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Zoom In
세컨드 가전의 발칙한 반란
중소기업의 새로운 기회 ‘세컨드 가전’

소비자가 시장을 이끄는 것일까? 시장이 소비자를 이끄는 것일까?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으로 치부됐던 세컨드 가전이 메인 가전의 보조 역할에서 주연으로 부상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시장이 커진 것인지,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한 고도의 전략 때문에 소비자가 몰리는 것인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 어찌 됐든 세컨드 가전은 대기업 입지가 견고한 가전시장에서 중소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임에 틀림없다.

확대보기코스텔(주)의 미니냉장고코스텔(주)은 일반 냉장고의 15~30% 크기밖에 안 되는 트렌디한 디자인의 미니냉장고 ‘레트로’ 시리즈로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 대비 277%나 늘었다(출처 : 코스텔 홈페이지).

세컨드라뇨? 시장 주류로 부상
지금 주변을 한번 둘러보자. 공기순환 기능이 있는 서큘레이터, 화장품과 술만 넣어두는 미니 냉장고, 에스프레소 머신, 과일과 채소를 닦는 세척기, 미니 세탁기, 의류 건조기, 무선청소기, 물걸레청소기, 공기청정기…. 이 중 당신은 몇 가지 제품을 가지고 있는가? 개인차는 있겠지만 대부분 이 중에서 적어도 한두 가지는 갖고 있을 것이다. 비슷한 기능의 메인 가전이 있기는 하지만 특정 용도로만 쓰려고, 혼자 살다 보니 큰 가전을 사용하는 게 비효율적이어서, 가사 부담을 덜기 위해서 등이 구매 이유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이른바 세컨드 가전(Second Home Appliance)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전자상거래 전문기업 위메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컨드 가전 전체 매출은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주요 제품별로 살펴보면 의류 건조기는 108%, 의류 관리기는 110%, 미니 냉장고는 164%, 에어서큘레이터는 196%, 와인 냉장고는 무려 267%나 늘어났다.
세컨드 가전이란 대형 메인 가전제품을 보조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미니 사이즈의 가전을 일컫는다. 필수적으로 구매하는 가전이라기보다 선택 가전이며, 제한된 용도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메인 가전과는 차이가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특정 기능에 특화되거나 메인 가전의 부족한 점을 보완한 제품이 등장하면서 ‘메인 보조’를 넘어 점차 그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이처럼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던 세컨드 가전이 핫한 시장으로 성장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1인 가구’라는 새로운 소비자층이 나타났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1인 가구는 의식주 활동 범위가 좁아 대형 메인 가전을 활용하기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적은 양의 빨래를 자주 세탁해야 하고, 보관해야 할 식품 양도 적은데 굳이 대용량의 메인 가전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보조용 세컨드 가전을 구매해 메인 가전처럼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1인 가구 비율이 점점 늘어나면서 세컨드 가전을 찾는 수요도 늘고 있다.
삶의 질을 추구하는 트렌드와 날씨 등의 환경 요인도 세컨드 가전이 주류 시장으로 등극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빨래, 청소, 설거지 등의 가사노동을 하는 시간에 독서나 마사지 등을 하며 집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소비문화 트렌드가 확대되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고온 현상과 공해 부담을 덜어주는 가전에 대해 소비를 확대하는 경향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틈새 전략으로 세컨드 가전 시장에서 선전
확대보기㈜파세코의 서큘레이터 ㈜파세코는 서큘레이터, 이동식 에어컨, 소형 김치냉장고 등을 선보이며 세컨드 가전 분야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출처 : 파세코 홈페이지). 일반 제품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크기만 줄인 미니 제품이 세컨드 가전의 출발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이야말로 세컨드 가전 시장을 만들고 성장시킨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가전시장은 대기업들의 입지가 워낙 강해 중소기업이 정면승부를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은 미니 사이즈로 차별화해 틈새시장을 공략했으며, 이것이 세컨드 시장의 단초가 되었다. 물론 초기와 달리 지금은 대기업들까지 속속 가세했지만, 그 속에서도 중소기업 제품이 꾸준하게 선전하고 있다.
코스텔㈜(대표 류성현)은 일반 냉장고의 15~30% 크기밖에 안 되는 미니 냉장고 ‘레트로’ 시리즈로 대박을 터뜨렸다. 86~300ℓ까지 다양한 소형 냉장고를 선보여 1인 가구는 물론 거실이나 침실에 두고 화장품, 이유식, 주류 등의 특정 제품 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색감과 디자인이 예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올 1분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무려 277%나 늘었다.
이동식 에어컨, 소형 김치냉장고, 서큘레이터 등을 선보이며 세컨드 가전 분야에서 탄탄한 영역을 구축한 중소기업도 있다. ㈜파세코(대표 유일한)는 실외기가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게 옮겨가며 사용할 수 있는 제습 겸용 이동식 에어컨을 비롯해 국내에서 가장 작은 김치냉장고를 출시하며 세컨드 가전 시장을 선점했다. 71ℓ 용량의 김치냉장고는 기존의 일반 김치냉장고 크기와 비교하면 4분의 1밖에 되지 않으며, 가격도 30만 원대로 부담이 없다. 특히 서큘레이터는 2016년에 출시해 지난 6월까지 누적 판매액이 200억 원을 돌파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세컨드 가전 시장 중 올해 가장 두각을 보인 제품은 단연 서큘레이터다. 비슷한 기능의 메인 가전인 에어컨과 선풍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냉방과 에너지 절감 효과가 우수해 집집마다 추가로 더 구매하면서 세컨드 가전의 필수제품 대열에 올라섰다.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꾸준하게 수요가 증가하자 중소기업들이 잇따라 업그레이드된 제품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추세다. 파세코를 비롯해 신일산업㈜(대표 김권·정윤석), 자이글㈜(대표 이진희) 등이 시장 선두권을 지키고 있다.
이 밖에 초음파를 이용해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쉽고 빠르게 씻어내는 과일·채소 전용 세척기 ‘이지더블유’를 선보이고 있는 ㈜팩토리얼홀딩스(대표 이동열), 32~78인치의 가성비 TV ‘스마트라’로 유명한 ㈜스마트홈일렉트로닉스(대표 김영철)도 세컨드 가전 시장을 이끄는 중소기업으로 꼽힌다.

효율성과 편의성 갖춰야 지속성장
국내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가구 중 30%에 육박하며, 2035년에는 국민 셋 중 하나는 1인 가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국내 소비 지형이 갈수록 솔로 이코노미(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이를 겨냥한 제품을 집중적으로 개발해 판매하는 현상) 중심으로 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컨드 가전이 트렌드가 아니라 필수 가전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하지만 세컨드 가전 시장이라는 열차에 올라탄다고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세컨드 가전이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되는 것은 맞지만, 차별화된 전략이 담기지 않으면 반짝 상품에 그치고 만다. 먼저, 미니 제품이라고 해서 퀄리티를 배제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기능과 디자인, 성능 등을 프리미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수요층이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20~70대까지 전 연령층에 걸쳐 골고루 나타나므로 이를 고려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메인 가전에는 없거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가령 메인 가전과 달리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이고, 하나의 기기가 다양한 기능을 하는 컨버전스 제품으로 효율성을 향상시켜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니라 ‘없으면 불편하고, 있으면 편리한’ 제품을 만들어야 세컨드 가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김미경 전문기자

조회수 : 3,670기사작성일 : 2018-09-05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2점 / 54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