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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스타트업
고요한 이동, 따뜻한 동행
코액터스

먹고살기 위한 경제 활동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런데 부족한 일자리에 실업자들이 누적되며 취업난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가뜩이나 높은 취업 장벽에 편견이라는 문턱을 하나 더 넘어야 하는 장애인들에게 ‘기회의 평등’은 언감생심 남의 나라 얘기다. 편견의 문턱을 IT 기술로 치워버리겠다고 나선 청년들이 있다.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행하는 택시 ‘고요한M’을 운영하는 소셜벤처 코액터스는 장애인의 취업과 이동권 문제를 ‘배려’가 아닌 ‘동행’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확대보기코액터스 임직원들

창업 타임라인
• 2018.04 코액터스 설립
• 2018.06 고요한택시 서비스 론칭
• 2018.11 제1회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따뜻한 동행 대상
• 2019.03 SK텔레콤·SK에너지 업무 협약
• 2020.05 와디즈벤처스, MYSC 시드 투자 유치
• 2020.07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
• 2020.08 고요한M 서비스 론칭
• 2020.12 제15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 특별상
• 2021.05 카카오모빌리티 업무 협약
• 2021.05 에이티모빌리티(블랙캡 수입사) 업무 협약

편견 없이 고요하고 안전하게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행하는 택시는 어떨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역시나 안전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그런데 조금만 차분히 따져보면 듣지 못한다고 운전을 못할 이유는 없다.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편견이 생각보다 견고하고 비논리적이라는 것은 실제 청각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 ‘고요한모빌리티(이하 고요한M)’ 이용자들의 후기 몇 개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반 택시는 난폭운전 때문에 무서울 때도 있는데 안전에 신경 써주신다는 느낌이었어요. 차량에 안전장치가 달려 있어 더 안심하고 탈 수 있었어요.”, “와우! 택시에서 와이파이가 터진다니. 내려서 목적지까지 걸어가기 멀지 않겠냐고 물어보시는데 완전 감동!”
안전하고 친절하다는 후기 일색이다. 여기서 한 술 더 떠서 이런 리얼 후기도 있다. “택시 안에서 업무 관련 통화를 해야 했는데 눈치 볼 필요가 없어서 정말 좋던데요.” 고요한M은 불필요한 대화를 하게 될까 걱정할 필요없이 이름 그대로 고요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다.
우리가 잘 몰랐을 뿐 지금 이 시간에도 ‘고요한M’ 택시 20대가 운행 중이다. 고요한M 앱이나 UT 앱을 이용하면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예약 기능이 있어 원하는 시간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 아직 차량이 턱없이 부족해 실제 도로에서 고요한M 차량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지금의 20대를 마련하기까지 지난 3년간 코액터스(대표 송민표)는 규제의 장벽, 편견의 장벽을 넘어왔다.

확대보기송민표 대표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용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송민표 대표

확대보기고요한M 관리자페이지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문제, IT 기술로 풀다

코액터스는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문제를 비즈니스와 IT 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8년에 설립된 소셜벤처다. 대학 시절 사회적인 가치와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대학생 글로벌 연합동아리 인액터스의 일원으로 활동한 송민표 대표가 창업을 택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봉사를 할 수도 있고, 가치소비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창업을 통해 비즈니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인액터스의 방식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노숙인들과 함께 옷걸이를 만들고 있는 두손컴퍼니, 발달장애인들이 비누를 만드는 동구밭,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기념 굿즈를 판매하는 마리몬드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대학생들이 만들었다고 믿기 어려울 만큼 참신하고 훌륭합니다. 대학생 프로젝트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모두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송 대표가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7년 청각장애인 우버 기사가 승객과 필담을 하고 있는 영상을 보고 나서다. 송 대표는 미국 현지에 청각장애인 6,000명이 우버 기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 우리나라 청각장애인들의 취업률은 30%대로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보다 낮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 영상에서 송 대표가 세운 가설은 두 가지다. ‘미국에서 가능하다면 한국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IT 기술로 기사와 승객이 더 편리하게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당시 영상 속의 우버 기사는 수첩을 꺼내놓고 승객과 소통을 했지만, 빠른 서비스를 요구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어림도 없는 얘기다. 송 대표는 이 문제를 태블릿PC로 풀었다.
“택시 업계를 전혀 모르니 택시회사를 차릴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카카오T처럼 개인이 휴대폰에 앱을 까는 비즈니스 모델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디바이스를 설치하는 수밖에 없었죠. 택시 뒷자석에 광고를 위해 태블릿PC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운전석에는 거의 대부분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으니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운전기사와 승객의 의사소통을 돕는 솔루션을 개발해 택시회사가 청각장애인 기사를 고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코액터스의 첫 비즈니스 모델인 ‘고요한택시’다.

확대보기고요한M 차량

확대보기고요한M의 태블릿PC태블릿PC로 청각장애인 기사와 어려움 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고요한M 서비스. 현재 20대의 택시가 운행 중이다.

고요한택시에서 고요한M으로

첫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송 대표는 무작정 택시회사를 찾아다녔다. 반년 넘게 서울시 소재 택시회사 250곳 중 220곳 이상을 방문했지만 하나같이 반응은 싸늘했다. 모두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난색을 표했다. 뜻이 통하면 길이 보인다고 했던가. 청년들이 사서 고생하는 게 안쓰러웠던지 한 택시회사에서 돕겠다고 나섰다. 택시회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해 앱 개발을 마무리했지만, 결국 성과로 이어지진 못했다. 마지막 단계에서 택시회사가 청각장애인 기사 채용을 거부해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낙담할 새도 없이 택시회사를 다시 찾아 나선 송 대표에게 뜻하지 않게 경주에서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청각장애인 기사를 모집하기 위해 냈던 광고기사를 보고 운전기사 한 명이 직접 회사로 연락을 해왔던 것. 당시 택시 운전을 시작한 지 두 달째였던 기사는 의사소통 문제로 결국 일을 그만두려던 차에 광고를 보고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연락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2018년 6월, 경주에서 ‘고요한택시’가 첫 운행을 시작했다.
고요한택시의 승객은 태블릿PC를 통해 음성인식, 터치, 키보드 등으로 기사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목적지 전달 같은 정형화된 의사소통은 이미 설정된 문구를 버튼 식으로 누르기만 하면 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서울맞춤훈련센터에서 6주간 교육 과정을 마친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인 만큼 승차 거부나 난폭운전의 염려도 없다.
경주에서 첫 운행이 시작되자 서울, 남양주, 대구 등에서도 참여하겠다는 택시회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고요한택시 솔루션을 통해 택시회사에 취직한 청각장애인 기사는 총 84명. 코액터스는 고요한택시를 늘려가는 한편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 2019년에 ‘타다’ 문제가 도화선이 되어 ‘플랫폼 운송사업’ 면허를 취득하면 제도권 안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운송사업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택시회사에 취업을 의뢰하지 않고도 직접 청각장애인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운송사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법이 발효되는 시점이 올해 4월로 예정되어 있어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지난해 5월 법 개정에 앞서 먼저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채택되었고, 석 달 뒤인 8월에 새로운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고요한M’이 첫 운행을 시작했다.
고요한M 서비스를 시작하고 나서 코액터스는 본격적으로 투자유치에 나섰다. 직접 택시를 구매하고 운전기사를 정규직으로 고용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규제샌드박스 덕분에 시드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자금에 숨통이 트인 코액터스는 계속해서 차량 대수를 늘려나갔다. 실시간 호출 기능 외에 예약 기능을 넣은 것은 부족한 차량 대수를 보충하기 위해서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20대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앞으로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운행 대수를 100대까지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코액터스는 올해 말을 목표로 새로운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영국 런던 거리를 상징하는 블랙캡 택시를 구입해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블랙캡은 차량 옆쪽에 슬로프가 설치되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교통 약자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택시다. 대기시간이 길고 공급이 부족한 장애인 콜택시의 부족한 부분을 블랙캡이 채워줄 수 있을 것으로 송 대표는 기대했다. 올해 블랙캡을 시범적으로 몇 대 운영해본 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고요한M 및 장애인 콜택시와 연계해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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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적 모빌리티 서비스를 위한 전진

고요한M과 블랙캡을 통해 송 대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포용적인 모빌리티다.
“우리 주변에서 장애인을 만나는 일은 아주 드뭅니다. 왜 그럴까요? 장애인들이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서비스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연결고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블랙캡은 유니버설 디자인이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포용적 모빌리티 서비스에서만큼은 우리만의 고유한 영역을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액터스 동아리에서 만나 지금껏 송 대표와 함께하고 있는 이준호 운영관리팀장은 모빌리티 산업군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기 위해 스케일업에 조금 더 힘을 쏟겠다는 각오다.
“실무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창업을 했기 때문에 모든 부분이 힘들었습니다. 하나씩 배워나가며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내왔는데, 돌이켜보면 그 모든 것이 소중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아직 원하는 목표에 절반도 못 왔습니다. 시장에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는 스케일업이 필요합니다. 고요한M 차량을 100대로 늘리는 것이 당장의 목표입니다. 그래야 100명 이상의 기사님을 직접 고용할 수 있으니까요. 투자유치를 맡고 있어 어깨가 무겁습니다.”
송 대표는 혼자 힘으로는 지금까지 절대 버틸 수 없었을 거라고 했다.
“플랫폼 운송사업을 시작할 때 운송업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저희를 돕겠다고 남양주 택시회사에서 나서주셨습니다. SK텔레콤으로부터도 고요한M의 운행 안전성을 높이는 ADAS 기술을 지원받았고, 카카오모빌리티와도 협약을 맺고 향후 카카오T에서 고요한M을 호출할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코액터스’라는 이름에는 서로 다른 분야의 개인이 모여 공통된 의제를 가지고 협조해 ‘컬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를 만들어 나가자는 창업자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대학 재학 시절 창업해 실무 경험이 전무했던 코액터스 멤버들은 부족한 경험을 메우기 위해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가듯 문제를 해결하며 계속 전진하고 있다.

확대보기김진성 기사

Thanks to 고요한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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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기사

고요한M에 입사하기 전에는 노점에서 호떡 장사를 했는데 수입이 일정치 않아 힘들었어요. 특히나 코로나19 이후에는 수입이 대폭 줄어들면서 1년 전에 전업을 하게 됐어요. 고요한M에 입사하고 나서는 생활이 많이 안정됐어요. 정규직이어서 수입이 일정하고, 무엇보다 같이 근무하는 동료들도 모두 저와 같은 청각장애인이어서 좋고요. 다만 서울 밥값이 비싸서 도시락을 먹고 있어요.(웃음) 무엇보다 승객과 소통하는 게 즐거워요. 문자와 이모티콘으로 응원해주시는 손님도 계세요. 물론 가끔 만취한 손님이 소리를 지르거나 안하무인으로 행동해서 힘들기도 하지만요. 늘 편안하게 일할 수 있게 살펴주는 코액터스 식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임숙경 | 사진 김성헌

조회수 : 1,158기사작성일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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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글 목록전체의견보기
  • 1
    이형수
    2021-10-23
    청각장애인 위해 일자리 창출 바라고 관심있게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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