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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열복 업계의 킹스맨
성광테크 방열복

성광테크는 방열복에 진심인 기업이다. 2006년부터 방열복을 생산하기 시작해 국내에서 방열복 쪽으로는 가장 많은 75개의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인증 부분에서 단연 ‘원톱’이다. 산업용, 소방용, 선박용 방열복은 물론이고 로봇 방열복까지 만들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기도 하다. 성광테크는 방열복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작업환경에 딱 맞춤한 단 하나의 방열복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불의의 사고로부터 작업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굳은 신념이 낳은 결과다.

방열복 업계의 선두주자

“성광테크인가요? 저희 사업장에 이번에 방열복을 비치해야 하는데….”
올 초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한층 바빠진 기업이 있다. 뜨거운 열이나 불길에 의한 피해를 막아주는 ‘방열복’을 만드는 성광테크(대표 정형심)다. 고용노동부는 고열의 작업을 하는 작업자에게 반드시 보호구를 지급하도록 했는데, 방열복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불의의 사고로부터 작업자의 생명을 지켜주는 첫 번째 ‘안전방패’는 방열복이다.
국내 방열복 기업은 단 네 곳으로, 이 중 생산이 활발한 곳을 꼽으라면 세 곳으로 좁혀진다. 성광테크는 규모는 작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인증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인증을 받은 방열복만 75품목에 달한다. 방열복 종류는 산업용, 소방용, 선박용으로 나뉜다. 성광테크는 세 종류의 방열복에서 모두 인증을 받은 기업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다. 성광테크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주최하는 ‘보호장치·보호구 품질대상 품평회’에서 2017년 최우수상, 2018년 우수상을 수상했고, 2019년에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으로 선정됐다. 믿을 만한 방열복 업체에 주문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확대보기성광테크의 산업용 방열복, 소방용 방열복, 선박용 방열복성광테크는 인증받은 산업용 방열복, 소방용 방열복, 선박용 방열복을 생산하고 있다.

확대보기자체 개발 7가지 원단성광테크는 자체 개발한 7가지의 원단을 보유하고 있는데, 성광테크만의 특수 코팅 처리 노하우가 담겨 있다.

자체 개발 원단과 맞춤형 제작기술이 강점

성광테크의 방열복은 무엇이 다를까? 강빈 본부장은 성광테크의 경쟁력으로 앞선 기술력, 다양한 제품, 현장에 맞춤한 제품 제작 등을 꼽는다.
“방열복 원단부터 직접 만듭니다. 국내 생산으로 만든 특수 원단만 일곱 가지입니다. 원단의 재료가 되는 솜을 수입해 실을 뽑은 뒤 저희만의 설계로 원단을 짭니다. 이후 방열복 원단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특수 코팅 처리를 해야 합니다. 여기에 성광테크만의 기술력이 녹아 있습니다.”
이 기술력은 성광테크를 설립한 이복만 회장으로부터 시작됐다. 일찌감치 섬유사업을 하던 이 회장은 원단에 대한 지식이 해박했다. 그는 1980~1990년대 고온의 작업장에서 일어나는 안전사고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에는 방열복이란 개념 없이 모든 산업현장에서 똑같은 작업복을 입고 일했다. 설령 해외에서 들여온 방열복이 있어도 말단의 작업자는 감히 입어볼 수 없는 존재였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던 이 회장은 1990년대 말부터 수년간 방열 원단 개발에 매진했고, 독자 개발한 그 노력의 결과가 지금의 방열 원단에 오롯이 담겨 있다. 이것은 아들인 강 본부장에게도 아직 공개하지 않은 ‘영업비밀’이다.자체 생산한 특수 원단으로 제품을 만드는 방식 역시 남다르다. 작업 환경과 사람에 따라 ‘맞춤’ 방식으로 만든다. 맞춤 양복까지는 아니지만 최대한 방열복을 입는 사람을 안전하게 보호하되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앞치마, 토시, 코트, 장갑, 목보호대, 각반 등 여러 형태로 제품을 생산한다. 여성 작업자를 위한 S 사이즈부터 190㎝가 넘는 남성 작업자도 넉넉히 입을 수 있는 3XL 사이즈까지 제품 사이즈도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장 답사가 필수다. 강 본부장은 주문이 들어오면 현장으로 달려간다.
“작업장의 온도는 어떤지, 복사열을 막는 데는 어떤 원단이 적합한지, 작업자의 움직임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합니다. 또, 입을 사람의 키나 신체조건까지 파악하죠. 보호복에 사람을 맞추는 게 아니라 사람에 맞춘 보호복을 만들자는 게 저희의 소신입니다.”

확대보기강빈 본부장창업주인 이복만 회장의 방열복 제조의 뜻을 이어받아 가업에 뛰어든 강빈 본부장

총알도 뚫지 못하는 방열복을 만들다

‘현장에 맞는 제품 생산’이란 소신이 빛을 발한 순간이 있었다. 타사의 방열 두건을 사용하던 한 작업자가 안면 렌즈 쪽으로 부글부글 끓는 비산물이 튀어 실명하게 됐다. 사고가 터진 회사는 곧바로 더 안전한 새 방열복 제작을 위해 성광테크에 연락을 취했다. 부랴부랴 강 본부장이 현장을 찾았다. 녹아내린 방열복 안면 렌즈에는 당시의 참혹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는 고열 특수렌즈의 결함을 직감했다.
강 본부장은 해당 작업장에 딱 맞는 방열복을 6개월 만에 만들어냈다. 문제가 됐던 안면 렌즈의 안전함을 시험하기 위해 제품을 영국으로 보내기까지 했다. 영국의 공인기관에서 총을 쏘아 제품을 검사하는 피탄실험까지 했고, 이렇게 해서 유럽 기준까지 통과한 제품을 납품할 수 있었다. 그 뒤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5년이 흐른 지금까지 성광테크의 안면 렌즈는 절대 뚫리지 않았다.
강 본부장은 “저희 제품을 사용하고 나서 단 한 건의 산재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데서 희열을 느낀다”며 시원하게 웃었다. 이 일을 계기로 성광테크는 ‘수입 검사’를 더욱 철저히 한다. 수입 검사는 원·부자재에 이상이 없는지 완제품과 동일하게 검사하는 절차다. 작업자의 생명과 직결된 방열복을 만들기에 결함을 원천 차단하려는 성광테크만의 노력이다. 강 본부장은 이를 두고 요리에 비유해 설명했다. 싱싱한 식재료로 음식을 해야 맛있듯, 원단과 주요 부자재가 방열복의 품질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확대보기숙련 미싱사들가장 오래된 경력자가 27년일 정도로 성광테크에 근무하는 미싱사는 모두 숙련공들이다.

성광테크가 꿈꾸는 미래

성광테크가 수입 검사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품 개발이다. 연구개발실을 따로 두고 제품을 개발하는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사용하는 시험기기를 전부 갖추고 자체 테스트를 진행한다. 인증이 백발백중 통과되니 맞춤 제작 의뢰를 한 방열복의 납기가 일사천리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강 본부장은 지금 한창 개발 중인 원단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방열복은 복사열을 받기 때문에 입고 있으면 엄청 더워요. 모든 작업자가 느끼는 가장 불편한 점이에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 쿨링감을 줄 수 있는 원단을 개발 중입니다. 막상 해보니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하지만 끝까지 도전해서 꼭 만들어보겠습니다.” 여기에 보태 강 본부장은 성광테크의 중점 사업으로 소방용 방열복을 중점적으로 알리고 보급하는 것을 꼽았다. 성광테크는 지난해 600세트의 소방용 방열복을 제작, 납품했다. 2022년에는 그 숫자를 1,000세트로 늘려 잡았다. 그는 소방용 방열복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얼마 전 불길을 막아야 했던 한 소방관이 자신의 등을 대서 불을 막는 장면을 봤어요. 사실 프랑스와 같은 나라에서는 소방관들이 초동진압할 때 방열복을 입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방관들은 방화복을 입어요. 방화복과 방열복은 기능적 차이가 분명합니다.”
방화복은 연소되는 시간을 늦추는, 내열성이 있는 원단을 쓴다. 뜨거운 열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다. 반면 방열복은 복사열을 차단해줘 화염에 근접할 수 있다. 비교하자면, 방열복이 방화복보다 열에 더 강하다는 이야기다. 성광테크가 만든 소방용 방열복은 1,500℃의 화염을 8초 동안 분사한 테스트도 거뜬히 견뎌냈다. 이런 이유로 강 본부장은 소방관들이 반드시 소방용 방열복을 입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은 방열복 대신 방화복을 입는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불편한 착용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소방관들 사이에는 알루미나이즈 처리가 된 방열복의 원단이 뻣뻣해 움직임에 방해가 된다는 선입견이 강하다. 하지만 성광테크의 방열복은 프랑스의 소방관 옷을 만드는 것과 똑같은 원단을 사용해 이 점을 가뿐히 극복했다. 실제 만져보니 산업용 방열복과 견줘도 촉감이 엇비슷했다. 강 본부장은 “소방용 방열복의 신제품 인증과 NEP와 NET 인증 획득을 목표로 정진할 것”이라며 올해 성광테크의 목표를 밝혔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곧 쇠퇴라는 그의 굳은 각오가 그대로 전해졌다.

강미숙 | 사진 김윤해

조회수 : 806기사작성일 :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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