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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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영人
글로벌 음료시장을 석권할 맛있는 2인 3각 질주
㈜델로스F&B 김경래, 노홍래 공동대표

 

‘절대 보증 서지 마라’ 같은 금기는 아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 동업은 터부시되어왔다. ‘아버지와도 동업은 하지 말라’ ‘친구와 멀어지고 싶으면 동업을 하라’ ‘형제간 동업은 패가망신한다’는 말이 회자되는 것을 보면 ‘동업=실패’라는 공식이 따로 있는 건 아닌가 생각될 정도. 하지만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록시땅은 물론 국내 굴지의 기업인 네이버와 유한양행 등 수많은 성공 스토리 뒤에는 어김없이 동업이 등장한다. ㈜델로스F&B의 김경래, 노홍래 공동대표는 까까머리 학생 시절부터 돈독한 우정을 지켜온 동창 사이. 문과, 이과생으로 장래희망도, 성향도 전혀 달랐던 그들은 어른이 되어 동업을 결심했다. 1998년 설립 초기부터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틈새시장 진출에 성공한 델로스F&B는 세계적인 대형 유통망과 계약을 체결해 선진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으며, 국내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바나나 음료를 필두로 세계 음료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김경래, 노홍래 공동대표가 펼치는 2인 3각 레이스는 계속된다.

동업 파트너, 인생의 배우자와 같다
만담가 장소팔과 고춘자, 코미디언 남철과 남성남, 가수 서수남과 하청일…. 한 시대를 풍미한 전설의 콤비들처럼 ㈜델로스F&B를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김경래, 노홍래 공동대표. 출장 때문에 며칠만 떨어져 있어도 마누라보다 더 궁금한 사이라는 이들은 상반되는 외모만큼이나 말투도, 성격도, 전공도 전혀 다르다.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델로스F&B 생산 공장이 있는 원주에서 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동창이라는 것. 까까머리 학생시절부터 지금껏 25년 넘게 돈독한 우정을 쌓아온 그들이 동업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각자의 전공분야와 사회생활을 하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존중했기 때문이다.
“결혼은 성격은 물론이고 취미까지 반대인 사람이랑 해야 성공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살아보니 동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서로 좀 달라야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거든요. 결혼처럼 사업도 철저하게 현실입니다. 똑같은 사람끼리 있으면 매번 싸움만 나고, 발전이 없어요.”
노홍래 대표의 말처럼 최고의 동업자는 나에게 없는 능력을 채워주는 믿음직한 배우자 같은 존재다. 1998년 IMF 금융위기 당시 창업을 선택한 노 대표는 지난 2013년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시스템을 단단히 정비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친구인 김경래 대표에게 손을 내밀었다. 동업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지름길이라고 설득에 나선 것. 세상이 복잡해 지면서 업종별 전문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야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노 대표의 말에 김 대표도 진심으로 수긍했다. 실제로 마케팅과 기술에 모두 유능한 CEO는 드물다. 점점 빨라지는 사회변화 속도를 혼자서 감당하기란 더더욱 힘든 것이 사실. 두 사람은 어려운 때일수록 힘을 합해야 살아남는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결국 김 대표는 자신이 하던 사업을 과감히 접고, 델로스F&B라는 배에 올라탔다. 그리고 예상은 보란 듯이 적중했다. 각자 적성에 맞는 업무를 위주로 담당하다보니 업무 효율이 뛰어났다. 게다가 언제나 안 되는 이유를 서로에게 분명하게 말하는 견제자의 역할도 하기 때문에 판단에도 객관적인 도움이 되었다.
“우리가 업무 분담을 하는 유일한 기준은 ‘누가 하는 게 더 좋냐’는 거예요. 노 대표는 오랫동안 음료회사에 다녔고, 줄곧 해외영업을 해왔습니다. 공대 출신인 저는 기계 계측이나 생산라인, 새로운 기술을 보다 빠르게 습득할 수 있지요. 동업도 각자의 노하우를 존중하면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성공한다고 믿습니다. 박자 하나 보폭 하나에 신경 써야 하는 2인 3각을 동업에 비유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의 말처럼 동업은 종종 2인 3각에 비유되곤 한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면 2인 3각 게임이 오랫동안 전 세계의 운동회에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터. 그러나 호흡을 잘 맞추면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현대의 비즈니스 환경에서 동업은 이를 대처하기 위한 최고의 방편이라고 덧붙였다.

아무도 깃발을 꽂지 않는 불모지가 반드시 있다
사실 델로스F&B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유명한 토종 기업이다. 월마트나 K마트 같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세계적인 유통기업과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는 4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동티모르나 리비아, 동남아시아의 대형마트에 가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델로스의 음료가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을 정도. 특이하게도 이 기업은 창업 초기부터 개발도상국을 목표로 철저하게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우리나라가 그랬듯, 소득이 증대될수록 소비자의 관심은 맛과 건강에 쏠릴 것이라고 예견했기 때문이다. 이런 뜻에서 브랜드 네임도 ‘맛있다’를 뜻하는 영어 ‘Delicious’와 ‘굉장한 칭찬’을 의미하는 ‘los’의 합성어인 델로스(Dellos)로 정했다. 일찌감치 자사 상표로 국내 등록을 완료하고, 전 세계 150여 개국에 상표를 등록하거나 출원 중에 있다.
“창업 초기에 국내 음료시장은 대기업이 꽉 잡고 있었습니다. 기술력은 뒤지지 않지만, 후발주자로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제품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죠. 해외 틈새시장을 공략하기로 마음먹고 해외전시회와 상품설명회를 쫓아다니며 발품을 팔았습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한번 나서면 5~6개국은 기본일 정도로 무리한 일정이었지만, 힘들지만은 않았습니다.”
해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버리고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는 노 대표. 실제로 사업 초기에는 비교적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러시아와 몽골, 아프리카 지역을 선정하여 장기 출장길에 나섰다.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남미는 물론 동티모르나 리비아처럼 남들이 가지 않는 나라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페트 음료 대신 저렴한 캔 제품에 초점을 맞추고, 델로스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CM을 제작하는 등 공격적으로 현지 마케팅에 투자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아직까지 천연과즙 함량이 높은 주스가 많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알로에 주스처럼 씹히는 질감이 있는 과립주스가 반응이 좋습니다. 코코젤리를 넣은 제품은 다른 상품보다 가격이 조금 높지만, 남녀노소 불문하고 큰 인기가 있습니다. 패키지 디자인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고, 제품 개발을 위한 자체 연구소도 설립했습니다. 특히 원주 공장은 적재 적소 적기에 제품을 공급하고, 품질 개선 및 제품개발을 위한 투자라 할 수 있습니다.”
김 대표의 설명처럼 오늘날의 성공은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지속적인 투자 덕분이다. 신상품 개발은 노 대표를 중심으로, 해썹(HACCP)을 비롯한 여러 인증 절차는 김 대표가 맡고 있다. 그 결과 해가 거듭될수록 다양한 세계인의 입맛을 고려한 과일주스들이 하나둘 출시되었다. 현재 생산하는 음료는 포도, 망고, 복숭아, 알로에, 바나나 등 14종으로 구분되는데, 180㎖, 238㎖, 240㎖, 330㎖ 캔류 및 500㎖, 1,500㎖ 페트류 등 6가지 용기에 담아 총 70여 종으로 세분화시켰다. 각 나라의 실정에 맞도록 다품종 정책을 택한 것. 작은 시장 하나라도 우위를 빼앗기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제2의 코카콜라가 아닌 ‘글로벌 No.1 델로스’를 향해
“요즘 제과업계를 비롯해 디저트 시장에 바나나 열풍이 불고 있지요? 그 맛의 결정판이 바로 델로스 바나나 주스가 될 것입니다. 실제로 인구 100만 명 남짓한 동티모르에서 월평균 100만 캔 이상 판매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코카콜라보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국내 시장에도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 확신합니다.”
노 대표의 말처럼 델로스 바나나 주스는 쉼 없이 달려온 지난 20여 년을 담보로 한 야심작. 그는 일찌감치 바나나 음료를 남몰래 개발해왔다. 세계시장에 수출하며 발견한 장단점을 두루 개선해 다가오는 7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미묘한 맛의 차이, 패키지 크기와 디자인의 글씨 서체에 이르기까지 사소한 부분에서 판매 실적에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으므로 지난 몇 년간 수백 번의 테스트를 거쳤다. 밤잠을 설쳐가며 기술개발에 주력한 결과, 여타의 기업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맛의 차별화를 이뤄내는 데 드디어 성공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청량음료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단연 콜라입니다. 그리고 ‘콜라’ 하면 코카콜라를 가장 먼저 떠올립니다. 이렇듯 바나나 주스에서는 델로스가 오리지널, 즉 맛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 목표는 글로벌 넘버원의 맛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코카콜라의 사장 로버트 우드러프처럼 전 세계인에게 델로스 바나나 주스를 맛보게 하는 꿈을 꾸고 있는 김경래, 노홍래 공동대표. 이들은 바나나 제품을 주력으로 2020년까지 연간 5,000만ℓ, 매출 500억 원을 달성하여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할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중이다. 향후 2, 3년 이내 시장의 유통방식이 변화할 것으로 판단하여 알리바바와 이베이 등에 가입하고 SNS를 비롯한 시장별 맞춤 프로모션을 도입하는 등, 앞으로 5년 동안 매출 5% 이상을 마케팅 예산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식품산업에서 특별하고 획기적인 경영목표를 갖기는 어렵습니다. 소비자 입맛에 따라 솔직하게 평가받고, 고스란히 판매실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델로스는 전 세계의 소비자가 원하는 흐름에 따라 꾸준히 준비하며,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려 합니다. 수익을 통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위하고 지역과 국가에 기여하는, 작지만 존경받는 회사로 영속하는 것이 저희의 꿈입니다.”
스티브 잡스와 팀 쿡이 만나 현재의 애플을 만들어냈듯 김경래, 노홍래 공동대표의 강력한 시너지 효과로 동업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도랑 치고 가재 잡는’ 혁신적인 롤모델로 자리매김하기를 기원한다.

김경래, 노홍래 공동대표가 말하는 동업 노하우
인생에서 어떤 배우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당신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배우자의 능력으로 메우면 된다.
동업도 마찬가지다.
파트너는 사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다.


공동대표로 기업을 이끌어가는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대표이사는 외롭고 힘든 자리다. 공동대표는 이와 같은 상황을 함께 공유하고 나누기 때문에 덜 외롭고 덜 힘든 것 같다. 또한 서로 의지하고 경영을 나누어 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많은 업무를 볼 수 있다. 사업상 필요한 미팅이나 골프 약속 등이 많은데, 우리 둘이 적절하게 나누어 소화한다. 그래서 경영이나 개발에 차질이 적다. 이렇듯 동업은 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유용한 돌파구가 될 수 있다.

25년 친구로서 동업을 결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과거의 동업은 단순히 ‘돈과 돈의 결합’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가 고도로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사업 규모와 재력이 많은 것을 좌우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모든 분야가 점점 세분화, 전문화되고, 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CEO 혼자서는 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다. 특히 중소기업은 더 심각하다. 전문성이 보장된 두 명의 공동대표 체제가 이상적이라고 본다. 그간 사업을 해오면서 우리 둘이 술자리에서 나눴던 얘기다. 친구로서 쌓아온 우정과 신뢰도 있지만, 우리는 서로의 전문성을 높이 샀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안다고, 어떤 목표든지 자력으로 성취한 사람은 일정 궤도에 오르면 가속 페달을 밟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혹시 모를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고 동업을 결심했다.

동업자를 선택하는 이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인생에서 어떤 배우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당신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배우자의 능력으로 메우면 된다. 동업도 마찬가지다. 파트너는 사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역량이다. 같은 전공이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끼리 의기투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분식점을 하더라도 음식을 잘하는 사람과 서빙을 잘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흔히 동업자 하면 ‘친한 사람’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동업에 성공한 사람들은 탁월한 ‘역할분담자’다.

매출의 90%가 해외수출인 만큼 이와 관련한 실질적인 팁을 부탁한다.
현재 유럽, 중미, 동남아의 대형 유통업체에 직수출을 하고 있다. 비결은 해마다 해외의 유명 식품박람회에 직접 참가한 것이다. 월마트의 경우, 2010년 10월 프랑스 파리 식품박람회에 단독부스로 참여하면서 만나게 되었다. 해외 각지에서 매년 지역별로 식품박람회가 개최된다. 이를 적극 활용하라. 비용확보가 어렵겠지만, 가능하다면 단독부스로 나가는 것이 좋다. 특히 식품은 독자적인 부스를 갖고 있을 때 업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다. 중진공의 정보 및 정부 지원예산을 최대한 활용하길 바란다. 이렇게 챙길 일이 많을 때 대표가 두 명이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해 보길 바란다.

독자와 후배 기업인에게 동업에 대한 마지막 조언을 한다면?
누군가와 함께 창업하거나 동업으로 재편하는 것을 겁내지 마라. 상대가 자기 몫을 못할까봐, 혹은 당신이 성과를 갉아먹을까봐, 서로가 재무관념이 희미해 손해볼까봐 동업을 망설이는 것은 어리석다. 혼자서 짊어지고 갈 많은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났을 때 얻을 수 있는 성취가 너무도 크다. ‘동업하면 돈도 잃고 사람도 잃는다’는 말을 떠올리기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을 가슴에 새겨라.

이계선 객원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942기사작성일 : 2016-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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