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나는 경영人
경영의 기본은 인성, 능력은 그 다음입니다
대영전자㈜ 백서재 대표

 

지난 5월, 대영전자㈜ 백서재 대표에게 낭보가 날아들었다. ‘2015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산업계 최고훈장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것. 22년 동안 해마다 20% 이상 매출을 늘리며 차근차근 성장을 일군 점, 연구개발로 수입 자재를 국산화한 점, 직원을 아끼며 고용 창출에 앞장선 점, 지역사회에 공헌한 점 등이 공적조서에 빼곡하게 담겼다. 백 대표는 “기업이라면, 기업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기본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상식과 기본이 무너졌다고 탄식하는 시대에 기본을 지킬 줄 아는 그가 궁금해졌다. 백 대표를 만나러 경북 경산으로 달려갔다.

대영전자㈜(대표 백서재)는 전원 솔루션, 발광다이오드(LED), 파워 트랜스포머 등의 생활가전 핵심 부품을 생산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곳이다. 이후 알터네이터용 코어, 마그넷 스위치 케이스 등 자동차부품 부문으로 영역을 넓혔고, 올해 초에 자체 기술로 대용량 공기청정과 자연가습, 제균기능을 갖춘 자연가습 공기청정기 ‘빈트(VVINT)’를 출시하며 명실공히 완성품 제조업체로 거듭났다. 지난해 매출 규모는 725억 원. 대영전자도 시작은 여느 스타트업 기업과 다르지 않았다. 1993년만 해도 직원 8명이 임대공장에서 오래되고 낡은 구형 기계로 전자부품의 기초원자재를 생산하던, 매출 3억 원 안팎의 작은 기업이었다. 이곳의 수장 자리에 올라 현재의 저력있는 대영전자로 일군 주인공이 바로 백서재(63세) 대표다.
창업은 우연찮은 기회에 이뤄졌다. 법대를 졸업하고 전자부품 중소업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당시 촉망받는 직장인이었다. 작은 기업이긴 해도 자재는 물론 구매, 생산, 영업, 회계 부서까지 두루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고, 자재 구매를 담당했던 그는 나름 소신 있는 일처리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가 직장생활에서 지킨 원칙은 간단명료했다. 어떤 결정을 하든지 회사의 이익을 위해 판단할 것.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회사 이익을 위해 일하는 직원을 인정하지 않을 곳이 어디 있으랴. 그럼에도 10여 년 직장생활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은 오랜 기간 관계를 맺었던 협력업체 한 곳이 부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었다. 2억 원 남짓한 부채 때문에 8명의 직원이 길거리로 나앉게 된 상황이 못내 맘에 걸렸고, 부지런히 달리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움텄다. 주변으로부터 급하게 종자돈을 모아 회사를 인수했다. 그것이 대영전자의 시작이었고, 그때 그는 마흔 살이었다.

화두Ⅰ선택과 집중
선택하고 집중하면 그 안에서 확장의 길이 열린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백 대표는 인수 6개월 만에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달리 비결이 있었던 게 아니었다. 동요하는 직원들에게 “급여 밀리지 않을 자신 있으니 나를 믿고 같이 한번 해보자”고 다독였고, 말 그대로 직원들과 밤낮없이 열심히 일한 게 전부였다. 물론 10여 년의 직장생활에서 자재, 구매, 생산, 영업, 회계까지 두루 섭렵한 것은 적잖이 도움이 됐다.
2년 후인 1995년, 성장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백 대표는 그제야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런데 웬걸, 뜻밖의 난관에 부딪쳤다. 믿었던 매출업체가 부도를 내면서 그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게 된 것이다. ‘경영에서 예견 할 수 없는 위기는 없다’는 신념을 평소에 갖고 있던 그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일은 이후 백 대표의 기업 경영에 큰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제대로 열심히 경영한다면 예견하지 못할 위기는 없다는 게 평소 제 신념이었어요. 그런데 예상치 못한 외부의 변수로 인해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우리 직원들과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잘 먹고 잘 살자고 열심히 일하는 건데, 매출 채권이 불안정하면 우리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회사를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처음 깨달은 겁니다. 그때 결심했죠. 앞으로 매출 채권이 정말 확실한 업체와 거래를 하든지, 아니면 이대로 기업을 접어야겠다고.”
지역의 이름 없는 작은 기업이 삼성이라는 거대기업의 1차 협력업체로 등록된 것은 바로 이러한 경험과 그로 인한 결심에서 비롯했다. 매출 채권이 확실한 업체는 삼성, LG, 대우 등 이른바 대기업이었고, 당시 대영전자는 매출 4억 원 안팎의 소기업이었다. 내로라하는 중견기업조차 대기업 협력업체로 이름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백 대표는 기나긴 질주를 시작했다.
그는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취했다. 삼성의 여러 사업 부문 중 가장 연관이 있는 삼성전자 생활가전 부문을 타깃으로 정하고 틈새 공략에 집중했다. 당시 삼성의 생활가전 부문 일부를 광주에 있는 ㄱ전자가 맡고 있었다. 이 정보를 얻은 백 대표는 광주에 생산공장을 신축할 정도로 공을 들였고, 1년 뒤에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 뒤로는 거래처를 다각화하기보다 삼성에 납품하는 부품 품목을 확장하는 것에 집중했다. 거래처를 늘리기보다 굵직한 거래처에 필요한 부품 품목을 늘리는 것이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실제로 이 전략이 주효했다. 초기에 생활가전 부품 1종을 납품하던 대영전자는 PCB어셈블리, 스위칭 트랜스, 로봇청소기용 메인 회로, 공조기용 전기집진장치, LED 디스플레이 등으로 점차 섹터를 확대하고 품목을 늘리며 꾸준히 성장했다.
‘선택하고 집중하면 그 안에서 자연스레 확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확신한 백 대표는 이후 경영 전체에 이 원칙을 확대·적용했다. 일례로, 초기에 기초원자재 생산에 집중하던 대영전자는 이후 전자부품 생산으로, 그 다음에는 어셈블리 생산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올해 2월에 자체브랜드로 자연가습 공기청정기 완제품을 생산하게 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생활가전 분야에 집중해 해마다 20% 이상 꾸준한 성장을 일굴 수 있었던 동력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화두Ⅱ품격 있는 기업문화
기업은 기본을 지키고 직원은 서로를 배려하고
여느 CEO들이 그렇듯, 백 대표도 인재 영입에 꽤나 속을 끓였다. 특히 지방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인재 영입에 큰 난관으로 작용했다. 몇 차례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는 인재 영입에 대한 전략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즉, 지리적인 한계 때문에 인재를 얻기 어렵다면 인재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자고 생각한 것. 수원에 기술연구소 및 마케팅 본부를 개소한 것이 이 때문이다.
또, 젊은 인재만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맨파워가 필요한데, 젊은이에게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명예퇴직 또는 정년퇴직한 40대, 50대의 숙련된 인재를 찾기 시작했고, 대기업에서 훈련된 인재를 8명 남짓 채용해 한 배에 태웠다.
“회사에 필요한 기술은 가르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하고자 하는 열정이에요. 40대, 50대는 그동안 갈고 닦은 노하우는 물론, 일에 대한 열정이 20대, 30대 못지않습니다. 저희는 좋은 인재를 얻어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얻은 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그는 ‘기본과 배려’라는 두 가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는 회사로서 지켜야 할 기본을 지키고,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서로를 배려하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본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지켜야 할 원칙, 배려는 직원들 서로 간에 지켜야 할 원칙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지켜야 할 기본으로, 백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급여’와 ‘환경’이다. 22년 전 회사를 처음 인수했을 당시에 동요하던 직원들의 마음을 얻었을 수 있었던 것은 급여를 제때 주고 함께 발로 뛰었기 때문이다. 급여야말로 회사와 직원 간의 첫째 약속이고 신뢰의 원천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현재 대영전자는 자녀 학자금이나 직원 교육비, 연수 등의 복지는 기본이고, 급여 또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백 대표는 대기업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고,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직원들이 일하는 환경도 마찬가지다. 그는 직원들이 회사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작업환경이 적어도 집과 같거나, 집보다 더 깨끗하고 쾌적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프레스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공장이 깨끗하고 냉난방시스템 등이 잘 돼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 하나, 대영전자에는 정년이 따로 없다. 누구나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는 분위기, 고용 안정이 직원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지난해에 정년을 폐지했다.
백 대표는 경산의 장애우센터나 대구의 무료급식센터, 노인전문요양원 등에 꾸준히 기부하고, 자동차고등학교를 비롯해 지역 내 학교에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또한 기본과 배려의 확장판이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조금씩 하고 있을 뿐, 아직 이렇다 저렇다 내세울 정도는 아니다”라며 손사래 치는 이유도,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은 기업인이 해야 하는 당연한 책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의 목표는 품격 있는 기업문화를 갖추는 거예요. 가야 할 길이 멀긴 하지만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회사는 기본을 지키고, 직원들은 서로를 배려하면서 재밌고 행복하게 일하는 품격 있는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어요.”

화두ⅢCEO의 자질
인성 없이는 한걸음도 내디딜 수 없다
요즘 대영전자는 차근차근 2세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백 대표는 아들이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지역의 장애우센터, 노인전문요양원 등에서 몇 달 동안 봉사활동을 하도록 했다. 스스로 기업을 경영하면 할수록 CEO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인성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표는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않고서는 한걸음도 내디딜 수 없다. 거래처의 신뢰를 얻지 않고서는 1%도 성장할 수 없고, 소비자들의 믿음을 얻지 않고서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이룰 수도 없다. 정직, 배려, 성실, 책임과 같은 인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직원들의 마음도, 거래처의 신뢰도, 소비자의 믿음도 얻을 수 없다는 건 명약관화한 일. 백 대표는 자신조차 이 같은 잣대를 들이대기엔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나, 2세 경영을 고민하면서 이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고 한다.
“인성이 바탕이 된 위에 능력을 갖춰야 비로소 CEO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이 부족하면 능력 있는 인재의 손을 빌리면 돼요. 그런데 인성이 부족하면 몇 달, 몇 년은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무너져버립니다. 사실, 저도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고 스스로 노력하려는 진심, 그 자세를 우리 직원들이 알아주는 것 같아요.”
지난해 인천장애인올림픽에서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박칼린 교수가 예전에 TV 예능프로그램에서 합창단을 지도할 당시, 오디션 참가자 중에서 합창단원으로 선발한 기준이 바로 ‘인성’이었다. 개인의 자질이 뛰어난 사람보다 음정, 박자를 지킬 수 있는 토대 위에서 얼마나 조화를 이룰 수 있느냐 하는 인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 백 대표도 같은 생각인 셈이다. 그는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능력은 처음에 대단한 듯 보여도 결국 모래성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매출이나 성과 등의 수치보다는 재밌게 일하고 성과를 공유하고 품격 높은 기업문화를 구현하는 곳이야말로 일류 기업이라고 믿는 백 대표. 한걸음 한걸음 계단을 오르듯, 22년 기업을 경영하며 깨달은 그의 신념과 원칙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22년 차 기업인 백서재 대표가 귀띔하는
경영 꿀팁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라는 것은 예술분야에만 국한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비즈니스 세계에 더 필요하다. 다양한 분야의 대표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여러 기업들을 두루 다니면서 장점을 취하면 분명 지름길이 열린다. 가령, 사내 식당의 잔반 문제를 고민하다가 어느 기업에서 잔반통을 아예 없앤 것을 보고 벤치마킹해 오랜 고민을 단번에 해결했다. 사소한 일부터 크게는 기업 전략까지, 벤치마킹은 더 나은 경영을 위한 유용한 전략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만드는 것은 깨달음의 차이다. 실패한 것을 덮기에 급급하면 또 다른 실패를 반복하기 십상이다. 실패한 일일수록 찬찬히 곱씹고 원인을 분석해야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다. 튼실한 대기업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첫 번째 부도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실패를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실패에서 깨달음을 얻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

배움은 미래의 열쇠 경영 능력은 타고난다기보다 배우려는 자세에서 나온다. 경영은 교과서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강의실에서, 모임에서, 다른 CEO들과의 대화 속에서 배우고 익힐 수 있다.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되묻고 해답 찾기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CEO를 위한 교육, 모임, 연수가 다양하게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은 배움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길.

이은정 전문기자 사진 박명래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3,631기사작성일 : 2015-10-01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3.7점 / 3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