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Zoom In
잘 키운 식물 하나, 열 주식 안 부럽다
식물 + 재테크

코로나19 이후 홈가드닝 시장이 커지면서 취미에 지나지 않았던 식물 키우기가 이제는 누구나 도전해볼 법한 재테크 수단으로 당당히 떠올랐다. 특히 숫자가 아닌 식물을 들여다보며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으로꼽 힌다. 정서는 물론 경제적인 측면까지 책임질 똑똑한 식물 하나, 어떻게 하면 집 안에 제대로 들일 수 있을까?

확대보기새싹을 든 손

코로나19가 쏘아 올린 식테크 열풍

스스로 자라는 돈나무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온다. 최근 2040세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식(植)테크 열풍이 딱 그렇다.
‘식테크’는 ‘식물+재테크’의 합성어로, 지난 몇 년 사이 희귀한 무늬의 관엽식물들이 어마어마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인기 주역인 몬스테라 알보의 경우 ‘황금알’을 낳는 거위까지는 아니더라도 ‘사금’ 정도는 된다.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 같은 중고거래 앱을 켜고 검색하면 무려 20만~50만 원을 오르내린다. 그런데 묘목 한 그루가 아니라 잎사귀 하나의 값이라는 점에서 두 눈이 번쩍 뜨인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 라이브(Taobao Live)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며 10차례가 넘는 입찰 끝에 몬스테라 알보 화분 하나가 9만 위안(약 1,746만 원)에 낙찰됐다.
멕시코 남부에서 파나마에 이르는 열대지역이 원산지인 몬스테라는 커다란 잎사귀 때문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겨 유럽을 중심으로 인테리어용 수요가 점점 늘어났다.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바다 건너 우리나라까지 상륙한것. 그중 알보(Albo)는 ‘하얗다’는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엽록소가 부족해 흰 무늬가 생긴 일종의 돌연변이를 일컫는다.
모든 재화가 그러하듯 희소성에 따라 가격이 매겨진다. 몬스테라를 비롯한 관엽식물은 무늬가 독특한 것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본래부터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 이상 비쌌다.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로 식물 수입이 쉽지 않은데다, 일부 품종은 바나나뿌리선충 문제로 수입이 규제되고 있어 공급 이슈가 생겨났다.
그럼에도 홈가드닝과 플랜테리어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반려식물이 대세가 되면서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이러한 낌새를 일찌감치 포착한 이들은 지난 몇 년 사이 희귀한 무늬를 가진 열대 관엽식물을 번식시켜 판매하는 방식으로 돈을 벌었다.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해 웃돈을 받고 되파는 리세일(resale)에 익숙한 MZ세대까지 합세하면서 시장이 커진 것이다.

확대보기몬스테라 알보몬스테라 알보를 필두로 지난 몇 년 사이 희귀 열대 관엽식물의 가격이 급등했다.

돈 되는 식물은 따로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스태티스타(Staista)에 따르면 세계 가드닝 시장 규모는 2021년 1,090억 달러(약 143조189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3년 사이 매년 10% 이상 시장이 성장했다. 식물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사람들은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마음에 드는 품종을 집 안에 들이고 있다. 그러면서 고가의 식물을 수집하는 이들도 늘어났다.
일례로 최근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는 국제 난초 경매 시장이 등장한다. 희귀한 난초의 경우 수십억 달러를 호가하는데, 그저 드라마 속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많은 이들이 희귀한 난초를 키워 월급처럼 수익을 또박또박 올렸고, 큰 부자가 된 이도 적지 않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희귀한 난초를 320억 동(약 16억5,000만 원)에 달하는 슈퍼카와 맞바꾼 청년이 있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실제로 난초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가장 오래된 식테크의 원조라 할 수 있다. 그 시작은 식민지를 개척하던 대항해 시대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남미에서 자라던 난초인 카틀레야(Cattleya)는 한때 가문의 부(富)를 상징했다. 유럽 귀족들은 이 식물을 키우기 위해 온실을 따로 만들었고, 꽃이 피면 파티를 성대하게 열어 자신의 재력을 과시했다. 오늘날까지도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중국인들이 동양란뿐 아니라 서양란에도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 몇 년 사이 일부 품종은 10배 이상 가격이 상승했다.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풍란의 가격은 대단했다. 색감과 무늬, 수형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을 붙여주며 몇백만 원에서 몇천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잎사귀 하나가 100만 원을 넘기도 했다. 누구나 키우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전국으로 입소문이 났다. 그러다 하루아침에 상황이 달라졌다. 조직배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대량생산이 이뤄지자 인기가 시들해졌고, 가격은 금세 바닥을 쳤다. 초창기에 발을 들인 사람은 돈을 벌었지만 뒤늦게 풍란을 사들인 사람은 엄청난 손해를 봐야만 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튤립 파동(Tulip Mania)에 빗대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튤립은 한때 세계에서 가장 비싼 꽃이었다. 광기에 가까운 투기과열이 일어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새롭고 희귀한 품종에 집착했다. 그렇지만 거품이 꺼지면서 암스테르담 강변의 집 한채에 맞먹던 가격이 불과 3개월 사이 90% 이상 폭락하고 말았다.

확대보기카틀레야한때 유럽 귀족의 전유물이었던 카틀레야. 난초 키우기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급 취미이자 뛰어난 재테크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식물 추앙의 시대, 팬덤이 중요하다

알다시피 역사는 반복된다. 그러니 오로지 돈을 벌겠다는 생각만으로 식물을 마구잡이로 집 안에 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단 식테크의 핵심은 희소가치가 있는 식물을 번식시켜 그 수를 늘려 판매하는 데 있으므로 일단 식물을 잘 돌보는 ‘식집사’가 되어야 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취미 삼아 마음에 드는 반려식물을 키우는 것이다. 큰 공을 들이지 않고도 잘 자라는 선인장과 다육식물, 보스턴고사리처럼 이국적인 느낌의 양치식물, 사계절 내내 꽃을 피우는 제라늄 등이 입문용으로 적당하다. 삽목이나 포기나눔, 물꽂이 등 번식이 쉬워 식물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해하기 알맞은데다 잎의 화려함이나 보급된 정도에 따라 수십만 원을 호가하기도 하므로 운이 좋다면 큰 수익도 낼 수 있다. 이렇게 학습한 뒤에 재테크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 식물은 가격 변동성이 크고 시장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단일 품종보다는 다품종을, 우량주식처럼 환금성이 좋은 품종을 사는 것이 좋다. 이때 플랜테리어로 유명한 인플루언서의 동영상이나 전문가 특강, 화훼 소모임 등을 통해 꾸준히 정보를 습득하면 큰 도움이 된다.
키울 식물을 정했다면 적절한 투자가 수반되어야 한다. 식물에 맞는 흙과 자갈, 영양제와 화분구매는 필수. 비료는 언제 주는지, 병충해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지식을 끊임없이 학습해야 한다. 희귀식물의 경우 기르기 까다로운 품종도 더러 있어 관리에 어느 정도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열대 지역이 원산지인 식물은 성장환경이 우리나라와 완연히 다르기에 대부분 가습기와 서큘레이터, 실내온실 등을 별도로 갖추고 돌본다.
올해는 특히 여름 가뭄을 시작으로 폭우와 태풍이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이 급등해 돈도 아끼고 취미도 살릴 겸 직접 작물을 재배하는 ‘홈파밍(Home Farming)족’이 늘고 있다. 상추, 오이, 토마토 같은 식자재뿐만 아니라 바질이나 로즈메리, 파슬리 등의 향신료까지 다양하다. 그 덕에 홈가드닝 가전제품 시장도 커졌다. 그중 가장 인기있는 것은 단연 식물재배기다. 전기 코드만 꽂으면 기계가 알아서 식물을 키워준다. 업체들은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씨앗 구독부터 전문인력의 방문 관리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에 없던 블루오션도 생겨나는 중이다. 집을 비울 때 동물을 맡기는 것처럼 반려식물을 대신 돌봐주는 호텔, 식물의 질병 여부를 진단하고 전문적으로 병충해를 치료해주는 병원, 가정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반려식물에 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유기된 식물을 다시 관리해 재판매하는 사회적기업까지 등장했다.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는 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또 어떤 트렌드를 새롭게 만들어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확대보기홈가드닝 가전제품치솟는 밥상물가 때문에 식물재배기를 비롯한 홈가드닝 가전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출처 : 교원 웰스팜)

글 이계선

조회수 : 1,168기사작성일 : 2022-11-02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2.1점 / 52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