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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채권을 아시나요?
기후채권

채권은 정부나 특수법인, 주식회사 등이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장기 차용증서이다. 그런데 이런 채권 중에서 매우 특수한 목적을 가진 채권이 있으니 바로 ‘기후채권’이다.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기업의 목표 달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다. 글로벌 금융권과 대기업들은 2021년 8월 기준으로 1조3,000억 달러의 기후채권을 발행했고, 중국은 2020년에 전 세계 기후채권의 15%를 발행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나라의 기후채권 발행액은 ‘0원’이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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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채권 0원, 이거 실화임?

기후채권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기후금융’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는 기업과 사회의 탄소배출 경감을 유도하고 전반적인 저탄소 경제로 가기 위한 총체적인 금융활동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대출과 투자, 금융상품을 의미한다. 기후금융은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일반적으로 ‘녹색금융’ 또는 ‘지속가능 금융’도 대체로 같은 맥락의 금융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금융감독원과 금융기관, 그리고 연구기관이 모여 스터디 그룹을 형성하면서 확산되기 시작했다.
기후금융 중 채권 분야는 기후채권, 녹색채권, ESG채권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도 최근 대기업들의 연이은 ESG경영 선포로 인해 저탄소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듯 보이기도 했다. 특히 ESG채권과 녹색채권은 그 발행이 매우 활발하다. 한국거래소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국내 민간기업의 ESG채권 발행 규모는 7조1,773억 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의 2,500억 원에 비하면 무려 28배가 폭증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만 해도 공공기관이 발행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민간기업이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는 형세다. 녹색채권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까지 발행된 녹색채권은 9,500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의 발행 규모와 맞먹는 수준으로, 올해 연말까지라면 조 단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기후채권이다. 지난 8월까지의 우리나라 기후채권 발행 금액은 전무하다. 반면에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기후채권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후채권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2020년 기준으로 전세계 기후채권의 15%를 발행했다. 일본도 보험회사인 일본생명이 무려 20억 달러의 기후채권을 발행했다. 미국의 도시교통공사 역시 지난 2016년부터 계속해서 기후채권을 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의 자동차 사용량을 줄이고 철도나 버스, 지하철로의 유입을 꾀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진정성에 의구심

우리나라 기업들의 기후채권 발행액이 0원이라는 사실은 기후금융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중요한 점은 기후채권이 녹색채권, ESG채권과는 달리 ‘국제기후채권기구’의 인증을 받기 때문에 매우 엄격한 기준이 제시된다는 점이다. 반면 녹색채권, ESG채권은 그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단 발행기준 자체가 다소 임의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채권을 발행하는 발행사, 주간사에 따라 그 기준이 다르다. 또한 ESG채권은 국내에서 많이 발행되고 있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 객관적인 제3자의 인증 과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녹색채권과 ESG채권은 비영리기관의 검증도 받지 않고, 만약 그 기준이나 목적을 어기더라도 사후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기후채권은 비영리기관의 엄격한 검증 과정이 존재하고, 만약 원래의 목적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에는 언론에 보도되어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대외적으로는 기후변화에 관심이 많다고 표방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실천적인 의지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
이러한 문제는 ESG채권의 발행에 대한 일부 비판적인 의견으로 증명되기도 한다. ESG채권을 발행하는 기업들이 정작 기후변화에는 큰 관심이 없고, 단지 ‘자금조달’만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비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자금조달 상황이 악화되고 영업이익이 줄어들자 이를 ESG채권를 통해 피해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기후를 염려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도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또한 금리가 낮기 때문에 기업으로서는 또 다른 장점이다.
만약 우리 기업들이 정말로 진정성 있게 기후금융에 대한 참여를 원하고, 또 기업의 경영을 통해 지구환경을 바꾸고자 마음을 먹는다면, 분명 기후채권을 발행해 엄격하게 검증받으며 정확하고 책임감 있게 활동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기후채권 발행액 0원’이라는 수치는 아직 우리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대해 바꿔야 할 인식이 많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이남훈

조회수 : 1,099기사작성일 : 2021-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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