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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하는 건배 없는 조용하고 편안한 술자리
리얼체험! 혼자 술 마시기

 

술 자체에만 오롯이 집중하는 나만의 시간
술집에서 먹는 혼술은 처음이었다. 밥이야 혼자서 먹는 경우도 많을 수 있지만, 술까지 혼자서 먹는다는 것은 쉽게 상상되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동네 아저씨나 할아버지도 아닌 20~30대의 발랄한 청년들이 그렇게 홀로 앉아 술을 먹는 모습도 쉽게 예상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은 그리 오래지 않은 시간 내에 깨지고 말았다.
기자가 들른 곳은 인터넷에서 ‘혼술하기 좋은 집’으로 추천받고 있는 낙성대 샤로수길의 와인 및 칵테일 바로, 이름이 ‘혼자 사는 양’이었다. 평일 오픈 시간인 저녁 7시에 맞춰 곧장 들어간 탓인지, 아직은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일단 체험기에 도전하기로 했으니 가볍게 와인 한 잔과 소시지를 주문해봤다. 그렇게 한두 잔 먹고 있자니 뭔지 모를 아쉬움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았다. 나중에 안 사실은, 혼술에는 ‘건배’가 부재한다는 점이었다. 늘 그렇듯 사람들과 함께 하는 쨘~ 하는 건배의식이 없었던 것이 혼술을 할 때 느끼는 아쉬움의 정체였다.
그렇게 한 30분이 흘렀을까? 드디어 첫 혼술 손님이 등장했다. 대략 20대 중반 정도 되는 여성이었다. 그는 혼술 자체가 익숙한 듯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와 맥주 한 잔을 시키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음악에 집중했다. 다시 30분이 흐르자 또 한 명의 혼술족 등장. 마찬가지로 여성이었으며, 나이는 대략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그는 사장에게 쿠션을 요청해 가슴과 테이블 사이에 넣고 몸을 편안하게 수그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실내는 주방을 중심으로 사각형 대형 테이블이 메인 공간이었다. 그래서 자리에 앉으면 주방 가운데에 있는 주인이나 아르바이트생과 마주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니 혼술족들이 자리에 앉으면 주방을 중심으로 빙 둘러앉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어쩌면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꽤 어색한 구조일 수도 있으나, 혼술족들은 그런 것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은 듯했다. 8시 반이 넘어가자 남자 혼술족이 등장했다. 20대로 보이는 그는 여자들 틈에 끼어 술을 홀짝홀짝 넘기고 있었다. 이 혼술의 공간을 지배하는 불문율은 바로, 서로에게 신경 쓰지 않고 말도 걸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 불문율이 있기에 혼자만의 가장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할 것이다.
평일에는 대체적으로 밤 10시가 넘어야 손님들이 북적거리고, 불금과 불토에는 새벽을 향해가는 시간일수록 남은 자리가 그리 많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이곳은 굳이 예약을 많이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어차피 마음먹고 요리를 시켜먹는 술집도 아니고 그저 편할 때 들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처음 해본 혼술에서 나름의 매력을 찾을 수는 있었다. 술을 먹되 들뜨지 않고 술 그 자체만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취기 속에서 오롯이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다른 술자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매력임에는 틀림없다.

 

 비즈니스 포인트 1
주인의 소통 능력, 볼거리도 중요
혼술족들이 자주 찾는 술집의 사장은 어느 정도의 소통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아무리 술이 좋아서 혼술을 한다지만, 중간중간 그들도 가끔씩은 대화가 그리운 법. 그럴 때 사장이 유머나 순발력을 가지고 응대해준다면 그들의 혼술은 더욱 흥겨워질 수 있다. 함께 대화하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술맛도 달라지는 법이다.
또한 혼술을 하는 내내 스마트폰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그들이 뭔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볼거리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혼자 노는 양’의 경우에는 그래픽 노블이 인상적이었다. 만화와 소설이 결합되어 보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빠르게 읽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서 읽으면 꽤 재미있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가게 내부 곳곳에 20~30여 권의 그래픽 노블이 비치되어 있어 취향에 따라 골라 읽을 수 있다.
기타 혼족 비즈니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혼술은 손님들의 민감한 정서 상태를 잘 파악해야만 한다. 그들의 혼술이 떠들썩한 술자리보다 더욱 값지다는 것, 혼자 먹는 그 시간이 타인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더 풍성해질 수 있음을 증명해 보여주어야 한다.

 비즈니스 포인트 2
혼술은 여자가 다수
술에는 남녀가 없지만, 혼술에는 여자가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아무래도 남자는 일반식당에서도 혼자 술을 마실 수 있지만, 여자는 그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혼술을 위한 비즈니스를 계획한다면 특별히 여자를 위한 배려를 더 하는 것이 좋다. 고급스러워 보이는 분위기는 물론이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여기에 남자들은 그리 많이 필요로 하지 않는 무릎담요, 작은 쿠션 등도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안주를 낼 때에도 깔끔하고 예쁘게 준비하는 것은 필수. 기자가 찾았던 ‘혼자 노는 양’은 이러한 다양한 조건들에 부합했다. 특히 칵테일이나 잔술을 판매할 경우에는 저렴한 술을 사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지 말고, 차라리 오히려 고급제품을 사서 퀄리티로 승부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혼술은 혼자서 마시기 때문에 더 고급스러워야 한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한 시간인 만큼,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그 시간을 충분히 즐기고 싶은 것이 혼술족들의 심리라고 할 수 있다.

 비즈니스 포인트 3
공간배치에서부터 혼술족을 위해
공간은 곧 분위기이고, 분위기는 사람의 마음상태를 결정한다.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편안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2인용 또는 3인 이상의 테이블 가운데 섞이게 해서는 안 된다.
‘혼자 노는 양’ 역시 메인은 혼족들을 위한 대형 사각형 테이블이었다. 2인용 테이블, 4인용 테이블이 오히려 좀 구석진 자리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구조라면 주변에 2인이나 3인이 온 경우에도 혼술족들은 자신들이 좀 더 대접을 받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글·사진 이남훈 전문기자​

조회수 : 2,394기사작성일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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