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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스타트업
자율주행, 우리가 합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서구의 200년 자동차 역사를 단숨에 따라잡은 나라다. 자율주행 모빌리티의 빅뱅은 이제 막 시작됐고, 기회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 한지형 대표는 창업 3년 만에 “테슬라, 구글에 도전해 볼 만하다”는 야심을 갖게 됐다. 산학 과제를 해보자는 생각으로 소소하게 출발한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국내 최초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의 주인공이 됐고,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의 핵심 멤버로 이름을 올릴 기회도 잡았다. 기술에 대한 명확한 이해, 시장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이뤄낸 성취다. 우리는 곧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갈 신예 기업들과 대면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것이고, 그 첫 경험을 오토노머스에이투지를 통해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확대보기한지형 대표, 오영철 CTO, 허명선 기술이사, 유병용 기술이사오토노머스에이투지 공동 창업자들. 왼쪽부터 한지형 대표, 오영철 CTO, 허명선 기술이사, 유병용 기술이사

창업 타임라인
2018.07 회사 설립
2019.05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성장공유형 대출 기업 선정
2020.05 중소벤처기업부 Big3 자율주행 센싱 지원 기업 선정
2020.05 기술평가우수기업 인증(TCB) T3 등급 인증
2020.06 2020년 스타트업 부문 최우수 벤처기업 선정(벤처기업협회)
2020.08 SEED 21억 원 투자 유치
2020.09 LiDAR SDK 출시
2020.12 국내 최초 자율주행 유상 서비스 론칭

국내 첫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의 주인공

지난해 12월 18일은 우리나라 모빌리티 역사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날이다. 이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가 시작됐다. 승객이 콜택시처럼 앱으로 자율주행차를 호출하고 요금을 지불하는 서비스다. 세종시 청사 주변 4㎞ 반경 내의 통제된 환경에서 안전요원이 동승해 이루어진 운행이었지만, 자율주행 서비스가 드디어 유료화 시대로 접어드는 신호탄이 됐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적지 않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서비스의 주체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완성차 대기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운행 차량 옆면에는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카카오모빌리티와 나란히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 대표 한지형)라는 생소한 이름이 큼직하게 새겨져 있다. 창업 3년차 신예 기업에 언론과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것은 당연한 일. 이날 선보인 플랫폼 기반의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차량 운행 서비스 플랫폼에 자율주행 솔루션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인지·판단·제어 기술이 더해져서 만들어낸 합작품이다. 실제로 세종시에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이름으로 운수사업자 등록이 돼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가 첫 승객으로 탑승하는 시승식이 펼쳐진 이날, 한지형 대표는 행사가 끝날때까지 애를 태웠다. 모든 준비가 완벽했지만 당일 아침 예상치 못하게 큰 눈이 내린 것.
“직원들에게 괜찮을 거라고 안심은 시켰지만 혼자서 엄청 걱정했어요. 바닥에 눈이 쌓이면 차선이 보이지 않아 라이다(LiDAR)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거든요. 물론 차선을 보지 않고도 도로나 주변 건물을 이용해 차선을 판단할 수 있는 기술이 장착되어 있지만요. 그런데 걱정과 달리 운행이 매끄럽게 잘 마무리됐어요. 우리 기술이 생각보다 더 완벽하더라고요.(웃음)”

확대보기업무중인 직원들

확대보기세종시에서 서비스 중인 자율주행 유상 운송 차량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해 세종시에서 서비스 중인 자율주행 유상 운송 차량

특수목적 자율주행 시장 정조준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 구간은 세종시청 인근까지 15㎞ 정도 더 확대될 예정이고, 운행 차량 대수도 3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쯤 되면 어깨에 힘깨나 들어갈 법도 하건만, 한 대표는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그의 말과 달리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준비된 스타트업이다. 공동 창업자 4명 모두 현대자동차 연구원 출신으로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최고의 브레인으로 꼽힌다.
대기업에서 부족함 없이 연구하던 이들을 창업의 길로 이끈 것은 무엇이었을까?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은 다름 아닌 CES였다. 2016년과 2017년 CES 자율주행차 시승회 프로젝트팀에서 팀워크를 다져온 이들은 전시회 현장에서 난다 긴다 하는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서 기가 죽기는커녕 오히려 가능성을 엿봤다. 당시 PM이었던 한 대표가 먼저 창업을 제안했다.
“CES에서 직접 눈으로 본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기술 수준이 우리와 대동소이했어요. 어떤 기업인지 찾아봤더니 기업 가치가 수천억 원에 달하더군요. 이 정도면 우리도 한번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죠.”
이들이 창업의 첫발을 내디딘 것은 2018년 7월.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하던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준 것은 경북 경산에 위치한 경일대학교였다. 자율주행차융합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며 이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경일대학교의 지원을 받아 교내 스타트업으로 출발했다. 유병용 기술이사와 허명선 기술이사에 이어 오영철 CTO가 차례로 합류했다.
대기업 연구소에서 자율주행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느꼈던 한 대표는 처음부터 사업의 방향을 특수목적용 자율주행 모빌리티로 명확하게 설정했다.
“언론에서는 2020년을 전후로 레벨4(안전요원이 동승하지 않는) 자율주행 승용차가 상용화될 거라고 떠들어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꿈꾸는 영화 속 ‘키트’ 같은 무인 승용차 시대가 오려면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어쩌면 2050년에도 불가능할지 모릅니다. 어마어마한 돈이 투자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스타트업의 영역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통제된 환경에서 지정된 코스를 저속으로 다니는 셔틀, 배송, 순찰, 청소 등의 특수목적 차량의 경우, 우리가 가진 기술을 조금만 가다듬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습니다. 큰 욕심 안 부리고 자율주행 모빌리티 생태계의 일부만 지배해 보자는 생각이었죠.”
한 대표가 지금의 상황까지 올 줄 몰랐다고 말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확대보기한지형 대표특수목적 차량을 위한 자율주행 모빌리티로 명확하게 사업 방향을 설정한 한지형 대표

6만㎞ 이상 실증 운행 성공하며 실력 입증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자율주행 모빌리티를 위한 인지, 판단, 제어 솔루션 전체를 자체 개발한다. 그래서 회사명도 에이투지(a2z)로 지었다. 라이다 신호 처리에서부터 영상 인지, 센서 융합, 위험도 판단 등 자율주행에서는 ‘두뇌’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이미 창업 전부터 수준 높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던 이들은 창업 6개월 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8년 12월에 경일대학교에서 제작한 초소형 전기차 ‘D2’를 개조한 차량으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 레벨3 등급의 임시면허를 취득했다. 서울대, 한양대, 카이스트, 연세대에 이어 국내에서는 다섯 번째다. 탄력을 받은 이들은 아이오닉EV, G80, 레스타 개조 차량으로 자율주행 임시운행 면허를 취득해 지금까지 서울 상암동 DMC, 경기 화성·판교·안양, 세종, 경북 경산, 광주, 대구, 울산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누적 6만6,000㎞의 실제 도로 테스트를 마쳤다. 실증 운행을 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도로환경과 교통상황이 각기 다른 여러 도시에서 실증 운행을 거듭하면서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멤버들의 자신감은 더 높아졌다.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부의 R&D 지원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작년까지 R&D 누적 수주액이 120억 원에 이르며, 올해 들어서만도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과학기술부, 경찰청 4개 부처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에서 200억 원 이상의 R&D사업을 수주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 기술의 가장 큰 탁월성은 ‘양산화’다. 창업 멤버 모두 국내 대기업에서 양산 업무를 진행하던 인력들이다. 실제 시속 100㎞로 달리는 자동차가 도로에서 안전하게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려면 인지와 판단이 0.01초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인지·판단 알고리즘 개발의 모든 초점은 ‘쉽고 빠르게’에 맞춰져 있다. 한 대표는 “쉽고 빠르게는 다른 말로 ‘보다 안전하게’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 파트너로 오토노머스에이투지를 선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시 카카오에서는 자신들이 그리고 있는 자율주행 서비스 생태계를 기술로 실현해 줄 파트너를 찾기 위해 자율주행 기업 수십 곳을 찾아다닌 끝에 최종적으로 오토노머스에이투지를 낙점했다는 후문이다.

확대보기a2z Autonomous

창업 초기에 투자를 받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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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형 대표

우리도 다른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창업 초기에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당장 매출이 안 나오는 상황에서 직원이 하나둘 늘어나니 급여나 사무실 운영비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창업 초기에 투자를 받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우리의 기술철학과 경영철학을 지켜내기 위해서였다. 투자를 받고 나면 매출에 얽매일 수밖에 없다. 성급히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본인들이 하고자 하는 방향이 아닌 엉뚱한 아이템에 손을 대는 스타트업을 주변에서 많이 봐왔다. 그래서 우리 기술이 안정권에 접어든 다음 투자를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옳았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기술개발을 밀어붙였고, 그 기술이 업계의 기준이 되어가고 있다. 기술이 안정권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한 지난해 21억 원의 SEED 투자를 받았다. 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성장공유형 대출’로 10억 원을 지원받았다. 출장 가는 KTX 안에서 우연히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광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우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돼주었다.

전국 9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실증 운행 6만6,000㎞의 실적을 거두며 순항 중이다.

확대보기회의중인 직원들 확대보기자율주행 차 내부 확대보기자율주행 차 외관

새로운 모빌리티 생태계를 상상하는 즐거움

R&D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한 대표는 국내 자율주행 모빌리티 생태계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됐다.
“자율주행 모빌리티는 혼자만의 힘으로는 실현할 수 없습니다. 자율주행을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뿐 아니라 인프라와 통신기술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 요소들을 통합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주체가 필요합니다. 자율주행에서 앞서가고 있는 미국의 경우 민간 차원에서 진행하다 보니 기업들이 제각각 딴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금 정부가 판을 깔아주고 각각의 역할을 지정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구도라면 한번 해볼 만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자율주행 톱 기업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지난해 9월에 선보인 라이다 소프트웨어 개발키트 ‘LiDAR SDK’도 이런 맥락에서 개발한 기술이다. 학교, 연구소, 기업들이 쉽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보유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 중 일부를 제품화한 것이다.
지금까지 R&D에 집중했던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자신들이 그린 그림을 본격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두 곳 중 한 곳인 부산 에코델타스마트시티의 민간 부문 우선 협상 대상자로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참여한 ‘더 그랜드 컨소시엄’이 자율주행 모빌리티 개발 부문에 선정됐다. 3조 원이 투입되는 국가적인 사업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2025년까지 부산시에 자율주행 셔틀버스와 무인 순찰, 배송 서비스 등을 순차적으로 공급해 나가기 위한 로드맵을 그렸다. 이를 위해 부산에 사무실을 꾸리고 인력도 고용해야 하는 상황.
한 대표는 “지금까지는 R&D에 집중해 왔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는 비즈니스를 진행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더 나아가 2027년 이후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론칭하기 위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모빌리티와 세종시에서 진행하는 유상 서비스를 더 확대하고, BRT 노선에 대한 유상 운송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자율주행 차량을 활용한 다양한 유상 서비스를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시간이 갈수록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멤버들의 확신은 더 단단해지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고, 시장을 냉철하게 판단했으며, 그 안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자신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처음에는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막연하기만 했는데, 명확한 목표를 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다 보니 이제는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 같은 기업 중 한 곳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아닐까요? 우리가 구글이나 테슬라가 되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비할 바 없는 확신과 용기를 품은 이들은 단 한 번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오늘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모빌리티 세계를 향해 전진한다.

임숙경 | 사진 김성헌

조회수 : 3,540기사작성일 :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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