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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 뺏겨! 내 고객 내가 챙겨
D2C 열풍

지금 비즈니스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것은 누가 뭐래도 아마존, 넷플릭스, 쿠팡 같은 플랫폼이다. 이들은 어마어마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 경험과 서비스를 고도화해 몸집을 불렸고, 상대적으로 브랜드 제조사의 영향력은 축소됐다. 데이터를 잃는 것은 미래를 잃는 것이다. D2C 전략은 잃어버린 고객 데이터를 되찾아오겠다는 제조사들의 반격으로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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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가 아마존과 결별한 이유

지난해 8월 나이키가 명동 한복판에 대형 매장 ‘나이키 라이즈’를 오픈했다. 코로나 시국에 대형 매장이라니. 그것도 실물경제가 바닥을 치고 있는 명동에. 나이키의 이런 행보를 이해하려면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해에 나이키는 ‘탈아마존’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고객과 직접 만나겠다고 선언했다. 플랫폼과 대리점 위주의 판매 체계를 자사몰과 직영매장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아마존이라는 안정된 트래픽을 포기한 나이키의 행보에 의구심을 품은 이들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나이키의 선택은 옳았다. 코로나 시국에도 나이키는 성장했고, 전체 매출에서 D2C(Direct To Customer)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3.1%에서 2020년 34.8%로 증가했다.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결별을 선언하고 자체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를 구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통망을 거치지 않고 고객과 직접 만나겠다는 나이키와 디즈니의 D2C 전략을 수수료를 아끼겠다는 전략으로 해석하는 건 금물.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 따른 비즈니스 리스크를 의식한 전략으로 해석해야 한다.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어마어마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고객 데이터는 상품과 서비스 전략의 주요 재료임에 분명하다. 정작 제조사가 알 수 있는 것은 고객 배송지와 연락처가 고작이다. 고객 접점을 플랫폼에 뺏겼음을 깨달은 제조사들이 선택한 것이 바로 D2C다.

너도나도 나이키처럼

D2C의 장점은 명확하다.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자신의 방식으로 전달하며, 자사몰을 방문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 기획, 생산, 마케팅을 고도화할 수 있다. 소비자가 소비하는 고객경험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들이 원하는 니즈를 정교하고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D2C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가치다.
D2C 방식은 나이키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다. 태생부터가 D2C인 안경 브랜드 와비파커가 대표적이다. 복잡한 유통구조로 인해 안경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시장의 불편함을 해결한 와비파커는 95달러에 안경 5개를 착용해보고 그중에서 맘에 드는 안경을 구매할 수 있는 파격적인 서비스로 창업 5년 만에 유니콘 기업에 등극했다.
와비파커, 나이키 등의 D2C 성공 모델이 나오면서 많은 제조사들이 버린 카드였던 D2C를 다시 만지작거리고 있다. 나이키에 이어 뉴발란스는 멤버십형 공식 온라인쇼핑몰 ‘마이앤비(MY NB)’를 론칭하며 이벤트, 퀴즈 등 고객의 흥미를 끄는 콘텐츠를 매개로 고객과의 소통 강화에 나섰고, 휠라코리아는 파격적으로 공식 온라인스토어 전용 당일 배송 서비스 ‘오늘 도착’을 론칭했다. 프로 강사들의 요가복으로 잘 알려진 에슬레저 국산 브랜드 뮬라도 성공한 D2C 모델로 꼽힌다. 자사몰을 통해 원단과 제품 개발 히스토리, 회원 리뷰를 소개하는 등 전문적인 콘텐츠를 무기로 높은 팬덤을 형성했다. 2021년에는 자사몰 회원 수가 전년대비 약 62% 증가한 106만 명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패션그룹 한섬은 온라인 전용 멤버십 ‘THE 클럽’을 도입해 의류 수거 및 세탁 서비스 ‘한섬 케어 플러스’를 제공함으로써 멤버십 고객 점점 강화에 나섰다.

핵심은 고객 접점

D2C는 결국 제조사가 고객과 더 가까이 더 직접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다.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이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로 미래 전략을 짜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누구나 나이키처럼 D2C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준비 없이 뛰어들었다가 가격과 서비스 경쟁에서 플랫폼에 눌려 처절한 실패의 쓴맛을 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고객 접점’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가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이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응답자들은 D2C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상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42.9%)’, ‘공식 쇼핑몰을 신뢰할 수 있어서(38.1%)’, ‘할인 등 특별한 구매혜택 때문에(31.4%)’ 순으로 답했다. D2C 기업들이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부분 타기팅, 큐레이션을 활용한 상품 추천 등 플랫폼이 제공할 수 없는 전문성과 개인화 서비스에 몰두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모두가 최저가 검색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하고 강력한 유대감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 소비자들은 나를 위한 제품, 나를 알아봐주는 브랜드,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플랫폼에서 이전투구식 출혈 경쟁을 하고 싶지 않은 제조사에게 D2C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임숙경

조회수 : 764기사작성일 :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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