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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은 우리 시대 스마트한 경영 전략
스토리텔링은 이렇게 ㈜봄바람 김상아 대표

 

브랜드의 힘은 무엇이며, 어떻게 나올까? 적어도 강력한 브랜드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이 동반된다. 특히 소셜 네트워크의 힘이 강력해진 요즘, 강력한 브랜드일수록 소비자들이 기업을 대신해 스스로 브랜드를 전파하는 주체가 된다. 때문에 갈수록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끊임없이 브랜드에 스토리텔링의 감성을 주입한다. 그렇다면 어떤 스토리텔링이라야 소비자를 감동시킬 수 있을까? 스토리텔링 전문 미디어 그룹을 표방하는 ㈜봄바람의 CEO로, 또한 현역 스토리텔러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김상아 대표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봄바람’이라는 회사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전 직원 25명의 중소기업입니다. 인원의 절반 정도는 기획자이고 나머지 절반은 디자이너와 영상PD 등 제작을 담당하고 있죠. 스토리텔링을 내걸고 회사를 차린 게 2004년입니다. 짧다면 짧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우리는 그동안 스토리텔링이 뭘까, 이 일은 왜 하는 걸까, 우리의 미션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왔어요. 결과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스토리텔링은 ‘어렵고 복잡하고 지루한 것을 쉽고 심플하고 재미있게 재구성하는 것’이라는 정의를 내리게 됐죠. 또한 개인이든 회사 브랜드이든, 나다운 것을 만들자는 게 우리의 미션이 됐습니다. 우리 회사의 슬로건이 ‘더불어 나답게, 무브 바이 스토리(Move by story)’로 정해진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대기업의 스토리텔링 작업을 위주로 해왔지만, 중소기업의 작은 브랜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중소기업의 발견되지 않은 이야기를 발굴해 멋지게 피어나게 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뭔가 표현하고 싶고, 소통하고 싶은 것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대다수의 기업은 여전히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고 인지시킬지 갈피를 못 잡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보겠다고 나서지만, 처음에는 매우 복잡하고 흥미롭지도 않으며, 얽히고설켜 풀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날것 그대로 표현하게 되면 사람들은 굳이 시간을 들여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어지고요. 스토리텔링은 그런 정리되지 않은 것을 쉽고 단순하면서도 재미있게 재구성해서 관심이 없던 사람에게도 매력적이게 만들고, 결국 상대(고객)의 마음을 움직여서, 궁극적으로는 행동변화를 유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 행동변화를 유발하는 첫 단추는 감동이고, 감동을 줘서 행동유발이 가능하게 하는 최단거리로 가는 길이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해요. 그저 물건을 팔겠다는 전략이 아니라 스토리텔링을 통해 상대의 행동변화가 일어나고, 그로써 그들의 삶이 더 풍부하고 좋아지도록 도움을 주는 일이죠.

감동을 주는 스토리텔링이란?
이솝우화 「바람과 해」를 보면,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옷을 벗지 않던 남자가 햇빛이 따사롭게 비치자 옷을 벗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기업이 억지로 강요해서 ‘좋다’거나 ‘해야 된다’고 강조하면 소비자들은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감동이 없으니 소비자들은 경계를 하게 되고 장삿속이라고 판단하게 되죠. 반면에 좋은 스토리는 햇빛을 비추듯 자연스러운 행동변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중소기업, 특히 오너 체제의 기업에게 스토리텔링은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어요. 회사의 걸어온 길과 자신의 삶이 다르지 않은 오너는 대기업처럼 큰 조직 구성원이 한정된 시간 안에 만들어낸 스토리에 비해 훨씬 더 특별한 스토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기업의 역사가 곧 자신의 인생이기도 한 작은 소기업, 자영업, 개인이 주인이 되는 브랜드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더 오랫동안 생명력을 가지고 자랄 수 있고, 자연스러운 감동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텔링에 성공한 인상적인 사례는요?
우리 회사가 위치한 홍대 쪽에서 이웃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이자 액션서울의 대표인 이장섭 씨가 기억납니다. 몇 년 전, 이분이 경북 봉화에서 사과농장을 하는 젊은 농부와 협업 프로젝트를 한 것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죠. 이 프로젝트로 시골 과수원의 이름 없는 사과에 불과했던 제품이 ‘파파사과’라는 브랜드를 얻었고, ‘파머스파티’라는 쇼핑몰로도 운영되고 있어요. 여기서 더 나아가 최근에는 파파사과를 소재로 한 테마마크까지 만들고 있죠. 사과라는 1차산업이 파파사과라는 브랜드를 달고 제조, 가공을 거치며 2차산업이 되고, 더 나아가 3차산업인 테마마크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게 바로 스토리텔링의 힘이에요. 스토리텔링은 그저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꼭 맞는 하나의 스마트한 경영전략을 짜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스토리텔링의 실패를 줄이기 위한 노하우가 있다면요?
브랜드에 대한 깊은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이것을 우리는 ‘딥 다이브(deep dive)’라는 용어로 표현하죠. 영국의 스토리텔링 컨설팅사인 IDEO(아이디이오)에서도 쓰는 노하우인데, 깊이 천착해서 그 브랜드의 뿌리까지 정말 내 것처럼 알고 파악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스토리텔링의 첫 단추예요. 그런데 종종 그 뿌리를 파악하기도 전에 기업에서는 빨리 결과물을 내라고 요구하는데, 이는 뿌리가 없는 나무에 가짜 열매나 꽃을 다는 것과 다름없어요. 이 경우엔 비단 성공했다 하더라도 1회성에 머물고 맙니다. 현대 미디어 환경은 너무 빠른 속도로 스치듯이 콘텐츠가 지나가고, 소비자는 모바일을 통해서 스캔업(대충 훑어보기)을 하기 때문이죠. 이런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특히 콘텐츠를 깊이 고찰하지 않는 것, 즉 뿌리에 대한 성찰이 없다면 결코 스토리텔링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때문에 제품의 기획 단계부터 스토리텔링이 시작되면 더욱 좋아요. 기업은 ‘나답게’ 열매를 맺겠다는 뚝심이 있어야 하고, 금방 반응이 오지 않는다고 조급해서는 안되지요.

우리 기업에 딱 맞는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우선 우리 회사 또는 사업, 브랜드의 핵심 콘텐츠를 파악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스토리텔링의 원석(소스)을 어떻게 잘 가공할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이때 보석 같은 원석, 즉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나 차별화 등의 자산이 무엇인지 자체적으로 알기 어려우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아요. 더불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게 상호 오래도록 신뢰관계가 유지된다면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 소비자들의 취향도 간파해야 해요. 갈수록 소비자들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에도 관심을 갖고 있거든요. 결과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제조과정이나 제조철학 등을 선택의 기준으로 삼죠. 또한 제품구매라는 행동유발이 개인과 개인이 관계를 맺고 있는 SNS를 통해 이뤄지는 추세입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소비자를 다수의 대중으로만 취급하지 말고, 한 개인으로 존중해야 해요. 그만큼 소비자들이 똑똑해졌기 때문입니다. 현대 소비자들은 제품의 화려한 외향에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내 삶에 신선한 변화를 가져다주는 브랜드와 제품을 지향한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SNS 시대의 맞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어떤 것인가요?
CNN의 SNS 수장이 올해 한 콘퍼런스에서 매우 중요한 이야기를 했어요. “이제 뉴스는 모놀로그가 아니라 다이얼로그”라고. 특히 SNS가 활발해진 시대에 ‘다이얼로그’는 곧 소통을 의미합니다. 또한 SNS는 중소기업에게는 적은 금액으로 고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죠. 고양시청의 페이스북이 좋은 예입니다. 운영자가 젊은 여성이라고 하는데, 이분이 소식을 전할 때 모든 호스트에 ‘고양’이라고 하면서 굉장히 센스 있고 재미있게 페이스북을 운영하고 있죠. 덕분에 딱딱한 시정소식이 쉽고 재미있게 전파되고 있어요. 이처럼 중소기업도 SNS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고객과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세스코가 좋은 예로, 세스코의 Q&A 게시판이 한동안 화제였어요. 해당 사이트의 담당자는 소비자의 질문이 들어오면, 그것이 곧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최선을 다해 진지하게 답변했습니다. 그것이 소문이 난 거예요. 반면에 주의점도 있는데, 가령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페이지를 구색 맞추기용으로 운용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기업의 콘텐츠와 메시지의 중요도를 잘 알고 이해하는 인력 배치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합니다.

좋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는 노하우가 있다면요?
우선, 사실에 근거해야 해요. 절대로 없는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안 됩니다. 기업은 반드시 스토리텔링을 만들 수 있는 보석 같은 원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고, 그러한 진실성 아래서 좋은 스토리텔링이 나오죠. 우리가 진행했던 효종원 오미자 사업이 여기에 속합니다.
두 번째로 스토리가 매력적이고 차별화되어야 해요. 코리아나화장품의 발효녹두 순한베베, 스튜디오 홍단처럼 기존에 보지 못한 독특한 스토리로 감동을 주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재미와 경험, 그리고 꿈을 제공해야 합니다. 오리온 초코파이의 ‘정’ 시리즈, 박카스 광고가 대표적이죠.
네 번째는 야구장에서의 ‘키스타임’이나 나이키의 ‘마이클 조던 도전정신’ 등, 계산된 즐거움이 아니라 순수한 즐거움으로 호의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스토리를 전달하는 채널도 다양해야 하고요. TV, 신문, 잡지, 드라마, 뉴스보도, 패러디 프로그램뿐 아니라 플래시몹, 유튜브, Buzz광고, 블로그나 위젯 등 다양한 채널을 사용해 전달효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스토리를 구성하는 메시지, 등장인물, 플롯, 갈등 등의 요소를 호소력 있게 구축해야 하지요.

파머스파티의 스토리텔링은 어떻게 진행되었나?

경북 봉화농원의 친환경농법을 고집하는 젊은 농부와 이장섭 디자이너가 만난 파머스파티는 기존의 농산물 유통구조의 불합리성을 극복하고자 시작됐다. 처음에 디자인을 의뢰받은 이 대표는 ‘파파사과’라는 브랜드 네임을 탄생시키는 등 소비자에게 전달될 때까지 전 단계에 걸친 파머스파티의 로고디자인, 패키지디자인, 웹사이트 제작과 길거리 게릴라 홍보 등 마케팅 등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인터넷 판매가 잘 안 되는 5㎏ 상품을 추가하여 20~30대 여성에게 어필하고, 명절선물로 고급 자작나무 패키지 선물세트를 제작해 판매하는 마케팅도 진행됐다. 이처럼 파머스파티가 택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일반적인 방법을 탈피해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파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광화문 C스퀘어 원 갤러리(ong gallery) 전시도 그중 하나였다. 이장섭 디자이너가 사과박스가 든 자전거 수레를 타고 광화문 일대를 돌아다니며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가기도 했다. 또한 1회성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위해 2012년 봄부터 온라인 소식지도 발행하고 있으며, 소비자와의 SNS 네트워크도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서비스산업인 파파사과의 테마파크 조성 사업에도 나서게 됐다. 이는 6차산업으로 농업의 희망과 미래를 발견하는 스토리텔링의 좋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박은주 전문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620기사작성일 : 201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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