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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네스트, 코로나19 위기에 10개월간 전면 재택근무

프리미엄 펫푸드 전문 커머스 ‘퍼플스토어’와 반려동물 콘텐츠 플랫폼 ‘퍼플잼’을 운영하는 퍼플네스트(대표 유지수)는 올해 1월부터 전면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사무실이 공유 오피스에 자리해 있어 코로나19 감염 위기로부터 매일 출근하는 구성원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비즈니스상 급한 미팅이 있을 때만 사무실에 모였다. 여느 대기업보다 한발 앞선 퍼플네스트의 이 같은 행보는 제대로 주목받았다.
사실, 퍼플네스트가 이처럼 발 빠르게 전면 재택근무에 돌입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부터 주 1회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7년 창업 후 구성원이 하나둘 늘었는데, 대부분 서울이 아닌 경기도에 살았어요. 그만큼 출퇴근에 들이는 에너지가 상당했죠. 또,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1인 가구가 대부분이라 반려동물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었고요.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각자 집에서 일하면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왔고, 이를 반영해 지난해 4월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했습니다.”
퍼플네스트는 직군마다 재택근무 요일을 다르게 하고 월 단위로 다시 정했다. 가령 상품기획팀은 수요일에, 개발팀은 월요일에, 출퇴근에 쓰는 에너지를 아껴 각자 집에서 업무에 임했다. 커뮤니케이션은 대부분 클라우드 협업 메신저 슬랙(slack)으로 진행하고, 필요한 경우 화상회의 솔루션 줌(ZOOM)을 활용했다. 또, 노션(notion)과 팀 공용 폴더를 통해 업무를 공유하고 이해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무엇보다 정확하고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구성원 간 싱크(sync)를 맞춰나갔다.
일주일에 하루 재택근무를 시행한 결과는, 유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만족스러웠다.” 더 나은 워라밸은 기본이고, 출퇴근에 들이는 에너지를 업무에 집중하니 효율이 높아졌다. 성과 기반의 조직이라 개인의 성과가 이를 뒷받침했다. 유 대표는 화상회의를 통해 이동시간을 줄이니 시간 활용도가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회의 및 의사결정에 대한 히스토리를 누구나 검색해 확인하고 관련 대화 및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찾아볼 수 있어 오히려 대면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뛰어넘는 장점도 발견했다.
유 대표는 올 초부터 별다른 애로 없이 전면 재택근무를 시행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내부적으로 최소한의 규칙을 정하고 구성원이 이를 존중하며 지킨 것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실제 퍼플네스트는 보안, 예측 가능성, 싱크, 서로에 대한 배려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재택근무 세부 규칙을 정했다. 비밀 유지가 가능하고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할 것, 회사에서 제공한 랩톱으로만 작업할 것, 목요일을 제외하고 재택일을 원하는 대로 하되 팀의 업무방식과 상황을 고려해 효율에 가장 좋은 방식을 상의해 정할 것, 대면 미팅이 필요한 사안은 팀원의 재택근무보다 우선시할 것, 오전 9시~오후 7시 공식 커뮤니케이션 시간에는 5분을 넘기지 않고 답할 것, 장시간 자리를 비울 때는 상태 메시지로 표시할 것 등. 그리고 자율성이 중요한 만큼 방임이나 방종, 방치되지 않도록 서로 존중하고 규칙을 지켜나갔다.

확대보기유지수 대표재택근무 중인 직원과 화상으로 회의하는 유지수 대표

재택근무는 복지 아닌 선택의 문제

확대보기유지수 대표 유 대표는 재택근무를 복지가 아닌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선택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선택한 전면 재택근무는 일주일에 하루 재택근무하던 것과는 결이 달랐다. 무엇보다 거래처와의 커뮤니케이션 등 외부와의 싱크에 애로를 겪었다.
“저희는 이미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비대면 방식에 익숙해졌지만, 거래처 대부분이 미처 준비하지 못해 화상으로 회의하는 것을 어색해하고 낯설어했어요. 그래도 3~4월쯤 되자 하나둘씩 솔루션을 활용한 비대면 방식에 익숙해지더라고요.”
전면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중에도 퍼플네스트는 꾸준히 성장했다. 기존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리뉴얼해 사용자 편의를 높였으며,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유통구조를 단순화한 직거래 라인도 늘려나갔다. 현재는 미국의 프리미엄 반려동물 간식 브랜드 폴카톡베이커리, 100% 원물 재료로 만드는 영국 펫푸드 브랜드 어플라우즈 등과 직거래 중이다. 또, 지난 8월에는 임시주주총회를 화상을 통해 진행하기도 했다. 주주들이 먼저 요청한 사항이라 법적 하자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무사히 주주총회를 치렀다고. 유 대표는 “이런 변화가 하나둘씩 모여 뉴 노멀로 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가령 신입사원 교육 같은 문제다.
“재택이나 화상회의 등 비대면으로 업무를 진행할수록 개인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스킬이 아주 중요해집니다. 구성원 모두 업무에 적응하고 기업문화를 체득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 또한 훈련돼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신입사원은 이런 훈련을 받기 전이라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를 받기 쉽죠. 저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입사원이 속한 팀의 재택근무를 줄였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스킬에 신경 쓰는 건 유 대표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의견이 정확하게 전달되는지 늘 긴장하게 된다는 것. 이런 이유로 정확하게 소통하기 위해 긴장하고 스스로 꾸준히 훈련한다고 밝혔다.
퍼플네스트는 지난 10월 12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전면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일주일에 하루 또는 이틀 재택근무하는 것으로 전환했다. 개발팀은 주 1회, 운영팀과 상품팀, 디자인팀은 주 2회 각자 집에서 일하고 있다. 이 같은 선택을 한 이유는 간단명료했다. 구성원들이 원했기 때문이다.
“전면 재택근무에 큰 애로를 겪지 않았으나, 그것을 지속하고 싶다는 구성원은 없었습니다. 어느 정도 자율이 좋은 것이지, 내내 긴장감 있게 일하기가 쉽지는 않거든요. 재택근무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긴 해도 조화와 균형이 중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결국은 재택근무를 하든 하지 않든, 시행한다면 일주일에 며칠을 할지 등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유 대표는 재택근무 시행을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여러 선택지 중 하나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확대보기반려동물 식기 네스트보울퍼플네스트에서 자체 개발한 반려동물 식기 네스트보울

비대면 근무와 마케팅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

퍼플네스트뿐만 아니라 코로나19 감염 위기 탓에 재택근무를 시행하거나 시행한 적이 있는 기업이 부쩍 늘었다. 국내 기업의 재택근무 도입률이 4.5%에 불과했던 것이 불과 2년 전이다. 지난 9월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한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재택근무를 도입한 사업장이 48.8%에 달했다. 또한 조사 대상의 25.6%는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활용하고, 26.2%는 일부 직원에 한정해 시행하겠다고 응답했다.
재택근무 확산에 따라 화상회의나 비대면 영업 역시 또 하나의 업무방식으로 부상했다. 중소기업의 원격·재택근무를 지원하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에 신청한 기업이 지난 11월 4일 기준으로 4만 곳을 웃돌았다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개발해 온라인 채널을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화상상담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는 기업도 점점 느는 추세다. 이 같은 업무방식 변화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응답이 66.7%에 달하고, 직원 10명 중 9명(91.3%)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재택근무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 있다. 응답자의 64.2%가 자유로운 제도 활용 분위기 조성을, 47.3%가 IT 인프라 구축 및 개선을 선행 조치로 꼽았다. 또, 정부 차원에서 노동법 가이드라인 마련(48.9%), 인프라 구축 등에 비용 지원(44.2%), 사회적 분위기 확산(41.3%) 등에 대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뉴 노멀은 특정 분야나 특정 생활 반경에 국한되지 않는다. 직장생활과 업무방식에 번지기 시작한 새로운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변화를 거스를 수 없다면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앞서 길을 걸은 퍼플네스트의 유 대표는 뒤에 따를 기업들에 이런 조언을 건넸다. 첫째, 재택근무에 관한 규칙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정할 것. 둘째, 커뮤니케이션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협업 툴이나 솔루션을 신중하게 정하고 적절하게 활용할 것.

확대보기팀별 재택근무 일정 대시보드팀별 재택근무 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대시보드

이은정 기자, 사진 손철희 기자

조회수 : 3,484기사작성일 : 20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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