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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코, 입 훔친 융복합형 농업 비즈니스
팀파머스 _ 유기농카페 & 파머스가든

확대보기민병현 대표와 동생 민병재 씨민병현 대표(오른쪽)는 동생이 창업에 힘을 보태면서 용기가 생겼고, 사업도 활성화됐다며 기뻐한다.

용감한 형제의 농업창업 도전기

춘천에서 승용차로 10여 분, 버스로 30여 분 거리인 신북읍 지내리에서 태어난 형제가 있다. 부모는 40년 이상 토마토, 오이 등의 시설채소 재배 농업인이었고, 두 아들은 성장기 내내 농사일을 거들었다. 큰아들은 체육학을 전공한 후 플랫폼 비즈니스에 뛰어들었고, 작은아들은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하지만 3년 전에 두 아들은 고향으로 돌아와 생산, 체험, 식음료 서비스, 유통을 결합한 새로운 농업 콘텐츠를 사업화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들이 뿌린 씨앗은 꽃이 피고 가지를 치기 시작했다. 춘천판 용감한 형제들, 농업회사법인 팀파머스(대표 민병현)의 이야기다.
유년시절부터 집안 농사일을 거들면서 성장한 민병현 대표. 농사꾼의 고됨을 익히 잘 아는 그는 대학 졸업 후에 부모님을 돕고자 농산물 온라인 유통 사업을 택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활성화되지 못했다. 서울로 올라가 친구와 액티비티 플랫폼 스타트업을 만들고 사업화에 도전했지만,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경영의 한계를 느꼈다. 사회 초년병으로서 몇 년간 좌충우돌하며 비즈니스를 경험한 그는 결국 일과 희망의 해답을 농업에서 찾기로 했다.
“2016년에 결혼하면서 아내의 동의를 얻어 귀농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업기반 창업을 지원하는 ‘청년창업농’ 1기로 참여해 농업법인 회계, 경영 관련 교육을 받았고, 그해 가을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두려움이 많았지만 동생이 제 손을 잡아줬습니다.”
팀파머스의 창업 무대가 된 고향 지내리는 20여 농가가 옹기종기 들어앉아 벼농사와 시설채소를 재배하는 작은 마을이다. 형제는 마을 앞에 비어있는 식당 건물을 임대했다. 직접 보수를 하고 페인트칠과 인테리어도 했다. 유기농카페를 열면서 이듬해 봄에 카페 앞뒤의 휴경지를 임대해 유채꽃을 심었더니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기회는 이때다’라고 여기며 그곳에서 10여㎞ 떨어진 소양강변의 건물을 임대해 주변에 꽃을 심고 수제빵과 피자를 서비스하는 ‘파머스가든’도 개점했다. 2018년 6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2019년에는 무려 15만여 명의 고객이 다녀가면서 매출이 10억여 원으로 뛰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기 전인 6월 말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상반기 6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확대보기카페 야외석과 유기농 음료

체험 콘텐츠의 차별화, SNS 홍보가 빚은 합작품

마트도 없던 작은 시골마을에 팀파머스가 혁신을 불러온 성공 창업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주목해야 할 것은 콘텐츠다. 유기농카페와 베이커리에서는 현지 농민들이 생산한 오이, 토마토, 감자, 당근, 고구마 등의 유기농 야채를 이용한 음료, 피자, 빵을 만들어 서비스한다. 주변에 조성한 다양한 식물과 꽃을 보며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지내리 유기농카페 옆엔 저수지가 있어 산책 코스로도 그만이다. 또 화분을 분양받을 수도 있고, 동네에 있는 농산물 직거래 매장에서 신선한 농산물을 구입할 수도 있다.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보고, 먹고, 체험하고, 사고, 쉬면서 힐링을 추구하는 융복합형 농업 비즈니스다. 도시 사람들을 시골 마을로 끌어들인 힘은 무엇보다도 유기농카페 주변의 2만㎡(약 6,000평)에 심어진 화초와 식물 그리고 베이커리 주변에 조성된 정원이다. 계절마다 피는 꽃과 이색식물은 자연 속의 힐링 공간이 되어 이곳을 찾는 고객들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또 하나의 성공 포인트는 자연스럽게 확산된 SNS 홍보다. 민 대표가 처음부터 이런 콘텐츠를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 문을 열 땐 농산물 온라인 유통 사무실이자 동네사람들이 오가며 커피 한 잔 마시는 공간을 생각했었다.
“2018년 봄 유채꽃이 만발했을 때 SNS에 사진을 올렸는데,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찾아와 촬영을 한 후에 사진과 카페 정보를 소개했어요. 그때부터 평일에는 춘천 시민들이, 주말에는 수도권 고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했어요. 이것이 계기가 되어 유기농카페와 베이커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했습니다.”
농업분야 창업은 누가 뭐래도 땀이 있어야 결실이 뒤따른다. 그 넓은 땅에 식물과 꽃을 가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 민 대표와 동생 병재 씨는 아침 6시면 일어나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트랙터로 밭을 갈고 직접 씨를 뿌리며 풀을 뽑고 가꾼다. 이곳의 식물과 화초들은 처음부터 씨앗을 구입해 직접 싹을 틔워 기르기 시작한 것이다. 화원 조성 첫해는 씨앗을 사다가 부모님이 거주하는 고향집 안방에 보물단지처럼 모시면서 싹이 날 때까지 밤낮으로 들여다보기도 했다. 형제는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농사일을 거들고 경험한 것이 나름 농업에 대한 이해와 화초재배에 큰 힘을 발휘한다는 데 동의한다. 농사의 기초를 알고 뛰어들었기에 순조로웠으며, 농촌에서는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 땀 흘리지 않으면 그만한 대가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실천했기에 오늘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고 자신한다.

확대보기카페 내부 전경유기농카페에서는 현지 농민들이 생산한 토마토, 당근, 고구마, 사과 등을 활용해 만든 음료를 제공한다.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비즈니스에 도전

올 들어 민 대표는 신설 법인인 꽃밭컴퍼니를 설립하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꽃 원물과 추출물을 이용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원료를 공급하는 한편, 자사 제품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강원대학교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제품화를 진행 중이다, 또 현재 비어 있는 유기농카페 건물 2층은 리모델링을 통해 에어비앤비 서비스로 바꿔놓을 작정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아이템들이 각광받는 요즘 트렌드에 따라 춘천시내에 베이커리 안테나숍을 개점해 파머스가든에서 제조한 베이커리와 피자 등을 도시 고객들에게 신속히 배달, 공급하겠다는 전략도 있다. 형제는 단기간에 사업이 이렇게 잘되고 확대될 줄은 자신들도 기대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꽃밭컴퍼니의 매출 발생과 함께 최근 신설된 ‘농촌융복합사업자 인증’까지 받게 되면 사업은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에서의 성공 창업의 첫째 조건은 농업을 알아야 하고, 직접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하는 민 대표. 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꽃은 아름답지만 저절로 크지 않는다”고 조언한다.

박창수 기자, 사진 김윤해 기자

조회수 : 2,893기사작성일 :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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