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Zoom In
전기차도 태양광도 주인공은 배터리
중대형 배터리

 

배터리가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모바일 기기 등에 사용되는 소형 배터리 얘기가 아니다. 많은 용량의 에너지를 저장하는 중대형 배터리가 지속 가능한 미래의 대체에너지원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도,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도 모두 배터리의 성능에 달렸다. 결국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배터리에 있다는 얘기다.

배터리 때문에? 배터리 덕분에!
누군가는 배터리 때문에 울고, 또 누군가는 배터리 때문에 웃었다. 지난 10월 11일, 출시 두 달 만에 갤럭시노트7의 생산이 전격 중단됐다. 배터리 결함으로 사용 중단을 권고하다 결국 생산 중단을 결정한 삼성전자는 그간 쌓아온 ‘스마트폰 세계시장 1위 기업’의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이보다 일주일쯤 앞선 10월 초에는 LG화학이 테슬라의 경쟁상대로 부상한 미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인 페러데이퓨처 전기자동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쾌속 질주를 예고했다.
이렇듯 만년 조연일 것만 같던 배터리가 최근 화제의 중심에 등장했다. 물론 그 주인공은 단연 중대형 배터리다. 그동안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소형 배터리가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조만간 전기자동차용을 비롯한 중대형 배터리가 소형 배터리 시장을 앞지를 전망이다. 현재 전체 배터리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IT용 배터리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중대형 배터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최근 가시화된 전기자동차 상용화 움직임이 있다. 여기에 더해 지구온난화를 해결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대용량 배터리 기술에 거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는 배터리 기술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하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도 마찬가지다. 낮에 생산한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했다가 해가 진 후에 사용해야 하는 태양광발전의 경우, 에너지 저장장치인 ESS(Energy Storage System)의 대용량화가 관건이다.

전기차 상용화의 명운 쥔 배터리
중대형 배터리를 일약 주연으로 등극시킨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전기자동차다. 에너지 사용의 고효율화와 지구환경 개선이라는 과제 아래 전기자동차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덩달아 주동력원인 배터리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전기자동차 가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의 심장과도 같다. 배터리를 얼마나 저렴하고 안전하면서도 오래 가게 만들 수 있느냐가 전기자동차 보급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주류는 리튬이온전지다. 납축전지와 니켈망간전지도 있지만,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 현재로서는 많은 전기자동차 제조사들이 리튬이온전지를 선택하고 있다. 고속 전기자동차의 출력 전압은 대개 200V 정도인데, 이 출력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보통 3.7V 출력의 리튬이온전지를 여러개 직렬로 연결해 전압을 높여야 한다. 또 오랫동안 주행할 수 있으려면 병렬로 더 많은 리튬이온전지를 연결해야 한다.
리튬이온전지는 높은 출력 특성 덕분에 2차 전지의 대표주자로 불리지만, 단점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리튬이온전지의 양극 물질로 가장 많이 쓰이는 코발트의 가격과 불안정성이다. 코발트 자체 가격이 높을 뿐 아니라 충·방전 시 열이 많이 발생해 화재에 취약하다. 이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연구자들은 리튬코발트 산화물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며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니켈이나 망간, 인산철 등을 양극제로 사용하려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나노기술을 이용해 리튬이온전지보다 출력 밀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양극 물질이 개발되기도 했지만, 전기자동차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충분히 높은 출력 밀도를 실현하지 못했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국내에서는 포스텍에서 개발한 리튬황(LiS)전지가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로서 주목을 받았다. 리튬황전지는 기존 전지보다 가격이 낮은 데 비해 에너지 밀도는 높다. 포스텍 화학과의 박문정 교수팀은 기존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용량을 4배 이상 키우면서도 가격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리튬황전지를 개발해 상용화 가능성을 앞당겼다. 최근에는 삼성SDI에서도 리튬황전지 개발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EMW에너지가 개발한 공기아연전지도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차세대 전지로 꼽힌다. 공기아연전지는 리튬전지보다 2배 이상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튬이온전지 처럼 충전을 위해 산화성 높은 금속을 쓰지 않아 화재 및 폭발 위험성이 없고, 보관이 쉬울 뿐 아니라 주요 재료인 아연 가격이 리튬의 20%에 불과하다. 고용량 공기아연전지가 출시되면 전기자동차 및 산업용 배터리 시장 등에서 폭넓게 적용될 전망이다.
다양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가 개발되면서 시장도 장밋빛이다. 일본 시장조사업체인 B3의 조사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은 2015년 6조 4,000억 원에서 2020년에는 18조 8,000억 원으로 약 3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 에너지 혁명 이끌 ESS
전기자동차와 함께 중대형 배터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대용량 저장장치인 ESS이다. ESS는 발전소에서 과잉 생산된 전력을 많이 저장해두었다가 전기사용량 피크 시간대나 전기 배송이 어려운 지역에 송전해주는 저장장치를 말한다. ESS를 이용하면 원하는 시간에 전력을 생산하기 어려운 태양광,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미리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다. ESS는 태양광, 풍력, 조력, 파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물론이고 소규모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수시로 전력망에 공급되거나,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에서 높은 출력으로 갑자기 전기가 소비될 때 유용하다. 이런 맥락에서 ESS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스마트 그리드의 핵심 설비로 주목받고 있다.
ESS의 다양한 기능 및 효용에 따라 전 세계 ESS 시장도 가파르게 상승해 2020년에는 현재의 10배 수준인 1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시장 규모도 지난 7월에 전년의 약 70%인 1,500억 원으로 확대되었고, 올해 말에는 3,00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는 이미 전력계통형 대형 ESS와 주택용 ESS를 대상으로 한 다수의 실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특히 가정용 ESS의 보급을 통해 동일본대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으로 인한 전력공급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큰 효과를 봤다.
우리 정부도 ESS를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 기업, 연구단체, 학계 등이 참여하는 ‘ESS 융합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정부는 에너지 신산업분야에 총 42조 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분야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정부가 이처럼 ESS를 수출 주력상품으로서 지원하기로 한 것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들도 ESS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 부품소재를 노려라
현재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는 한국과 일본, 중국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부문에서는 일본 기업이 다소 앞서가고 있지만, LG화학과 삼성SDI가 선전을 하고 있다. ESS 부문 역시 한국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네비건트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ESS 분야에서 LG화학이 1위를 유지하고 있고, 그 뒤를 삼성SDI와 중국의 비야디가 바짝 쫓고 있는 구도다.
이렇듯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대용량 배터리 완제품 시장에서 국내 중소기업인 코캄의 활약상은 주목할 만하다. 코캄은 현재 ESS 분야에서 LG화학, 삼성SDI, 비야디에 이어 세계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월에 세계 최초로 지구를 일주한 태양광 비행기 ‘솔라임펄스2’에 배터리를 공급한 기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대용량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잠수함 등 주로 군수용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ESS 기술을 토대로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도 도전장을 낸 코캄은 얼마 전에 한전과 이동식 대용량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 연구에서 코캄은 연구소 및 공장에서 일반인이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화학연구원과 KIST 등의 연구기관은 물론이고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등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레독스 흐름전지도 ESS용 차세대 전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레독스 흐름전지는 기존의 2차 전지가 활물질(Active material)이 포함되어 있는 전극에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것과는 달리, 전해액에 용해되어 있는 활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이용하는 전기화학적 축전장치이다.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출력 성능이 부족하고 부피도 두 배 가량 크지만, 폭발 위험이 없는데다 수명이 길고 대용량 확장에 유리해 ESS의 요구조건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레독스 흐름전지는 현재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스마트 그리드, 분산형 전원, 무인기지국 그리고 에너지 자립섬과 같은 곳에서 적용하기 위해 연구,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국내 스타트업인 스탠다드에너지가 개발한 초박형 대용량 레독스 흐름전지가 있다. 이 회사는 액체 흐름 제어에 초점을 맞춰 전지의 효율 향상과 부피 감소 등을 통해 가격 문제를 해결했다.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VSRB : Vanadium Solid Redox Battery)를 자체 개발한 중소기업 에이치투의 행보도 돋보인다. VSRB는 기존의 액체 상태 전해질을 고체화해 에너지 온도를 높일 수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로, 리튬계 전지보다 성능이 월등하고 수명이 20년에 달해 일본을 비롯해 유럽, 미국 등으로 수출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제품이다. 지난해 한국전력 동반성장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올해 초 제품개발을 마친 에이치투는 자체 개발한 VSRB를 탑재한 ESS를 신재생에너지원과 연동해 국가 전력망 실증사업에 투입한다. 경기도 내 신생 벤처기업인 네오에코텍도 VSRB를 탑재한 ESS 장비를 일본 기업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전기의존형 산업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당연히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 배터리는 숨은 주인공이 아니라 주역으로 당당히 전면에 부각될 것이다. 물론 그동안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ESS 완제품은 대기업이 시장을 주도해왔고, 앞으로도 이 점에서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대용량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제와 음극제 등의 소재와 부품 개발은 충분히 중소기업의 몫이 될 수 있다.

임숙경 전문기자​

조회수 : 2,233기사작성일 : 2016-11-04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5점 / 2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의견글 목록전체의견보기
  • 1
    김시춘
    2016-11-27
    태양광전기생산설치 문의:안동010-8004-8282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