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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가운데 토마토가 주렁주렁
솔트웨어

사막의 나라, 중동 카타르에서 탐스럽게 익은 고품질 토마토가 출하되기 시작했다. 이를 가능케 한 것은 K-농업이 만들어낸 식물공장형 육묘재배기와 고온사막형 그린하우스로, 솔트웨어에서 수출한 스마트팜 설비이다. 10년의 노력 끝에 일군 결실이기에 더욱 값진 솔트웨어의 스마트팜 사업은 향후 수출과 내수시장을 동시에 확대시킬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확대보기컨테이너형 육묘재배기와 고온사막형 그린하우스 외관 확대보기컨테이너형 육묘재배기에서 자란 토마토

스마트팜에 쏟아부은 10년

솔트웨어(대표 이정근)는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다. 포털 솔루션 분야의 선두 기업으로 5년 전부터는 세계 최고 클라우드 기업인 아마존과 협력해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창업 18년 차를 맞이한 이 회사는 업력만큼이나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갖추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지난해 매출은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렸다. 직원 수 또한 연구개발 엔지니어 중심으로 100여 명에 달할 만큼 IT 업계에서는 자리를 확고하게 잡았다.
지난해부터 솔트웨어의 이름이 심심찮게 언론에 등장했다. 어찌 된 일일까? IT 뉴스도 있었지만 스마트팜과 중동 진출 관련 내용이 다수였다. K-농업의 개척자로서 신선하고 희망적인 기사였지만, 이정근 대표를 비롯해 스마트팜사업부를 이끄는 이성희 본부장은 만감이 교차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0여 년간 스마트팜 사업을 위해 쏟아부은 시간과 비용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솔트웨어가 스마트팜에 뛰어든 것은 2011년. 이 대표의 눈에는 기존의 솔루션 사업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확대와 성장면에서는 한계가 보였다. 산업 간의 융복합이 이슈로 떠오른 시기였던 만큼 마땅한 연관 사업을 고민하던 중, 미래의 환경과 식량 그리고 노동력 문제에 대한 답을 솔트웨어가 보유한 첨단 IT기술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팜에서 찾았다. 그해에 마침 서울시의 스마트팜 개발 과제에 식물공장 관련 시스템을 제안하면서 주관 사업자로 선정되어 경기농업기술원, 세종대학교, 전자부품연구원 등과 함께 과제를 진행하게 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스마트팜이라는 용어조차 낯설던 시절이었다. 국내에서는 식물공장의 사업화와 비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마침 그해 카타르 정부의 식물공장 사업에 경기도와 함께 제안서를 제출해 네덜란드와 일본을 제치고 공동연구개발 MOU를 맺었다. 예견했던 대로 에너지는 풍부하지만 농사가 어려운 사막지대인 중동지역의 식량안보에 대비한 수출 가능성을 예상했던 터라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왕권제 국가인 카타르와의 비즈니스는 쉽지 않았다. 카타르의 내부 정권 변화로 인해 프로젝트는 도중에 무산됐다. 그 후 이 대표는 중동 국가 수출형 식물공장 구축을 아이템으로 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을 직접 찾아다녔다.
“그야말로 시간과 비용을 쏟아부었습니다. 가능성은 보이는데,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 힘들었어요. IT 사업에서 번 돈을 몇 년 동안 신사업에 쓰면서 직원들 보기 민망할 정도였어요. 포기할까 말까 몇 번을 고민했는지 모릅니다.”

확대보기이정근 대표지난 10년 동안 스마트팜 기술 확보 및 수출 시장 개척에 힘써온 이정근 대표

카타르 사막에서 토마토 생산에 성공

2018년 카타르 정부는 다시 솔트웨어에 식물공장 사업을 제안했다. 당시 대기업을 앞세워 진출을 시도했지만,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대기업이 손을 떼는 바람에 솔트웨어 단독으로 현지 기업과 시범사업 공동투자를 조건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그간 중동 시장 개척 과정에서 식물공장 시스템의 애로점을 알고 있었고, 개선점을 찾아냈던 터였다. 가장 큰 문제는 현지에서는 육묘와 정식 재배를 한 공간에 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 이에 국내에서 사전 제작해 선적이 가능한 컨테이너형 육묘재배기와 고온사막형 그린하우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고, 이를 직접 개발했다. 컨테이너형 육묘재배기 ‘NewWaySeedling-Q1’에는 모종 생산기간을 단축시키는 조명장치, 밤낮의 기온 차 제어가 가능한 생장환경 제어장치, 식물재배관리 시스템 기술 등이 통합적으로 구축됐다. 또 그린하우스 ‘NewWayHouse-Q1’에는 자외선 흡수와 함께 우수한 탄성과 강도를 지닌 투명 직조필름을 비롯해 굴뚝 원리를 이용한 자연 환기, 냉방 배수로, 강제 환기, 순환된 물을 재활용하는 PAD 냉방 등의 기술을 접목시켰다.
그러나 수출 장애물은 또 나타났다. 본래는 지난해 초 육묘재배기와 그린하우스 수출과 함께 인력을 파견해 시범 재배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은것. 카타르는 일찌감치 2월부터 외국인 입국 금지조치를 단행했다. 4월에야 선적됐지만, 정작 전문 인력은 10월이 돼서야 카타르 정부의 협조로 입국이 가능했다. IT 엔지니어와 재배 담당자 등 총 3명의 직원이 현지로 갔다.
컨테이너형 육묘재배기는 크기 40ft(피트) 컨테이너로, 내부엔 육묘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양쪽 3단으로 만들어진 육묘기에서 모종을 키운 후에 크기 1,600㎡의 그린하우스로 옮겨 정식한 후 재배하는 방식을 취한다.
다년간 식물공장 수출을 위해 쏟은 노력과 애정이 드디어 꽃을 피웠다. 육묘를 거쳐 그린하우스에 정식된 후 현재 크고 있는 토마토는 5,000주. 지난 3월 초에 탱글탱글 탐스럽게 열린 토마토의 첫 수확이 이루어졌다. 1㎡당 토마토 25㎏을 거두면 사업을 성공한 것으로 내다보았지만 실제 수확량은 30㎏ 이상으로 예상된다. 카타르는 채소와 과일을 주변 국가에서 전량 수입하다시피 해온 국가인 데다, 최근엔 주변국과의 국교 단절로 농산물 수급이 더욱 힘든 실정이다. 카타르 정부는 200ha의 땅을 스마트팜 부지로 지정해 놓았고, 이번 사업이 성공하면 그중 20ha 정도는 솔트웨어에 할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출 과정에서 새로운 애로 요인도 나타났다. 식물 양육에 필요한 양액용 비료에 담긴 질소로 폭발물을 제조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에 반입이 불가능했던 것. 당장은 현지 직원들이 조달 가능한 재료를 활용했지만, 향후 카타르 정부와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확대보기컨테이너형 육묘재배기 확대보기컨테이너형 육묘재배기컨테이너형 육묘재배기. 40ft 컨테이너 내부에 설치된 육묘 시스템이다.

K-스마트팜 수출에 박차

카타르에서의 시범사업 성공은 솔트웨어의 스마트팜 수출에 청신호나 다름없다. 한국 기업 중 최초로 중동 시장에 K-스마트팜을 수출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물론 이번 시범사업 수출을 매출로만 평가한다면 그 성과는 크지 않다. 다만 카타르에서의 결실은 주변 중동 국가로 수출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신뢰의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향후 중동지역 수출을 성공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야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솔트웨어는 스마트팜으로 미래 성장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카타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스마트팜 시장 공략은 물론이고, 그간 스마트팜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을 무기로 국내 보급형 시장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이성희 본부장은 하반기에는 국내 농민들에게 이 기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국내 스마트팜 시스템의 센서와 구동장비는 대부분 수입산이고, 유선 시스템입니다. 이로 인해 구축비용이 높아 농민들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많았죠. 우리는 무선시스템 기반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센서 개발을 완료했고, 구동제어기도 개발 중입니다. 앞으로 지능형 복합 환경 제어 시스템을 구현할 계획입니다.”
IT 강자답게 솔트웨어는 스마트팜 빅데이터를 구축했고, 딥러닝 기반의 PCA 기술, 스마트팜 정보 수집 기술과 솔루션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활용해 농업 경영 토털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종자와 비료, 농약, 각종 농기구 구매 등 작물과 관련된 매입·매출 정보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재료 구매, 파종, 육묘, 생산, 판매, 유통 등을 한데 묶은 토털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겠다는 것. 그런가 하면 장기적으로는 병충해 방지 원격재배 지원 서비스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대 수확량을 올리기 위한 최적의 생육환경 제어 서비스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는 긴 호흡을 가지고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팜 사업을 급성장시키겠다는 욕심을 내지는 않습니다. 국내외 시장의 환경적 요인을 감안할 때 3∼4년은 지나야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내는 써도 열매는 달다’는 가장 기본적인 성공철학을 실천으로 보여준 솔트웨어. 스마트팜 사업의 결실은 K-농업의 든든한 미래를 앞당겨줄 수 있는 롤 모델로 손색이 없다.

확대보기스마트팜 지능형 복합 환경 제어 시스템솔트웨어는 스마트팜 지능형 복합 환경 제어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빅데이터, 딥러닝 기반 PCA 기술, 스마트팜 정보수집 기술 등을 확보했다.

박창수 | 사진 손철희

조회수 : 2,730기사작성일 : 2021-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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