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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보여드릴게요~ 공장 견학 마케팅 후끈후끈
공장 견학 마케팅

 

보여줘야 뜨는 시대다. ‘며느리도 몰라’라며 숨겼다가는 오해받기 십상이다. 그것이 진짜 귀한 노하우든 감추고 싶은 비밀이든 간에, 우리 며느리는 물론 옆집 며느리에게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유리하다. 더욱이 어느 때보다 제품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지 않았는가. 물론 속속들이 다 보여준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대ㆍ중소기업 할 것 없이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공장 견학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민낯을 과감하게 공개하고 있다. 왜일까?

지금 이 순간, 공장 견학 마케팅이 필요하다
간장기업 샘표식품에 1985년 8월은 특별한 한 해다. 무허가 간장 제조업체들이 검은 색소와 소금물로 만든 간장을 값싸게 유통시키는 바람에 직격탄을 맞았던 것. 물론 샘표는 이 사건과 무관하지만 ‘간장=샘표’라는 인식으로 반사이익은커녕 오히려 큰 피해를 입었다. 판매량은 수직하강하고 소비자의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수익적인 부문은 차치하고 그간 쌓아온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것을 우려한 샘표는 결단을 내렸다. 당시 대표였던 고(故) 박승복 회장이 직접 TV 광고에 출연해 “샘표는 안전합니다. 마음놓고 드십시오. 주부님들의 공장 견학을 환영합니다”라며 정면 승부수를 띄웠다.
당시로서는 기업 대표가 TV 광고에 출연한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제조현장을 오픈한 것도 처음이어서 이목이 집중됐다. 회사로서는 이래저래 리스크가 큰 전략을 구사한 셈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식품제조업체들은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공장을 절대 공개하지 않았기에, 샘표의 결정은 더욱 위험천만했다. 하지만 샘표의 광고와 공장 견학 프로그램은 성공적이었다. 소비자단체와 어머니회 등의 견학 신청이 쇄도했으며, 판매량은 회복됐다. 소비자 신뢰를 되찾은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 ‘공장 견학’이라는 과감한 전략이 없었다면 샘표의 역사는 어쩌면 1985년에 멈췄을지도 모른다. 과장된 해석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샘표의 이후 행보를 보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샘표는 그 이후 지금까지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명맥만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더 체계적으로 더 꼼꼼하게 공을 들이며 속까지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키고 있다. 한 기업 사례에 불과하지만, 공장견학의 가치와 역할을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이 점점 늘고 있다. 샘표에서 볼 수 있듯, 공장 견학 프로그램은 이미 오래전에 등장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사회적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에서부터 가습기살균제 성분 치약, 아기용 물티슈의 세균 검출 등 안전성 논란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기 때문이다. 식품, 영·유아용품, 생활용품, 가전 등 특정 업종이 아닌 전 업종에 걸쳐 공장 견학에 관심이 높은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제품이 제조되는 과정을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함으로써 신뢰를 얻겠다는 목적에서다. 소비자들이 불신의 눈초리를 보내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공장 견학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비자 신뢰도 얻고, 제품 인지도도 높이고
한 개인도 내 모습을 다 보여주는 것이 어려울진대, 기업이 자사의 모습을 가감 없이 공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투명하게 보여주는 본래의 목적 자체만으로도 버겁지만, 때로 의도하지 않은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어 더욱 부담이 크다. 자부심이 느껴지는 긍정적인 모습에서 역풍을 맞는가 하면, 감추고 싶은 부정적인 모습에서 생각지도 못한 호감을 받는 등 예상 밖의 일이 종종 벌어지니, 선뜻 나서기 힘든 게 공장 견학 프로그램 운영이다.
그럼에도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많은 기업들이 공장 견학을 도입하는 데에는 그만한 효과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우선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준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공장 견학은 생산과정과 환경 등을 소비자에게 공개하는 시스루(See -through : ‘속이 다 비친다’는 의미) 마케팅의 일환이다. 더구나 안전성 확보가 절실한 요즘, 소비자들이 공장을 직접 찾아와 제품이 어떤 현장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으니 기업으로선 최적의 마케팅 도구가 아닐 수 없다.
기업이나 제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도 효과 만점이다. 공장 방문객에게 제품 생산공정을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제품과 회사를 알릴 수 있는 것. 더구나 견학 참가자들은 불특정 다수가 아닌 자발적 의지로 선별된 1차 타깃이기 때문에 입소문 효과도 크며,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효과 때문이다. 실제 유아용 카시트 전문기업인 ㈜순성산업(대표 이덕삼)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이정아 과장은 “카시트라는 제품 특성상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깐깐한 엄마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카시트 브랜드를 알리는 데에도 도움이 커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며 만족해했다.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미래 장기 고객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노하우’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생산공장을 모두 오픈함으로써 고객과 소통에 나서기 때문에 견학에 참여한 사람들은 ‘나에게만 공개한다’는 특별한 감정을 느껴 충성 고객으로 이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장 견학 프로그램은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미래에 고객이 될 잠재고객에 대한 이미지 조성에도 큰 역할을 한다. 대한항공, 풀무원 등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자사 시설과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하는 것도 이런 목적에서다. 또 외부에 공개해야 하기 때문에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제품과 생산공정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상당하며, 이는 필수다. 이 때문에 늘 철저한 품질관리를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회사에 도움이 된다.
이처럼 공장 견학 프로그램은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각광받으면서 그 모습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일반소비자 중심으로 신청을 받아 운영하던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프리미엄화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제품구매 경험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초청 형식의 견학을 운영하는 기업도 많아졌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은 자사 서포터즈를 위한 형태의 견학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는 추세이며, 대학교 등과 산학연계 형태로 운영하는 기업도 있다. 내용도 딱딱한 소개 형식에서 벗어나 생산공정 투어는 물론 직원과의 인터뷰, 영화처럼 만든 동영상 감상, 해당 제품이나 기술 전문직원의 강의, 제품 시연, 시식, 체험에 이르기까지 재미있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견학에 참가하는 사람들에 대한 혜택도 다양하다. 견학에 이어 회사 식당 혹은 맞춤형 도시락 세트 등의 점심식사 제공, 자사 제품으로 구성된 선물 증정, 특별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는 특전, 할인쿠폰 증정 등의 쏠쏠한 혜택을 제공해 신청 시 치열한 경쟁률을 보이는 기업도 있을 정도다. 또 공장 견학 프로그램 업무만 전담하는 직원을 따로 배치하는 곳도 있다. 그만큼 공장 견학이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천호식품, 순성산업 등 중소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은 대기업이나 운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공장 규모나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각 기업이 처한 환경 요건을 최대한 활용해 짜임새 있는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건강식품 전문기업 천호식품㈜(대표 김지안)은 공장 견학 마케팅 성공사례이자 중소기업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꼽는 대표적인 사례다. 식품 중소기업으로는 드물게 2010년부터 주 1회 정기적으로 원료 세척에서부터 추출, 제조, 포장까지 전 생산과정을 공개하는 양산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7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약 240회에 걸쳐 6,000여 명이 공장을 견학했습니다. 중소기업으로서 운영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지만, 식품회사인 만큼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고, 홍보에도 도움이 커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속할 예정입니다.”
커뮤니케이션팀 박민아 주임은 공장 견학 마케팅이 브랜드 신뢰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생산의 전 과정을 공개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니, 그간 품질관리적인 면에서나 프로그램 운영 면에서 천호식품이 기울인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공장 견학 프로그램이 중소기업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주는 기업으로 순성산업 또한 빼놓을 수 없다. 2014년부터 자사 제품인 유아용 카시트의 안전성을 소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주부들로 구성된 서포터즈를 대상으로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정아 과장은 “카시트는 안전성이 핵심인 만큼 연구소가 직접 시연하는 카시트 충돌 테스트까지 견학 프로그램에 포함시켰다”며, 자녀 안전과 직결된 제품이다 보니 서포터즈들의 관심이 높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인상깊었던 서포터즈 활동 1위로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손꼽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장 견학 시 자녀 동반 여부를 미리 파악하고 이동 차량에 카시트를 설치함으로써 제품을 체험할 수 있게 한 것도 순성산업만의 세심한 견학 전략이다. 이 과장은 덕분에 제품 홍보 효과와 인지도가 향상됐다며, 투자 대비 효과가 높은 마케팅이라고 덧붙였다.
아기 물티슈를 만드는 ㈜베베숲(대표 박성은)도 연구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공개하는 아산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운영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매번 신청접수가 조기에 마감된다고 한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시작했으나 최근 아기용 물티슈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홍보효과는 물론 제품 신뢰도 상승으로까지 이어져 공장 견학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물감 등 미술용품 제조기업인 ㈜신한화구(대표 한봉근)도 ‘신한과 함께하는 색채여행’이란 이름으로 파주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다. 물감, 마카 등의 제조 공정을 볼 수 있으며, 견학 참가자들의 수준에 맞춘 맞춤형 미술재료학과 색채학 심층 강의까지 들을 수 있다. 미술재료 사용법이나 보관방법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팁도 알려줘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다.

기업 상황에 맞게 전략적으로 운영해야
공장 견학 프로그램이 마케팅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업종에 따라서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창업 이후 정례화된 공장 투어 프로그램을 한 번도 운영한 적이 없고 특별한 경우 일부만 공개한다는 아모레퍼시픽, 단체관광객들의 방문 코스로 인기가 높았던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중도에 폐지한 LG생활건강 등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회사들은 기술유출을 우려해서가 아니라 화장품산업의 특성을 고려해서다. 화장품이란 아름다워지고 싶은 판타지를 자극해야 하는데, 기계설비가 가득한 제조공정을 낱낱이 보여주면 오히려 화장품에 대한 ‘신비감’을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려면 인적·물적 부담이 필요한 만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왜 운영하는지 그 목적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경쟁사가 하니까, 트렌드니까, 공장 규모를 자랑하려고’ 식의 목적이라면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제품 신뢰도 확보, 브랜드 홍보, 사회공헌 차원, 서포터즈 지원 등 구체적인 도입 목적을 세운뒤, 여기에 맞는 프로그램을 세부적으로 구성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친환경 음료 생산기업인 ㈜해피푸르츠(대표 박동호)는 공장 설계 시 천장을 아주 높게 만들었다. 전체 설비와 생산현장을 위에서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견학 공간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 공간의 효율성이나 비용 면에서 부담이 컸지만, 친환경 식품이라는 업종의 특성상 공장 견학 시설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금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라면 주목해야 할 사례다. 회사 상황에 부합하고, 분명한 목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공장 견학 프로그램 운영 Check It!

□ 견학 대상을 누구로 할 것인지 명확하게
□ 기술유출, 사진촬영 등은 사전에 통제 범위를 정하라
□ 연령별, 특성별로 견학 프로그램을 차별화하라
□ 알맞은 환영 문구나 기념품 증정은 필수
□ 지루하면 역효과, 가이드도 예능처럼 흥미롭게
□ 식품회사의 경우 식사 전에 공장 투어를 해야 효과 백배
□ 지나친 회사 홍보는 금물, 적절한 수위 조절을 하라
□ 더위와 추위에 장사 없다. 동절기와 하절기 피크는 피하라
□ 오감을 자극하라. 시연과 시식, 체험이 효과 만점
□ 식사 포함 일정은 4시간, 식사가 없다면 2시간 이내로

김미경 전문기자 사진제공 ㈜순성산업, 천호식품㈜

조회수 : 3,823기사작성일 : 20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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