다. 자동차 내비게이션, 선박의 항로나 상태, 휴대전화 기지국 간 동기화 등이 모두 이 기술을 바탕으로 구동된다. 넵코어스는 위성항법과 시각, 주파수 동기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칩부터 시스템까지 항법 관련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과학연구소, 국립해양측위정보원, 중앙전파관리소, LIG넥스원㈜, ㈜한화,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대한항공 등 쟁쟁한 기관과 기업들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유일의 위성항법 방산기업으로 세계적인 항재밍기술 자랑
넵코어스의 전신은 1996년에 설립된 통합항법 전문기업 한양네비콤이다. GPS 기술이 미국을 중심으로 항공이나 이동통신, 군사분야 등에만 극히 제한돼 쓰이던 때에 휴대전화 대중화로 이동통신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군사무기의 첨단화, 항공항법의 발달, 우주과학 발전 등에 GPS가 이용될 것으로 전망한 대학교수 몇 명이 의기투합한 것이 시작이었다. 실제로 이 전망은 주효했다. 이동통신시장을 중심으로 두각을 나타내던 넵코어스는 2002년 군에 적용한 GPS를 최초로 국산화하면서 성장 기반을 다졌다. 이후에는 GNSS 신호처리 솔루션, 위성추적 신호처리, 통신 솔루션, 통합항법 솔루션, 원자시계 개발 등 원천기술을 확보하며 기술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2013년 국내에서 유일하게 위성항법 방산기업으로 지정된 것도 이처럼 독보적인 기술력과 뛰어난 품질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특히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던 유도무기계측 시스템, 유도폭탄용 통합항법 시스템, 다중대역 안테나 개발에 도전, 성공하며 국방력 강화의 일등공신으로 부상했다. 최근 항법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로 부상한 전파교란 대응 기술 또한 넵코어스가 독보적이다. 잡음이나 교란에 취약한 GNSS 신호를 전파교란으로부터 차단하는 위성항법 항재밍기술은 세계 유명 보고서에서 국내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세계 20개 항재밍플레이어 중 한 곳으로 언급될 정도다.
2015년 절충교역을 활용해 미국 하니웰 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자주포에 필요한 첨단관성항법장치 생산 및 정비기술을 이전받은 것도 눈에 띄는 행보다. 절충교역은 해외 방산기업으로부터 방산물자를 수입할 때 일부 기술도 함께 이전받는 국제 무기거래 관행이다. 하니웰의 관성항법장치는 잠수함이나 항공기, 미사일 등에 장착돼 자기 위치를 감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GNSS 신호가 없는 곳에서도 표적을 정확히 탐지하고 조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넵코어스는 자체 비용을 투자해 진동, 기온, 습도 등의 변수에도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생산 및 정비기술을 정확히 이전받는 데 성공했다.
1_ 윤상준 대표는 우주항공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혁신을 추구하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2_ 넵코어스는 복합진동 및 안테나 전용 시험공간인 안테나 챔버를 갖추고 있다.
NADCAP 인증은 글로벌 시장 진출 청신호
넵코어스는 2015년 우주항공 국제품질경영시스템 표준인 AS9100 인증을 획득하고, 지난해 국내 인쇄회로기판 조립품(PBA) 제조기업 최초로 ‘국가 항공 및 방위산업 협력업체 자격 인증제도(NADCAP)’ 인증을 획득했다. 보잉, 에어버스 등 유명 항공기업과 항공우주 관련 제품을 개발, 제작하는 기업들은 완벽한 품질 확보를 위해 부품공급 협력 기업들의 AS9001 및 NADCAP 인증획득을 의무화하고 있다. 두 가지 인증을 모두 획득한 넵코어스는 이를 바탕으로 절충교역의 성과를 글로벌 시장으로 이어가겠다는 포부다.
“현재 방산 및 항공우주 분야는 변화의 시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유인기에서 무인기 시장으로 바뀌고, 기술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있죠. 저희는 이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밀도 있는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점해나갈 계획입니다.”
윤 대표는 이종기술을 결합시켜 해마다 혁신 사례를 도출하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자율주행자동차 등 민수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넵코어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세계를 무대로 보폭을 넓히는 넵코어스의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위성항법(GNSS)
20여 년간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한 넵코어스는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성항법기술 보유 기업으로 꼽힌다.
항재밍(Anti-jamming)
잡음이나 교란에 취약한 GNSS 신호를 전파교란으로부터 차단하는 위성항법 항재밍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NADCAP 인증
국내 PBA 제조기업 최초로 ‘국가 항공 및 방위산업 협력업체 자격 인증제도’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앞으로 글로벌 항공우주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로 작용한다.
글 이은정 전문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