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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맥주의 달콤쌉싸래한 유혹
리얼체험! 혼자 책맥하기

 

혼자라서 더 좋은 책과 술의 오묘한 조합
바야흐로 가을이 무르익어 겨울에 다가서는 계절이다. 스산해진 요즘 같은 계절에 기자에겐 자연스레 발걸음이 닿는 비밀의 화원같은 곳이 서점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한 표현을 빌리면, ‘책방’이다. 서점이라면 대형서점이, 책방이라면 작고 아담한 동네 책방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걸 보니, 기자에게 두 단어가 주는 정서적 차이가 분명한 듯하다.
아무튼 기자가 어릴 때부터 혼자 가서 놀곤 하던 아지트가 동네책방이었다. 작지만 천장까지 빼곡히 책이 꽂혀 있던 그곳에서 맡는 쾌쾌한(?) 먼지 냄새와 종이 냄새는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정서적 안정과 위로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알다시피 1980년대, 1990년대를 보내며 서울 변두리 동네는 하나둘 아파트가 들어서고, 동네와 동네를 이어주던 골목길도 사라졌다. 「응답하라 1988」처럼 옆집, 뒷집, 앞집까지 모두 친구의 집이기도 했던 그 골목길은 여지없이 8차선 도로로 대체되고, 기자의 어린 시절 힐링과 위로의 공간이 되어주던 동네 책방도 사라져갔다. 그렇게 사라진 동네 책방을 대신해 동네 카페나 대형서점을 기웃거렸지만, 결국 동네 책방은 웬만해선 찾을 수 없는 아날로그적 추억이 됐다.
그런데 아무리 괜찮은 카페라도 과거 동네 책방의 위안을 결코 대체할 수 없다는 느낌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나보다. 좋은 사람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오래도록 살고 싶은 ‘술 먹는 책방’을 표방하며 혼자 놀기를 즐기는 이들을 팔 벌려 반겨주는 책방이 생겼으니 말이다. 마포구 상암동의 옛 골목과 하루가 다르게 들어서는 새로운 건물 사이에 들어선 동네 책방, ‘북바이북’이다.
점심시간을 조금 넘긴 평일 낮에 방문한 북바이북에는 지하와 지상 공간 할 것 없이 여러 명의 혼족들이 벌써 둥지를 틀고 있었다. 기자뿐만 아니라 모두가 혼자인 덕분에 눈치 따위를 볼 필요도 없었다. 메뉴판을 보는 일부터가 즐거웠다. 그동안 어떤 이유에선지 불문율처럼 누릴 수 없었던 서점과 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덕분이다. 실제로 계산대 뒤편의 메뉴판은 흥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흔히 북카페에서 접하던 커피뿐만 아니라, 비주얼마저 아름다운 크림맥주가 카페인 듯 카페 아닌 북바이북 메뉴에 떡하니 들어 있으니. 도대체 ‘술먹는 책방’이라는 이 기발한 발상의 주인장은 누구일까? 대답은 북바이북에 관한 창업 스토리를 아예 『술 먹는 책방』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김진양 대표의 책을 보면 된다.
스페셜한 4,800원 레몬크림 생맥주 한 잔과 김 대표가 쓴 책을 동시에 구입한 기자는 볕 잘 드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천성이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김 대표는 기자나 인터뷰어라는 직업이 좋았다고 책에 쓰여 있다. 이는 일본 만화 「심야식당」의 주인장처럼 살고 싶은 꿈으로 이어졌고, ‘다음커뮤니케이션 제주본사’라는 꽤나 부러워할 만한 샐러리우먼 생활을 청산하게 했단다. 그리고 마침내 30대 중반인 2013년 10월, 옛 골목과 새 건물이 공존하는 상암동에 북바이북을 내는 데 이르렀다고 한다.

 

 비즈니스 포인트 1
혼족 위한 동네 사랑방 느낌 물씬
일본 드라마나 만화의 「심야식당」이란 공간이 그렇듯, 북바이북 역시 이 시대의 바쁘고 고단하며 외로운 도시인을 위로한다. 특히 혼족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 눈에 띈다. 인테리어 요소로 네온사인을 걸어둔 것부터 그렇다. 혼족남녀 누구나 와도 반길 것 같은 메뉴판 앞 조명이 꽤 인상적이다. 게다가 혼족들이 즐겨 볼 만한 인문학 서적들을 모아놓은 서가까지 따로 배치되어 있다. 테이블과 의자에도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혼자서 작업하기에 무리가 없을 작은 책상은 나날이 늘어날 혼족을 대비한 듯 보인다. 무엇보다 최근의 혼족문화에 덧입혀 동네 책방이라는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놓치지 않아 따뜻하다.

 비즈니스 포인트 2
특정 아이템 강조하고 운영 간소화
책과 술이라는 이제까지 대한민국에서 볼 수 없던 조합에 대해, 김 대표는 일본에 맥주를 파는 책방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획하게 되었다고 기술했다. 비록 아이디어는 일본 사례를 벤치마킹했지만, 실질적인 운영 측면에서는 책, 맥주, 카페까지 초융합적인 공간을 만들게 됐다는 것. 이를 위해 특정 아이템에 자신감이 있으면 일정 부분 운영을 간소화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며 귀띔한다. 고가의 커피머신 대신 어느 정도 신뢰가 있는 회사의 전자동 커피 머신을 구매해 커피 서비스는 간소화하고, 거기서 절약한 운영시간을 책 큐레이션에 쏟았다. 또한 1호점은 여러 사정상 주류까지 판매할 엄두를 못 냈지만, 2014년 6월 2호점을 오픈하면서는 지인들에게 한 잔씩 내놓던 보드카를 테스트 베이스로 이른바 혼족을 위한 ‘썸’ 전문서점을 기획하면서 술 파는 책방의 토대를 갖추었다고 전한다.

 비즈니스 포인트 3
북바이북스러운 조합 찾기
상암동은 공중파 방송사(KBS, MBC, SBS)를 비롯해 CJ E&M, YTN 등 방송국 사람들이 대거 몰려 있다. 나름대로 트렌디한 사람들이 근무하는 동네다. 홍대나 상수동 등에 비해 소비자들의 연령대가 조금 높다는 점에 착안해, 처음에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로 생라면을 내놓았다가 이제는 근처 맛집과 안주를 컬래버레이션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정은 이곳의 상권 특징을 반영한 것. 오너셰프가 직접 운영하는 동네 빵집에서 빵을 공수하고, 상암동 맛집으로 유명한 식당에서 카레를 공수해 기막힌 맥주 안주를 기획하게 됐다고 한다. 이른바 상암동 골목길 컬래버레이션으로, 인근의 트렌디한 혼족들을 붙잡는 성공적인 전략이 되었다. 또한 고객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인 책꼬리(북바이북 고객들이 읽은 책에 대해 남기는 추천평)도 혼족들이 북바이북을 놀이터 삼을 수 있는 요소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외에도 북바이북에는 혼자 놀거리가 그득하다. 그저 동네 마실 가듯 북바이북에 들러보면 그 쏠쏠한 재미가 무엇인지 금방 알게 될 것이다.

글·사진 박은주 전문기자 사진제공 북바이북 블로그​

조회수 : 1,319기사작성일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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