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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야? 기업이야? ‘연구소기업’
기업·공공연구기관 윈윈 모델 ‘연구소기업’

 

기업은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고 했다.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쓰러지기 때문이다. 지속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계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 현상유지 경영에 급급했다가는 오래지 않아 쓰러질 수밖에 없다. 모든 기업이 신사업 발굴에 목말라하는 이유다. 최근 200번째 ‘연구소기업’이 탄생했다. 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고, 공공연구기관은 기술을 사업화할 수 있어 불황시대 최적의 윈윈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고 있는 연구소기업. 지금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면 연구소기업에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

기업과 공공연구기관이 만난 ‘연구소기업’
“역사 속 성공의 절반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출발했고, 역사 속 실패의 절반은 찬란했던 시절에 대한 향수에서 비롯되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말은 기업 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적극적인 혁신이 뒤따르지 않는 한 지속가능한 경영은 힘들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CEO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더욱 실감할 수 있다. 평균업력이 19년인 이들은 10년에 한 번꼴로 심각한 위기를 겪었으며, 위기 후 경영이 안정되기까지는 2년이 넘게 걸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리 위기에 대응하고 지속성장을 위해 신규 거래처 발굴, 연구개발과 신사업 발굴 등의 적극적인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답도 들려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경영원이 중소기업과 대기업 CEO 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무려 42%의 CEO가 경영 활동의 가장 큰 고민으로 ‘신사업 동력 발굴’을 꼽았다.
이쯤에서 중소기업 CEO라면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신사업 중요한 줄 누가 모르냐, 리스크는 어떻게 감당하라고?’, ‘말이 신기술 사업화지, 신기루 좇기에 그친다더라’, ‘기술도 없고 인력도 없는데, 무슨 새로운 성장 아이템이냐’, ‘그래서? 성장동력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데?’….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연구소기업’이다.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기 위해 20% 이상의 지분을 투자해 연구개발특구 안에 설립하는 기업이다. 공공연구기관의 기술과 민간기업의 경영자원이 결합된 사업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로 신시장을 창출하고 성장동력도 구축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리스크가 걱정돼 망설이는 중소기업에 안성맞춤이다. 공공연구기관과 기업의 시너지로 기술사업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주관기관이 돼 2006년에 도입한 이 제도로 첫해에 2개로 시작한 연구소기업은 지난해까지 160개 설립됐으며, 최근 200호가 `탄생했다. 도입 초창기에는 활성화되지 못했으나 최근 2~3년 전부터 설립 수가 대폭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연구소기업이 내실 있게 커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례로 한국콜마㈜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함께 설립한 연구소기업 1호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해 연구소기업으로는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해 시가총액 1조 원이 넘는 우량기업으로 성장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중소기업에 딱!
연구소기업은 지난 한 해에만 71개가 설립될 정도로 최근 들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소기업이 거둔 열매를 들여다보면 왜 연구소기업이 이처럼 주목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연구소기업은 지난해 기준 총 2,88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고용인원도 1,194명에 달한다. 최근 5년간 매출증가율이 연평균 33%, 고용인원은 연평균 29%나 늘었다. 성장은커녕 제자리걸음도 쉽지 않은 불황시대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임에 틀림없다. 물론 연구소기업이라고 해서 모두 이 같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사업 아이템 발굴을 고민하는 중소기업에 성장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연구소기업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 먼저, 연구소기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 설립주체가 될 수 있는 대상은 공공연구기관(국립연구기관, 정부출연연구기관, 대학, 전문생산기술연구소 등),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 신기술창업전문회사, 공공연구기관 첨단기술지주회사에 한하며, 기존 기업은 이들과 함께 공동출자자로 참여할 수 있다. 둘째, 설립주체는 단독 또는 공동으로 연구소기업의 자본금 가운데 반드시 20% 이상을 출자해야 하며, 출자자산은 현금, 지적재산권, 연구시설 및 기자재 등이면 가능하다. 셋째, 반드시 설립 목적을 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을 직접 사업화하는 데 두어야 한다. 넷째, 연구소기업의 본점 소재지는 연구개발특구(연구개발을 통한 신기술 창출 및 성과확산을 위해 정부가 조성한 지역으로 현재 대덕, 광주, 대구, 부산, 전북 5곳이 특구로 지정돼 있다) 안에 두어야 한다(본점 외 공장, 연구소 등의 소재지는 지역제한 없음).
연구소기업 전담기관인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전다혜 선임연구원은 “설립 요건이 까다로운 만큼 혜택도 많고, 참여하는 공공연구기관이나 기업 모두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연구소기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전했다. 아닌 게 아니라 공공연구기관은 연구소기업을 통해 기술사업화 기회를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기존의 기술 라이선스나 교수·연구원 창업 중심의 소극적이고 제한된 기술사업화 방법에서 벗어나 직접 회사 설립과 운영에 참여할 수 있으므로 사업화 성공 가능성도 커지고, 연구기관의 소득 창출 창구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기업과 함께할 경우 연구기관이 갖지 못한 현장 및 경영 노하우 등의 경영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연구소기업은 매우 매력적이다. 자칫 신기루 좇기로 끝나버릴 수 있는 기술사업화 과정이 전문 역량을 갖춘 공공연구기관이라는 파트너를 만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돌파구가 되기 때문이다. 연구개발 인력이나 기술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겐 더욱 그렇다. 자사의 경영 역량에 공공연구기관의 인적·기술적 인프라라는 날개를 하나 더 다는 셈이니 사업화 성공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공공연구기관과 함께하는 연구소기업’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공신력과 신뢰감 또한 중소기업이 얻을 수 있는 무형의 효과다. 대기업에 비해 제품이나 기업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으로서는 이런 점도 마케팅에 크게 도움이 된다.

 

합작투자형, 신규창업형 등 알맞은 유형 선택해야
연구소기업은 합작투자형, 기존기업출자형, 신규창업형으로 나뉘어져 있다. ‘합작투자형’은 공공연구기관과 기업이 기술과 현금 등을 공동출자해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는 형태의 연구소기업이다. 통상 공공연구기관은 기술출자와 지원, 관리를 맡고, 기업은 자본을 투자한다. 새로운 시장 진출이나 신사업 발굴 기회를 찾고자 하는 기업에 유용하다. ㈜미코바이오메드가 좋은 예다. 미코바이오메드는 반도체부품소재 기업이던 ㈜미코가 반도체 기반의 의료진단기 시장에 새롭게 진출하기 위해 자사의 기존 기술과 접목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던 중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 개발한 기술을 접하면서 연구원과 함께 합작투자형으로 설립한 연구소기업이다. 이후 미코바이오메드는 다양한 진단기를 5,700만 달러어치나 수출하는 등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기존기업출자형’은 공공연구기관이 기업에 기술 등을 출자해 해당 기업을 연구소기업으로 전환하는 형태다. 실례로 의료기기 회사인 ㈜제윤메디컬은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기술개발 문제로 고민하다가 연구소기업으로 새롭게 옷을 갈아입었다. 전북지역대학연합기술지주회사로부터 골절 방지 의복 등의 기술을 지원받으며 연구소기업으로 전환한 지 1년 만에 8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기존기업출자형 연구소기업은 제윤메디컬처럼 공공연구기관의 기술과 해당 기업의 사업영역이 비슷한 경우가 많아 다른 형태의 연구소기업에 비해 기술 사업화 과정이 비교적 빠르고 매끄럽게 진행된다는 게 전 선임연구원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신규창업형’ 연구소기업은 공공연구기관과 신규창업자가 기술과 현금 등을 공동출자해 새로운 기업을 설립하는 형태다. 해양 시뮬레이터 전문기업인 ㈜세이프텍리서치가 대표적인 경우다. 세이프텍리서치는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 연구원들이 주축이 돼 만든 연구소기업이다. 선박운항 시뮬레이터 핵심기술을 사업화하는 데 성공해 설립 첫해에 6억여 원, 이듬해에는 46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현재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신규창업형 연구소기업은 세이프텍 리서치에서 보듯이 해당 기술개발을 주도한 연구원이 직접 창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기술부문에서는 전문성도 높고, 이해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판로개척이나 마케팅 등 일반 경영 경험이 부족해 다른 유형의 연구소기업에 비해 경영안정화 및 시장진입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연구소기업 제도가 도입된 초기에는 세 가지 유형 중 기존 기업출자형이 가장 많았으나, 2013년 이후에는 공공연구기관과 기업이 공동출자해 새로운 기업을 세우는 합작투자형이 크게 늘었다. 현재 전체 연구소기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역시 합작투자형이다. 그렇다면 어떤 유형이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클까? 전 선임연구원은 효율성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구소기업이 일반적인 ‘연구 기반 스핀오프(Spin Off : 공공연구기관 연구원이 자신이 참여한 연구결과로 창업하는 것)’와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공공연구기관의 기술 전문성과 기업의 다양한 경영 자원 간의 결합이 빚어내는 ‘시너지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사업화 관점에서 본다면 신규창업형보다 기존기업출자형이나 합작투자형이 연구소기업의 장점을 활용하는 데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제 혜택에 다양한 지원책까지
연구소기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데에는 다양한 지원책도 한몫하고 있다. 정책적으로 연구소기업만을 위한 지원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을 수밖에 없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을 전담기관으로 정해 연구소기업 설립 이전 단계부터 성장까지 전 단계에 걸쳐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을 확보한 공공연구기관과 기업을 발굴해 철저한 분석과 컨설팅을 통해 매칭해주는가 하면, 연구소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가치 평가를 직접 진행해 사업화 성공 확률을 높이고 있다. 사업화 추진에 필요한 자금이나 인력, 설비, 마케팅 등의 지원은 물론 해외진출, 기술금융 등 안정적인 단계에 오를 수 있도록 후속 지원까지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연구소기업의 장점이다. 먼저 법인세의 경우 최초로 소득이 발생한 과세연도로부터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받을 수 있다. 재산세는 최초 과세연도로부터 7년간 100%, 이후 3년간 50%를 감면받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취득세나 등록세도 면제받을 수 있다.
규모가 크든 작든, 지금 잘나가든 어렵든 간에 기업이라면 모두 신사업 발굴에 목말라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신사업은 찾는 것도, 성과를 내는 것도 어렵다. 최근 3년간 신사업 발굴에 노력을 기울인 경험이 있다고 밝힌 중소제조업체 중 50%가 ‘성과가 없었다’고 응답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자료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끊임없이 미래 성장동력을 고민해야 하는 것은 기업의 숙명일 터, 위험과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최선의 답이다. 공공연구기관이라는 준비된 파트너와 함께하는 연구소기업도 그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연구소기업 설립 절차가 궁금해요!

연구소기업은 기술 기반의 사업 모델인 데다 공공연구기관과 기업이라는 두 주체가 참여하다 보니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들이 있다. 아래 설립 절차에서 볼 수 있듯이 출자대상 기술, 사업타당성, 공동출자 대상 선정 등은 연구소기업 설립에 필요한 핵심 요소이므로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연구소기업은 그 유형(합작투자형, 기존기업출자형, 신규창업형)에 따라 설립 절차가 다르다. 또 기업이 공공연구기관에 연구소기업 설립을 먼저 제안해 추진하는 경우와 공공연구기관이 출자기술을 발굴해 연구소기업 설립을 추진하는 경우에도 서로 조금씩 다르다.
어떤 경우에 해당하든 ‘연구소기업 출자 기술 발굴 및 선정 → 연구소기업 설립 주체 선정 → 연구소기업 설립 기본 합의서 체결 → 출자대상 기술에 대한 가치평가 → 사업계획서 작성 및 연구소기업 설립 계획 심의 → 출자 완료 및 법인 등기 → 연구소기업 등록 및 신청’ 순의 절차는 공통적으로 거쳐야 한다.

연구개발특구별 연구소기업 문의 연락처
※ 대덕연구개발특구 042-865-8984
※ 광주연구개발특구 062-576-9302
※ 대구연구개발특구 053-592-8354
※ 부산연구개발특구 051-293-4875
※ 전북연구개발특구 063-905-9741

김미경 전문기자 사진 및 자료 제공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조회수 : 4,589기사작성일 : 201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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