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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의 조건
키워드로 본 역주행

역주행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차량들이 달리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다. 도로 위에서의 역주행은 큰 사고를 만들지만 비즈니스 세계에서 역주행은 부진을 딛고 재도약을 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해체 위기에 놓인 아이돌 그룹이 재발견되기도 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제품이 다시 재조명되며 매출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한다. 역주행을 넘어 정주행으로 가는 성공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소통을 위한 플랫폼

역주행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음원 시장이다. 묻히거나 잊혔던 노래들이 어떤 계기를 통해 다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일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최근 음원 시장을 둘러싼 역주행이 활발한 이유를 한 가지 꼽으라고 하면 역시나 ‘플랫폼’의 힘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유튜브다. 알고리즘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네트워크를 통해 검색된 하나의 키워드는 자연스럽게 연관 검색어를 노출시킨다. 굳이 내가 찾지 않아도 알아서 화면에 노출되다 보니 처음엔 ‘뭐야?’ 했던 반응이 궁금함과 호기심으로 바뀌어 한번은 눌러보게 된다.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도 마찬가지다. 한 유튜버가 만든 재편집 영상에서 시작했지만, 그 영상을 클릭하는 순간 브레이브걸스 관련한 새로운 영상들을 보게 된다. 소속사 홍보보다 유튜브를 통한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입소문이 브레이브걸스를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확대보기브레이브 걸스 Rollin 유튜브 화면 캡처출처 : 유튜브 화면 캡처

이런 사례는 출판 시장에서도 나타난다. 우리나라 온라인 출판 유통의 양대 산맥인 알라딘과 예스24가 대표적이다. 단순히 책을 유통하는 온라인서점이 아니라 블로거와 북클럽 같은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에게 좋은 책을 접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알라딘의 독자 북펀드의 경우, 출간되기 전의 도서를 크라우드펀딩함으로써 독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과거에는 입소문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SNS와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역주행의 신화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역시 기본은 실력

혹시나 지금 여러분도 역주행을 노리는가? 그렇다면 실력을 키워야 한다. 깜짝 스타가 아닌 진짜 스타가 되기 위해 실력이 필요하듯, 지금 당장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했지만 언젠가 기적 같은 역주행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탄탄한 실력이 뒷받침된 좋은 제품이어야 한다. 실제로 이번 브레이브걸스의 역주행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운만큼이나 실력이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골프계의 역주행 아이템인 실외 전용 스윙 분석 기기인 ‘스펙트럼’을 생산하는 미디어브릿지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역주행 기업이다. 미디어브릿지는 2010년 ‘스펙트럼’을 출시했지만 생각보다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급기야 사업을 접을 위기에 처했으나 2015년을 기점으로 조금씩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스펙트럼을 설치했던 국내의 골프연습장에서 ‘5년간 한 번도 고장이 나지 않은 기기는 처음’이라고 할 만큼 제품력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스펙트럼은 보안 솔루션 기업이자 CCTV 제조사인 아이디스와 디스플레이 제조 기업인 코텍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으로, 내구성은 물론 뛰어난 영상 품질을 자랑한다. 어느 각도에서나 잘 볼 수 있는 화질과 스윙 자세, 그리고 볼 궤적을 함께 분석할 수 있어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고, 그 덕분에 국내 실외 골프 연습장에서 가장 많이 설치된 스윙 분석기로 자리매김했다.

그때 그 감성을 자극하는 추억

역주행은 과거의 물건이나 기억을 ‘소환’한다. 이런 현상이 가장 잘 나타나는 곳 중의 한 곳이 바로 식품 업계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아는 맛’이라고 했던가. 장수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추억을 소환하는 역주행 아이템들이 재출시되고 있다.
오리온은 2016년 공장 화재로 생산라인이 중단됐던 ‘태양의 맛 썬’을 다시 판매해달라는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2018년 ‘돌아온 썬’이라는 이름으로 재출시했다. 여기에 역주행 키워드가 더해지면서 2006년 단종된 ‘와클’을 15년 만에 재출시했는데, 재출 시 5주 만에 누적 판매량 180만 개를 돌파하며 단종 전보다 2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맥도날드는 2018년 단종한 ‘맥런치 세트’를, 파리바게트는 7년 만에 ‘순수 우유 케이크’를 재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뉴트로 감성을 자극했다.
추억을 소환하는 역주행 열풍은 출판 업계에도 불었다. 책이 출판되기 전 독자들의 펀딩을 진행해온 알라딘의 북펀드에서 1996년 완결된 신일숙 작가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복간한 북펀드를 진행했는데, 당시 1억 원이 넘는 펀딩 금액을 모으며 출판분야 펀딩으로는 이례적인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으로 잘 알려진 〈세일러문〉을 세미콜론 출판사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완전판 세트(10권)로 출간했는데, 출간 일주일 만에 초판 3,000세트가 매진됐다. 구매 독자의 63% 이상이 30대 여성으로, 이들이 당시 애니메이션의 주 시청자였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출판계에서는 과거에 인기 있던 출판 콘텐츠를 중심으로, 디자인이나 번역 등을 새롭게 하고 책의 완성도를 높여 소장 가치가 있는 ‘전집’ 형태로 출간함으로써 구매력 있는 30~50대 독자들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

하정희

조회수 : 3,512기사작성일 : 2021-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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