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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대 ESS 강국으로 도약, 우리가 이끈다
에너지저장장치 ㈜에이치투

 

풍력, 태양광, 태양열은 신재생에너지의 대표적인 에너지원이지만 이 부문의 상용화에서 우리나라는 후발국가다. 단적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분야인 태양광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의 경우 일본, 독일, 미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시장 진입 단계에 돌입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풍력, 태양광, 태양열 설비를 구축해도 사용자 입장에서 문제가 따른다. 바람과 태양이 에너지원이다 보니 발전 품질이 불규칙한 데다, 일기 변화에 따른 사전 전기 저장이 필수다. 예를 들어 낙도지역이나 가정에서 자가발전을 하더라도 전체 소비전력을 이 같은 신재생 에너지에만 전적으로 의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 및 상용화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문제 해결에 신생 벤처기업이 팔을 걷어붙였다.

세계 5번째 VRFB 상용화 성공
㈜에이치투(대표 한신)는 VRFB (Vanadium Redox Flow Bettery :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생산한다. 이 회사는 대전시 유성구 용산동 미건테크노월드에 본사와 연구소를 두고, 대덕구 대전 1, 2산업단지에는 1,400평의 생산시설을 각각 갖추었다. VRFB를 개발하여 상용화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일본, 독일,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다섯 번째. 바로 에이치투가 국내 최초로 VRFB 상용화를 실현시켜 국가의 위상을 한껏 올려놓은 화제의 주인공이다.
VRFB는 대표적인 흐름전지로, 양극과 음극 전해질로 바나듐을 사용하며 전해질의 산화 및 환원 반응에 의해 충전과 방전이 일어나는 이차전지 중 하나다. 일반적인 전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에너지가 저장되는 전해질을 순환시키면서 충전과 방전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충전·방전은 산화와 환원의 전기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는 스택(Stack)에서 이루어지고, 전기는 별도의 탱크에 보관되는 전해질에 저장된다.
VRFB는 출력과 에너지 용량이 완벽하게 분리되어 ㎾부터 수십㎿까지 다양한 출력의 ESS용 이차전지로 매우 적합하고, 사이클 수명 및 보관 수명이 길어 20,000사이클 및 20년 이상의 수명을 가지는 것이 장점이다. VRFB에서 전기를 저장하는 전해질은 폭발의 위험성이 전혀 없으며,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지 않아 매우 친환경적이다.
VRFB를 이용한 ESS 개발로 대기업도 손대지 않은 일을 성공시키면서 주목받고 있는 에이치투는 최근 3∼4년간 주목할만한 실적을 거두었다. 가장 먼저 에너지 자립 섬에 설치되는 15∼30㎾ 중용량의 VRFB ‘EnerFlow 420’을 개발하여 전북 진안과 충남 공주에 각각 설치한 데 이어, 5㎾ 소용량 VRFB ‘EnerFlow 320’을 개발하여 세종시 호수공원과 대전 ETRI 내에도 각각 설치했다. 올 들어서는 대용량(250㎾) VRFB ‘EnerFlow 420’을 개발하여 한국전력 전남지역에 설치를 앞두고 있다.

 

6년간 100억 투자, 전 직원 25명 중 17명이 연구인력
에이치투는 앞선 기술로 단기간에 무에서 유를 보여준 벤처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10년 한신 대표가 3명의 KAIST 박사 출신들을 창업 멤버로 구성하여 출발한 젊은 벤처.
기계공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한 대표는 대기업 연구원과 중소기업 연구소장직을 거치며 연구활동과 경영을 익힌 후 37세에 창업에 도전했다. 발 빠르게 사업을 진척시키면서 청년창업의 롤모델로 불리는 그는 창업 당시에 가장 먼저 시대적 요구에 잘 맞아떨어지는 아이템 찾기에 몰두했다고 한다.
“사업성과 성장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서 아이템을 찾느라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미개척 분야이다보니 초기에 관련 전문인력을 확보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연구원 출신이면서도 타고난 성격이 소탈해 인맥이 풍부했던 그는 인력 확보에 주력했고, 그로 인해 현재 전 직원 25명 중 17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이 중 50%를 석·박사 출신으로 충원하는 맨파워를 발휘했다. 자금 확보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수월하게 진행됐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방향과 잘 맞물린 것은 물론이고, 세계시장에서도 주목하는 분야여서 초기부터 금융권 등으로부터 투자가 이루어졌다. 덕분에 창업 3년 만인 2013년 소용량 및 중용량 VRFB 제품 개발 및 상용화 실적을 일궈냈다. 이어서 2014년에는 한전에 중소기업 동반성장지원사업 프로젝트로 대용량 제품개발을 먼저 제안했고, 마침 한전 측도 절실히 필요했던 제품이었기에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약 20억 원을 들여 1년 반에 걸쳐 연구에 집중한 결과, 드디어 올해 초에는 250㎾ 대용량 VRFB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발 빠르게 우수한 두뇌인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아이템 및 기술력을 인정받아 무려 100억 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을 벤처투자 및 개발과제로 확보한 것이 창업 6년 만에 획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성공 포인트다.

동남아 찍고 유럽 시장으로 간다
ESS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2010년 약 2조 원 규모에서 2020년 47.4조 원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 분야다. 우리나라도 지식경제부의 ‘K-ESS 2020’을 통해 향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겨난 작지만 강한 벤처 에이치투는 설립 당시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존경받는 ESS 전문기업을 만들겠다’는 도전적인 의지를 당차게 밝힌 회사. 그간의 연구개발 및 상용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도 뒤지지 않는 수준의 제품을 탄생시켰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 이 회사는 향후 우리나라의 ESS산업강국 진입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ESS산업은 이제 초기인 만큼 개발과 상용화도 중요하지만, 향후 성장을 위해서는 경제성 확보를 위한 원가경쟁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따른 마케팅 파워가 필수다. 따라서 이 회사는 핵심기술인 스택 설계와 엔지니어링 능력 향상에 주력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수출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동남아 시장을 뚫고 나서 향후 유럽 시장도 진출할 작정이며, 이에 따라 곧 자동화 생산 라인도 확대 구축하고 인력도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창업 초기에 중진공의 창업자금과 시설자금이 큰 힘이 됐다고 전한다.
“해외마케팅 관련 지원도 지속적으로 받고 있습니다. 기업의 기술력만으로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주고 자금을 지원해주는 기관은 중진공밖에 없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ESS 시장 전망은?

선진국에선 신재생에너지 설비 시 ESS 설치 필수
레독스 흐름전지 등의 이차전지를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다.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세계 3대 ESS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는 개인 또는 빌딩 등에서 직접 생산한 소규모 전력이나 남는 전력을 팔 수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의 시장 참여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ESS 분야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 시장. 빌 게이츠가 2015년 파리 기후협약총회에서 강조한 세 가지 에너지 신기술 중 하나가 ‘흐름전지’다. 미국의 경우, ESS 관련 벤처투자 동향을 보면 2015년의 경우 톱5 벤처투자유치 기업 중 3개사가 흐름전지 업체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는 오는 2030년까지 자동차의 화석연료 사용을 50%로 감소시키는 한편, 전력의 5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모든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두 배로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2020년까지 ESS 부문에서 1,325GW 확보를 위한 1조 5,000억 원의 조달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앞서가는 나라에선 ESS 설치 없이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설비 허가가 나지 않는다. 일본의 경우 세계적으로 앞선 ESS 기술력을 자랑한다. 올해 에이치투가 개발하여 상용화하는 대용량 ESS의 경우, 일본은 이미 30여 년 전 60㎾급 제품을 개발했을 만큼 앞서 있는 수준이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1,859기사작성일 :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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