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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협업이 성공의 열쇠
전문가 어드바이스 _ 구독경제전략연구 센터장 전호겸 교수

검증은 끝났다. 아니, 이제 구독 비즈니스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구독만 과장은 구독경제 전문가인 전호겸 교수를 찾아가 구독경제 시대 기업의 생존 전략을 물었다.

확대보기전호겸 교수

언제부터 구독 비즈니스에 주목했나?
2016년이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가 애플에게 “하드웨어는 끝났다. 애플도 이제 서비스로 가야 한다. 서비스로 간다면 구독경제로 넘어가라”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그때 구독경제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2016년이면 애플 하드웨어의 위상이 대단할 때다. 그런 애플에게 구독경제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하니 그게 무엇인지 궁금해져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해 애플뮤직(음악), 애플TV+(OTT), 애플아케이드(게임), 아이클라우드(가상 저장소) 등을 제공하는 통합 구독 서비스 ‘애플 원(Apple one)’을 론칭했다.

공부한 결과 구독경제에 답이 있었나?
그렇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이 되면 모든 서비스의 75%가 구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글로벌 IT 기업인 ‘MAGA(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애플)’는 모두 구독 서비스를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최근 인공위성 데이터 구독 서비스를 발표했다. 위성 정보가 필요하지만 인공위성을 날릴 수 없는 기업들에게 매우 유용한 서비스다. 자동차와 집을 구독하는 시대에서 인공위성까지 구독한다는 건 구독 비즈니스에 그만큼 한계가 없다는 말이다.

구독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구독 적합성, 경제성, 편리성이다. 구독 적합성은 구독에 적합한지 따져보는 것이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아니라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적합하다. 반대로 결혼이나 장례 서비스 등 생애 주기에서 한두 번 경험하는 서비스는 적합하지 않다. 구독 서비스에서 경제성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요즘처럼 언제 어디서든 최저가를 검색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가성비와 가심비를 따지기 때문에 가격 이외의 가치까지 포함해서 경제성을 따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편리함이 없다면 굳이 선금을 내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국내 기업 중 구독 비즈니스의 모범 사례를 꼽는다면?
각 분야에서 잘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아 특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구독 비즈니스의 모범 사례라고 한다면 B2C로 시작해서 B2B로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 속에서 오픈 컬래버레이션(협업)과 이종 큐레이션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 대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보면 말이 이종 큐레이션이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룹 내 계열사 제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끼워 팔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상상력 부족에서 오는 한계다. 구독 서비스가 성숙기로 들어가면 상상력을 많이 발휘할수록, 협업을 많이 할수록 성장하고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오픈 컬래버레이션을 잘하는 기업은 네이버다. 네이버의 구독 서비스인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바람직한 예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실패 사례는?
오프라인의 넷플릭스라고 불리던 미국의 무비패스가 있다. 월 9.95달러만 내면 영화관에서 매일 한 편씩 영화를 볼 수 있는 구독 서비스로, 약 30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거대 회사였다. 이 회사는 가입자는 많아도 실제로 매일 영화를 보는 사람은 적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서비스를 시작해보니 같은 영화를 매일 보러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가입자 중 상당수가 화장실 이용이나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영화관을 찾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공중화장실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결국 3년 만에 회사는 파산했다. 구독자가 많아도 실패할 수 있다는 대표적 사례로 남은 무비패스는 구독 서비스의 중요 요소인 경제성을 간과한 것이 패인이다.

확대보기도서 - 구독경제 소유의 종말 중소기업·소상공인들도 구독경제 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 같은데.
당연하다. 앞서 말했듯이 2023년이 되면 모든 서비스의 75%가 구독화된다. 얼마 남지 않았다. 구독경제에 적응하지 못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중소기업, 스타트업은 단조로운 서비스 구조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협업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 소상공인의 경우 자력으로는 어렵다. 지자체가 나서서 코로나19로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소상공인 전용 구독경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고 부르짖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일정액을 지불하면 소상공인의 상품으로 구성된 패키지 상품 및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강동구 고분다리시장에서 5개 소상공인 업체가 모여 도시락과 반찬 구독 서비스를 도입해 소소한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하지만 홍보나 결제 시스템 때문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 이런 부분을 시나 구 단위의 지자체가 나서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도 ‘규모의 경제’가 될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고 이에 필요한 디지털 전환을 통해 구독경제 생태계 조성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이제 우리 사회가 이것을 고민할 때다.

최진희 | 사진 김성헌

조회수 : 1,882기사작성일 :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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