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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해야 보이고 살아봐야 느끼는 진짜배기 로컬
두리하루 _ 로컬여행 길나장이

확대보기최지환 대표최지환 대표는 책상 앞에서 상상만으로 로컬을 제대로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 토박이 청년, 경남 하동에 마음을 뺏기다

“하동에 오면 대개 쌍계사에 들러요. 그곳에서 멀지 않은 국사암에서 쌍계사로 내려오는 길이 정말 예뻐요. 회남재에 올라 바라보는 악양 전경이 일품이고요. 또, 해 질 녘에 평사리 모래사장에 앉아 있으면 누구라도 시인이 될 겁니다.”
두리하루 최지환 대표는 만나자마자 하동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밀히 말하면 악양에 대한 자랑이었다. 경남 하동군 악양면은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슬로시티로 선정됐다. 박경리 작가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드넓은 평사리 들판이 있고, 그 남쪽으로 섬진강이 유유히 흐른다. 관광지로 유명한 화개 못지않게 차밭이 많은 데다, 너른 들판 위로 패러글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활공장이 구재봉, 형제봉 두 곳이나 된다.
서울 토박이 청년 최지환은 이런 악양을 품은 하동에 마음을 뺏겼다. 그길로 하동을 기반으로 하는 로컬여행사 두리하루(전 플레이플래닝)를 창업하고 여행 브랜드 ‘길나장이’를 론칭했다. 길나장이는 길라잡이의 옛말로, 예전에 수령이 외출할 때 길을 안내하는 것을 업으로 하던 사령을 일컫는다.
“지난 5월에 삶의 터전을 아예 하동으로 옮겨왔어요. 그저 하동의 포근함에 빠져들었다고나 할까요. 특히 마음이 지쳤을 때 지리산 골짜기에 싸인 악양에 오면 그 포근함과 따듯함에 위로를 받아요. 실제로 와서 보고 경험하면 제 말에 공감할 수 있는데…. 그래서 길나장이를 자처했습니다.”

현지 청년이 길나장이로, 삶의 공간에 스며드는 진짜배기

확대보기최지환 대표 기차를 타고 구례구역에 도착하면 여행 길라잡이가 기다리고 있다. 여행 길라잡이는 하동에서 삶을 꾸리며 사는 청년. 그이가 이끄는 대로 이동한 첫 번째 여행지는 우리나라 제일의 노송 숲인 하동송림. 이곳에서 가볍게 산책을 즐기고 난 후 현지 맛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후 국사암에 올랐다 쌍계사로 내려와 경내를 찬찬히 둘러본다.
다음 여행지는 정금차밭. 녹차밭을 눈에 담고 다원에서 주인장의 이야기와 함께 녹차를 마신다. 마지막 여행지는 뜻밖에 폐교다. 국악 명창 부부가 폐교를 인수해 한때 판소리학교로 운영했으나 지금은 온전히 사적으로만 사용하는 공간이다. 가까운 계곡에 발을 담그고 달콤한 수박 한 조각을 베어 물면 이들 부부의 아들인 길라잡이 청년의 판소리 공연이 이어진다. 저녁 메뉴는 하동지역 막걸리와 바비큐.
다음날 일정은 칠불사 여행으로 시작해 섬진강변 드라이브로 끝이 난다. 어느 날에는 평사리 모래사장에 엉덩이 깔고 앉아 온통 검붉게 물들어가는 저녁 하늘만 넋 놓고 바라보기도 한다.
두리하루 길나장이 하동 여행은 대개 이런 식이다. 하동에 사는 청년이 직접 길라잡이가 되므로 ‘로컬 가이드가 이끄는 패키지 여행’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최 대표는 지역 어르신들을 찾아다니며 알음알음으로 소개받아 녹차밭을 운영하는 부모 곁에 파티쉐로 돌아온 딸, 대를 이어 국악을 전공하는 아들 등 길라잡이 현지 청년을 발굴했다.
지난 3월부터 비즈니스 모델로서 길나장이의 가능성을 타진한 결과는 기대 이상. 20~30대를 타깃으로 서너 명씩 소규모 여행객을 모집해 진행한 결과, 국내를 패키지로 여행하는 것이 생소하긴 해도 하동을 구석구석 알고 힐링할 수 있는 여행이었다는 평이 잇따랐다.
“서울에서 로컬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행사 대부분이 플랫폼 역할만 합니다. 당연히 여행 전체를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죠. 로컬여행은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책상 앞에서 상상만으로는 로컬을 제대로 알 수 없어요. 직접 다녀보고 느껴보고, 가능하면 살 부대끼며 살아봐야 제대로 압니다. 로컬여행은 단순히 풍경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구석구석 현지 주민의 삶 속으로 스며들도록 해줘야죠. 실제로 제가 직접 살아보니 하동엔 숨은 명소가 더 많습니다.”

확대보기정금차밭하동의 명소인 정금차밭. 싱그러운 야생 녹차밭 사이를 거닐거나 정자에 올라 전체를 조망하면 절로 힐링이 된다.

지역축제로 발견한 로컬, 하동에서 가능성을 점치다

최 대표가 로컬에 관심을 가진 건 지역축제 관련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너나 할 것 없이 함께 어우러지는 지역축제의 흥겨움에 빠져들었고 그것을 업으로 삼았다. 2016년 여주 흥천면 상백리 축제인 ‘놀 페스티벌 여주 상백리 남한강 불놀이’를 시작으로 강원도 평창 더위사냥 축제, 대관령 눈꽃축제, 경기도 파주장단콩축제, 이천쌀문화축제 등 크고 작은 지역축제를 기획, 감독하며 로컬 속으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일하는 동안 사람을 얻고 로컬을 알게 되며 배운 것도 많았으나, 나름의 속앓이도 깊었다는 최 대표. 지역에 도움이 되고자 시작한 것이 이런저런 이해관계에 얽혀 애초의 취지가 훼손되고 건강한 마을 생태계를 이루는 데 한계를 느꼈던 것.
그러다 눈에 띈 것이 로컬여행이었다. 3년간 지역축제에 몰두하다 잠시 숨을 고르러 하동에 머문 것이 계기가 됐다. 정확히는 두리하루 창업을 도왔다. 2018년 첫발을 내디딘 두리하루는 본래 하동지역의 60대 은퇴자 몇명이 아름다운 하동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바람에서 시작한 로컬여행사. 창업을 돕고 여행 프로그램 기획과 진행까지 맡았던 최 대표는 이 과정에서 하동을 자세히 보고 제대로 알게됐다. 때마침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넥스트로컬’에 선정되면서 최 대표가 그리는 로컬여행에 속도가 붙었다.
최 대표는 현재 ‘자연에서 만나는 진짜 휴식, 하동힐링’, ‘청년 농부와 함께하는 하동여행’, ‘(하동으로 귀촌한 청년이 반한 것들만 골라낸) 살아보니 보이는 하동여행’, ‘58 청춘을 위한 자연치유 하동여행’ 등 다양한 로컬 프로그램을 준비중이다. 물론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남아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기로 잠시 거리두기를 하는 동안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아볼 계획이다.

이은정 기자, 사진 박명래 기자

조회수 : 3,629기사작성일 :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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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글 목록전체의견보기
  • 6
    비젼
    2020-10-09
    하동 ~ 하동 ~ 이렇게 멋지군요. 꼬 ~옥 방문 할껍니다.
  • 5
    학동
    2020-10-09
    하동이 정말 방문하고 싶은 고장이네요ㅡ 여기서 재첩국 ㆍ 참게탕도 먹고 싶어요 . 힐링은 하동에서 할께요 좋은글 감사해요
  • 4
    소울메이트
    2020-10-08
    하동만큼 아름다운 곳이 없지요. 제 소울메이트도 하동으로 이사갔던데ㅠ
  • 3
    테스형
    2020-10-08
    하동 너무 좋아보이네요~ 나중에 꼭 방문할게요!
  • 2
    순심이
    2020-10-08
    하동 너무 가보고 싶어요~~!! 대표님이 소개해주시는 하동이 너무 궁금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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